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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에서 보내온 개인정보 유출 관련 사과 메일중에서
▲ KT 사과문 KT에서 보내온 개인정보 유출 관련 사과 메일중에서

가정에서 분리수거를 하기 전에 제일 먼저 택배 상자 등에 부착된 용지에 주소나 이름, 전화번호가 없는지를 확인한다. 발견되면 이를 전부 뜯어내고 종이 분류함에 넣는다. 혹시나 개인 신상정보가 유출된다든가 하는 부분에 대한 우려 때문이리라.

메일함을 열어 보니, KT에서 보낸 금번 1200만 명 정보 유출사태 관련 사과 메일을 발견했다. 그 다음 메일은 이전 890만 KT 정보 유출사태 때 '100원 고소'에 참여했던 곳에서 보낸 1200만 유출도 고소하자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890만 1차 유출도 해결이 안 되고 상고하자는 내용을 통보 받은 상태다. 상고해서 뭐하나, 고소해서 해결이 되나. 이제는 개인이 택배 용지를 뜯어내고 하는 등의 노력은 해봐야 소용 없구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주민번호는 우스개 소리로 공공정보가 된 지 오래다. 여기 털리고, 저기 털리고, 심지어는 유출된 개수가 대한민국 국민보다 많은 실정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개인들은 신상정보에 대해서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카드 사태가 났을 때도 재발급을 받는다든지, 가입된 곳의 비밀번호를 수정한다든지 나름 여러 가지 자구책을 마련한다.

하지만 자고 일어나면 유명해지는 게 아니라 어디 유출됐다는 뉴스만 만연한 지금의 상황은 개인이 어떻게 조심해서 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고 본다.

첫째로는 주민번호에 대한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 단순히 손 볼 일이 많다고 해서 어물쩍 넘어갈 수는 없다. 이미 구글이나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서는 단순하게 용어를 입력하면 얼마든지 검색이 가능하다. 공공정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주민번호를 대체하거나 전체적인 변경, 또는 폐지가 시급하다.

둘째로는 보안에 대한 필요성이다. 한국은 'IT 강국'이라고 연신 떠들어대지만 정작 전산 시스템에 대한 투자나 보호는 전혀 하지 않는다. 10여 년을 넘게 기술 관련 직종에 있었지만 정작 전문가라 부를 만한 담당자는 손에 꼽을 지경이었다. 전산 보안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기에 일선 담당자는 하등의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맡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부나 일선 회사의 수뇌부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심각성을 깨닳고 많은 투자와 노력을 하여야 한다.

'개인이 실수해서'라는 식의 말로 개인 책임으로 호도하는 차원은 이미 넘어섰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국민들은 나름 자신의 정보를 지키고자 노력을 했다. 이제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이제는 정부와 윗선들의 결단이 필요하다. 당장의 사태를 쉬쉬 하고 고개 숙이는 걸로 넘어간다면 다시 이러한 사태가 발생 안 한다는 보장은 없다. 물론 자신의 임기 내에서는 일어나지 않기를 기도하겠지만 얼마나 갈 것인가.

이 글을 작성하는 도중에도 나에겐 도박 관련 문자가 들어오고 있다. 이제는 그냥 무심히 '스팸 거부' 메시지로 등록하고 삭제한다. 수차례 신고를 해봤으나 찾을 수 없다는 답변만 수차례 받았기 때문이다.


태그:#개인정보유출, #정부, #개인, #스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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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여쁜 마나님과 4마리의 냥냥이를 보필하면서 사는 한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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