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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에 귀농한 문민호 씨. 문 씨가 그의 온실에서 파프리카를 수확하고 있다.
 20대 후반에 귀농한 문민호 씨. 문 씨가 그의 온실에서 파프리카를 수확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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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은 똑같잖아요. 열심히 하나 적당히 하나 큰 차이도 없고. 그런데 농사는 일한 만큼, 열심히 한 만큼, 꾸준히 한 만큼 보상이 따르더라고요. 그래서 귀농을 결심했죠. 이왕 할 거면 빨리 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서둘러 들어왔고요."

문민호(35)씨의 말이다.

문씨는 7년 전 고향 전남 화순으로 들어와 부모와 함께 파프리카 농사를 짓고 있다. 대도시에서 잠시 살다가 20대 후반에 귀농을 선택한 것이다.

문씨는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주말이나 휴일이면 고향으로 가서 부모의 농사일을 도왔다. 당시 그의 부모는 시설하우스에 토마토와 오이, 파프리카를 재배하고 있었다. 하지만 비닐하우스를 시설한 지 오래 되고 낡았지만 쉬이 시설투자를 하기도 어려웠다. 농사를 얼마나 오래 짓겠냐는 생각에서였다.

문민호 씨의 아버지 문병삼 씨가 파프리카를 수확하고 있다. 아버지가 아들의 농사를 이끌어 주고 있다.
 문민호 씨의 아버지 문병삼 씨가 파프리카를 수확하고 있다. 아버지가 아들의 농사를 이끌어 주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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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민호 씨가 파프리카를 수확하다 아버지 문병삼 씨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문민호 씨가 파프리카를 수확하다 아버지 문병삼 씨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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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호가 들어와서 농사를 짓겄다고 헌디 반가웠지라. 가업인데. 투자를 해서 반듯하게 하우스를 지어노믄 아들이 좋은 꼴을 볼 것 아니요? 농사짓기도 수월허고."

민호씨의 아버지 문병삼(72) 씨의 얘기다.

이렇게 해서 3년 전 큰돈을 들여 새로 지은 게 지금의 최첨단 유리온실이다. 규모만도 1만㎡를 넘는다.

여기에서 지금 파프리카가 한창 출하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옮겨 심은 것들이다. 수확은 매주 한 번씩 하는데, 10㎏짜리 600〜700상자씩 나온다. 생산량도 많은 편이다. 비결은 따로 없다. 파프리카가 가장 좋아하는 양액 배지를 만들어주고 온도와 습도를 맞춰주는 것이다.

문민호 씨가 딴 파프리카. 빛깔도 좋다.
 문민호 씨가 딴 파프리카. 빛깔도 좋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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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수확한 파프리카. 표피가 두껍고 단단한 게 고품질이다. 이런 게 식감도 좋다.
 방금 수확한 파프리카. 표피가 두껍고 단단한 게 고품질이다. 이런 게 식감도 좋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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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의 여왕 파프리카, 골라먹는 재미도 있다

문씨가 재배하는 파프리카는 '비타민의 여왕', '씹어 먹는 비타민'으로 불린다. 비타민C를 토마토의 5배, 오렌지의 4배, 레몬의 2배 함유하고 있다. 색깔별로 효능과 당도의 차이가 있어 골라먹는 것도 재미다.

빨간색 파프리카는 어린이의 성장을 돕는다. 암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주황색은 피부 미용에 그만이다. 여성들이 팩으로 만들어 활용하는 것도 이런 연유다. 아토피를 막아주고 감기도 예방해 준다.

노란색은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 생체 리듬을 밝게 유지시켜 준다. 고혈압과 심근경색 예방에 효능이 있다. 초록색은 열량과 칼로리가 높지 않아 비만을 막아준다. 다이어트에 그만큼 좋다. 빈혈도 예방한다.

이 파프리카는 표피가 두껍고 단단한 게 고품질이다.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그만큼 좋다. 싱싱한 상태 그대로 먹는 게 가장 좋다. 파프리카의 효능을 고스란히 섭취할 수 있다. 색깔은 매끈한 게 좋다. 여러 가지 요리에 더해져서 맛을 내준다. 나른해지기 쉬운 봄의 먹을거리로 파프리카가 으뜸이다. 우리 몸을 활력으로 채워준다.

문민호 씨의 파프리카 재배 온실. 여러 가지 색깔의 파프리카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문민호 씨의 파프리카 재배 온실. 여러 가지 색깔의 파프리카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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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민호 씨의 온실에서 파프리카 수확작업을 하던 이주여성이 레일을 이용해 파프리카 상자를 운반하고 있다.
 문민호 씨의 온실에서 파프리카 수확작업을 하던 이주여성이 레일을 이용해 파프리카 상자를 운반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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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씨가 수확한 파프리카의 선별과 출하는 도곡파프리카 영농조합법인을 통해서 한다. 국내와 외국으로 반반씩 나간다. 소득도 쏠쏠하다. 하지만 유리온실을 지으면서 빌린 돈을 갚느라 아직 '규모의 경제'를 꾸리지는 못하고 있다. 면적도 금명간 더 늘릴 계획이다.

"지금의 2배 정도로 키우려고요. 일은 3000평을 하나 6000평을 하나 똑같더라고요. 옛날처럼 일하는 것도 아니고. 그만큼 자동화가 돼 있잖아요. 경쟁력도 규모화가 이뤄져야 더 높아질 것이고요."

민호씨의 얘기다.

문민호 씨가 방금 딴 노란색 파프리카를 들어보이고 있다. 문 씨는 20대 후반에 귀농한 젊은 귀농인이다.
 문민호 씨가 방금 딴 노란색 파프리카를 들어보이고 있다. 문 씨는 20대 후반에 귀농한 젊은 귀농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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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화·규모화로 부농의 꿈을 일궈가고 있는 그에게는 확고한 믿음이 하나 있다. 지금보다는 앞으로가 더 좋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그래서 오늘도 하우스에서 땀을 흘리며 즐겁게 일을 하고 있다.

"솔직히 여유를 갖고 사는 도시의 친구들이 부러울 때가 있어요. 여기는 퇴근시간도 따로 없잖아요. 주말이나 휴일도 바쁘고요. 근데 파프리카를 가꾸고 수확하는 재미도 있고 기쁨도 커요. 뿌듯하고 보람도 있고요. 이렇게 사는 것도 행복한 것 같아요."

파프리카를 따던 민호씨가 환하게 웃는다. 그의 얼굴이 노랗게 빛나는 파프리카마냥 반짝인다.

문민호 씨의 파프리카 재배 유리온실. 방금 수확한 파프리카 상자가 통로에 쌓여 있다.
 문민호 씨의 파프리카 재배 유리온실. 방금 수확한 파프리카 상자가 통로에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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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남새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파프리카, #문민호, #귀농, #도곡파프리카, #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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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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