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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사 성문스님이 24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0일 경찰력을 동원한 상태에서 조계종 종정인 진제스님이 효광스님을 주지로 임명한 데 대해 중대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동화사 성문스님이 24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0일 경찰력을 동원한 상태에서 조계종 종정인 진제스님이 효광스님을 주지로 임명한 데 대해 중대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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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 조계종 종정인 진제스님이 방장을 맡고 있는 동화사가 주지임명을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진제스님은 지난 20일 동화사 경내 설법전에서 열린 팔공총림 임회(회의)에서 제 27대 동화사 주지로 오는 5월 24일 임기가 만료되는 성문 스님 대신 금당선원장이자 종정 예경실장인 효광스님을 지명했다.

동화사는 1994년 조계종 개혁종단 출범 이후 4번의 선거를 통해 주지를 선출했지만 2012년 팔공총림으로 승격되면서 올해부터는 선거를 치르지 않고 총림법에 의해 방장이 지명하면 총무원장이 임명한다.

하지만 현 주지인 성문스님은 24일 기자회견을 갖고 "공권력에 의해 강압된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예기치 못하게 주지후보가 지명되었다"며 "총림대중과 종도들의 바람을 외면할 경우 중대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성문스님은 "최근 들어 총림 안팎에서 방장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무리들이 방장의 주변에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급기야 지난 20일 임회가 열린 날 경찰 3개 중대 병력을 동화사 주변에 배치하고 다수의 사설 경호원들을 경내까지 끌어들여 신성한 경내를 긴장으로 몰아넣었다"며 효광스님 측을 비난했다.

이어 주지 임명건에 대해 자신을 비롯한 총림 주요 구성원들과 사전에 한마디도 의논한 적이 없다며 총림의 기본정신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복면괴한 출현설이 나돈 이후 경찰을 동화사 주변에 배치된 것 등에 종정예경실의 자작극 의혹이 있다며 효광스님을 겨냥했다.

성문스님은 "이러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국가공권력을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동원한 희대의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효광스님의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하고 "이를 외면할 경우 중대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동화사 성문스님이 24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0일 경찰력을 동원한 상태에서 조계종 종정인 진제스님이 효광스님을 주지로 임명한 데 대해 중대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동화사 성문스님이 24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0일 경찰력을 동원한 상태에서 조계종 종정인 진제스님이 효광스님을 주지로 임명한 데 대해 중대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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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문스님은 또 현 주지의 임기가 60일 정도 남은 상태에서 차기 주지를 선임한 것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성문스님은 "지난 20일 예경실장만 동석시킨 자리에서 진제스님에게 초파일 행사가 지난 다음에 차기 주지를 지명하시라고 진심을 담아 말씀드렸다"며 "하지만 당일 곧바로 차기 주지를 발표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성문스님은 "총림은 30일 남겨놓고 추천하면 된다"며 "그럼에도 희대의 웃지 못할 희극을 일으키려 한 것은 예경실장의 수준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하고 "이런 분이 어른을 모시는 것은 어른의 명예 뿐 아니라 한국불교에 큰 위해를 가할 수 있고 이런 분이 교구를 책임졌을 때 어떻게 되겠는가 걱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조계종 종책모임 삼화도량(회장 영담스님)은 24일 성명서를 발표해 "성문 스님이 기자회견에서 '팔공총림의 임회가 공권력이 동원된 상태에서 열려 총림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하고 "동화사 대중은 진제스님의 뜻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화도량은 또 "이번 사건의 가장 큰 책임은 총무원장 자승스님에게 있다"며 "경찰의 종정 예하 스님의 신변보호는 그가 동화사 선거에 간접적으로 개입했다는 풍설이 들려온 직후 벌어진 일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해 동화사 주지 선거에 자승 총무원장의 개입설을 주장했다. 현 동화사 주지인 성문스님은 자승 총무원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태그:#조계종, #동화사, #주지 선임 문제, #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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