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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시장 선거 출마를 공선 선언한 오거돈 예비후보는 “정당의 힘으로 시장이 되고 싶지 않다”며 “부산 시민의 힘으로 시장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오거돈 무소속 예비후보가 그동안 주장해온 이른바 '통큰연대'의 실현 방안으로 부산시민대연합 구성을 제안하고 나섰다. 하지만 오 후보가 연합 대상으로 지목한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후보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창당을 앞둔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영춘·이해성 예비후보는 오 후보가 야권연대의 대상이 아니라며 함께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18일 입장을 낸 오 후보는 자신이 제안한 '부산시민대연합'(가칭)을 "정치색, 이념, 정파를 떠나 부산의 변화를 통한 부산발전을 염원하는 정당, 사회단체, 개인 등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일당 일색의 정치풍토로 인해 다양성과 경쟁이 사라져, 정치·경제·문화 등 도시의 모든 분야가 침체되고 있다"고 새누리당을 비판하는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야권뿐 아니라 새누리당도 "자신의 고유 정치이념을 유지하면서 대연합에 들어와 함께 활동할 수 있다"고 문을 열어두었다.

그 이유로 오 후보는 "부산은 부산발전이라는 가치 아래에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든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야권의 입장은 냉담하기만 하다. 새누리당까지 틀 속에 집어넣는 것을 야권연대라고 보기도 힘들고 결국 당선을 위해 야권 후보들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영춘·이해성 "오거돈은 사실상 여권 후보"

김영춘 후보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뭘 위해서 그런 연합을 만들자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정체성이나 지향이 분명해야지 무소속이란 이유로 자신이 시민후보라 칭하며 껍데기뿐인 틀을 만드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오 후보의 제안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야권의 입장에서 대안을 만들자고 이미 제안했음에도 오 후보가 거절하고 무소속으로 독자노선을 걷겠다고 한 마당에 이제와 대연합을 만들자고 하는 것은 자신의 행보를 정당화시키기 위한 '알리바이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는 "지금은 그런 제안에 좌고우면할 필요없이 우리 길을 가는 게 중요하다"며 "나중에라도 여권 무소속 후보와는 단일화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오 후보를 사실상의 여권 후보로 보는 입장은 이해성 후보라고 다르지 않다. 이 후보는 오 후보의 대연합 제안을 "정말로 어처구니없는 발언"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오 후보의 제안은 공통의 목표와 정체성 없이 일방적으로 자신의 당선을 위해 야권이 희생하라는 말"이라며 "새누리당도 좋고, 민주당, 새정치연합도 좋으니 모두 와서 나를 시장으로 만들라는 소리"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후보는 "오 후보는 새누리당의 후보가 되기 어려운 여권의 한 사람"이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의 후보가 확정되면 그것으로 오 후보의 정체성이 드러나고 표의 확장성도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