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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환경정책학회(회장 이창우)의 2014년 춘계학술대회가 지난 19일 서울 은평구 불광동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물·대기질·토양을 비롯한 환경 부문과 에너지 절약·온실가스 저감 등 기후변화 대응 부문에 대한 전문가와 대학원생들의 주제발표와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여름철 '폭염'이 사람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었다.

1인당 온열질환 의료비 서울·제주·광주·대전 순

고려대 조용성 교수는 기상재해 중 폭염이 지난 100년간 가장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켰다고 밝혔다.
 고려대 조용성 교수는 기상재해 중 폭염이 지난 100년간 가장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켰다고 밝혔다.
ⓒ 온케이웨더 박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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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조용성 교수는 '의료비용을 이용한 폭염발생에 미치는 사회적 요인'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기상청 산하 국립기상연구소의 2012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1901년 이후 최근까지 100년 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기상재해 중 '폭염'이 가장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켰다"며 "특히 1994년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3384명으로 2위인 1926년 '태풍' 사망자 1104명에 비해 3배 이상이 됐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폭염·한파와 같은 극단적인 기후현상과 자연재해·대기오염을 통한 전염병, 열 스트레스 등을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위험요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들 위험요인은 호흡기 질환, 심혈관 질환, 피부암, 전염병 등 다양한 질병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사망에도 이르게 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조용성 교수는 "문제는 향후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은 더욱 가속화되고 그 피해는 점차 심각해 진다는 것"이라며 "기후변화가 때로는 좋은 영향을 가져올 수 도 있지만 대부분 인간에게 해로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교수는 "분석결과 기후변화로 인한 전염병 악화로 인간의 건강은 크게 위협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또 수온상승으로 인해 건강 문제가 본격 제기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외 연구 중 1986년부터 1997년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의 사망자료를 이용해 폭염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75세 이상의 여성 노인인구에서 일 최고기온이 36.5℃ 이상일 때부터 기온이 1℃씩 증가할 때 마다 사망률이 28.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노인이나 도시거주자들의 사망률 증가가 컸다.

조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자 발생 등 그 피해가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인구집단에 더 집중될 수 있다.

강한 햇빛이 도심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강한 햇빛이 도심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 박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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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번 연구에서는 기후요인으로 평균기온, 최고기온, 고온지속일수, 태양복사, 습도, 풍속, 강수량 등을 고려했다. 이외에도 기후요인을 인체가 느끼는 정도를 지수화 한 기온관련 지수 중 '열지수'를 활용했다. 열지수란 기온과 습도를 이용해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더위를 지수화한 것이다.

조 교수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표본자료와 기상청 및 통계청의 자료를 활용해 온도 등 기후변화와 호흡기계 및 심혈관계 질환 발생과의 관계를 살폈다. 또 상대적으로 기후변화에 취약한 그룹으로 분류되는 호흡기계 및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65세 이상의 노년층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기상자료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6월·7월·8월의 평균온도, 최고온도, 평균 상대습도를 활용했다.

이 분석에서는 서울·부산·인천·대구·광주·대전·울산·경기·강원 등 16개 지역을 대상으로, 여름철 기온과 습도를 모두 고려할 수 있는 '평균 열지수'를 적용했다. 일평균 열지수를 각 지역별로 계산한 후 연도별로 평균값을 구했다.

조 교수는 "폭염이나 열지수에 의한 피해액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며 "1인당 온열질환자의 의료비용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이었고, 최고온도와 열지수가 높은 곳(각각 35.63℃와 81.41)은 대구였다"고 밝혔다.

온열질환은 무더위로 인한 질환으로 열사병·열탈진·열경련·열실신·열부종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그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각 지역에서 열지수와 최고기온은 모두 의료비용을 증가시키는데 영향을 줬다. 하지만 온열질환자의 의료비용이 가장 높은 곳이 대구가 아니었다"며 "대구는 여름철 최고온도와 열지수가 높았지만 1인당 의료비용은 서울·제주·광주·대전·부산 등이 더 높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대구는 최고기온과 열지수가 높은 반면 도시공원 면적이 서울과 대전보다 넓고 여가복지시설도 서울보다 많다"며 "기후변화에 의해 폭염일수가 증가할수록 온열질환환자수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지만 폭염과 환자수가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어 "도시공원의 면적이 넓고 노인여가복지서설이 많은 지역일수록 의료비용이 감소했다"며 "향후 기후요인이 변하더라도 노인을 위한 여가복지시설이나 녹지 비율을 늘리는 등의 대응 정책을 잘 마련하면 폭염 등으로 인한 의료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무엇보다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이 중요한 만큼 기후변화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환경적 변화를 적절히 살펴야 할 것"이라며 "폭염 등 기상재해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다면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경제적 손실로 연결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온실가스 저감 위해 '에너지 수요관리' 중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이미숙 부연구위원이 에너지 수요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이미숙 부연구위원이 에너지 수요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 박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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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에너지 수요관리에 보다 집중적인 관리와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에너지 수요관리란 에너지 소비 절감을 위해 에너지 부하관리를 효율적으로 시행해 소비자들의 에너지 소비 패턴을 합리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는 제반활동을 말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절약과 효율개선 등을 통해 온실가스의 57%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이미숙 부연구위원은 '국내 에너지 수요관리 현황 및 개선 방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국내외적으로 에너지수급의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에너지 수입비용을 줄이고 효율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 할 수 있는 '에너지 수요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이는 국가 에너지 계획의 필수 고려사항으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에너지 수요관리는 자원절약과 환경보전을 목표로 한다"며 "에너지 효율향상은 다른 수단에 비해 비용 효율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가능토록 해 주는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전 세계적으로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급속한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총 에너지소비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0년 전체 에너지원 중 원자력 비중이 5.7%를 차지했다. 이는 1973년 0.9%에 비해 4.8%p 증가한 것이다. 또 2010년 전체 에너지원 중 석유가 약 32.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석탄, 천연가스, 바이오연료, 원자력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그는 "국내 산업부문의 에너지 수요관리는 에너지 이용 합리화법과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근간으로 시행되고 있다"며 "에너지 절약시설 투자 시 사업비의 일부를 장기저리의 형태로 지원하고 온실가스 다배출 및 에너지 다소비업체를 관리업체로 지정해 온실가스 배출량 및 화석에너지 사용량에 대한 감축, 절감목표를 부과해 이행실적을 검증하고 관리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한 일본은 한국에 비해 더욱 세부적이고 엄격한 에너지 수요관리 규제를 두고 있다"며 "규제의 효과 제고를 위해 이중 규제도 실시하는 등 일본의 에너지 소비량 기준이 한국에 비해 상당히 엄격하고 또 잘 지켜지고 있다.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덧붙이는 글 | 박선주(parkseon@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태그:#폭염, #기상재해, #한국환경정책학회 춘계학술대회, #기후변화,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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