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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발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서울 도심이 뿌옇게 보인 날이 많았다. 대기가 뿌옇게 흐려져 안개인가 싶다가도 길을 조금만 걷다보면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고 기침이 난다. 미세먼지의 공격이 날로 심해진 때문이다.

지난 주말 다시 시작된 미세먼지의 공격은 화요일인 25일까지 지속되고 있다. 25일 지역별 미세먼지 농도의 일 평균값은 서울 175㎍/㎥, 부산 126㎍/㎥, 대구 152㎍/㎥, 인천 121㎍/㎥, 광주 135㎍/㎥, 대전 140㎍/㎥ 등으로 제주(70㎍/㎥·보통)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이 '나쁨' 단계를 보였다. 또 먼지 농도가 200㎍/㎥ 이상으로 치솟은 곳도 많았다.

25일 서울 구로구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25일 서울 구로구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 온케이웨더 박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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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최근 기상청은 '봄철 기상 전망'을 통해 이번 봄에는 기온은 다소 포근하지만 황사가 예년과 비슷하게 내습할 것이라는 예보를 내놓았다. 미세먼지에 이어 황사까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기상청은 "주요 황사발원지에서 건조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봄철 전반에 대륙고기압이 확장할 때 북서풍을 타고 황사가 우리나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올 봄 강수량도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중국 발 미세먼지는 폐 속 깊숙이 침투하는 초미세먼지가 많아 인체에 매우 해롭다. 더욱이 호흡기 질환자에게는 날씨, 대기오염의 악화가 질병악화의 요인이 되기 때문에 환경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세먼지 올 봄 3~4월까지 고농도 보일 것"

언제까지 미세먼지 걱정을 해야 하는 것일까.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과 관계자는 "오는 3월과 4월까지도 미세먼지가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중국과 우리나라의 대기 상태를 보면 고농도를 보일 여건이 충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황사는 주로 봄에 문제가 되지만 미세먼지는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며 "미세먼지 농도가 심한 계절은 늦가을에서 이듬해 봄까지다. 이 시기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며 여름에는 장마기간 등에 강수량이 집중되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약화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올 봄에 황사가 자주 찾아온다는 예보가 있는 만큼 미세먼지와 황사가 함께 우리나라로 내습해 올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로 인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나타나는 날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외출 시에는 황사 방지용 특수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황사마크를 착용하면 미세먼지를 80% 이상 차단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미세먼지 농도가 약간 나쁘거나 나쁘다고 예보된 날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는 사람은 의외로 적은 게 현실이다. 이래도 되는 걸까.

환경·기상 통합예보실 미세먼지팀 홍성철 연구사는 "사람들이 미세먼지에 대해 체감하는 정도가 낮기 때문인 것 같다"며 "황사의 경우 자연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이고 주로 토양성분으로 이뤄졌지만 미세먼지는 인위적인 오염물질에 크기까지 작기 때문에 황사마스크 등으로 이를 차단하는 것이 메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 허가를 받은 황사마스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홈페이지 혹은 제품 포장의 식약처 '황사방지용' 인증 제품이라는 표시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흡연 지역, 사람이 밀집해 있는 곳 등은 피하고 손 씻기, 양치질 등의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천식 및 만성 폐질환 등이 악화될 때에는 바로 의사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미세먼지'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늘고 작은 먼지 입자로 지름 10㎛ 이하의 대표적인 대기오염 물질이다. 지름에 따라 PM10(10㎛이하), PM2.5(2.5㎛이하)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사람 머리카락의 직경이 보통 60㎛ 정도 되니 이보다 30분의 1도 안 되는 아주 작은 입자이다.

특히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는 추운 겨울철의 찬바람과 건조한 공기에 미세먼지까지 겹치면 질환이 악화되기 쉽다.

"초미세먼지, 호흡기·심혈관계 입원 위험·사망률 높여"

서울 여의도 한강에 미세먼지가 껴 있다.
 서울 여의도 한강에 미세먼지가 껴 있다.
ⓒ 박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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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병원 호흡기내과 한창훈 교수는 "우리 몸에는 코와 기도의 점액 및 섬모 운동, 기도의 분지 형성 등으로 호흡기를 보호하는 기능이 있다. 그러나 미세먼지는 너무 작아서 보호기능에 걸러지지 않고 통과가 가능해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지름이 2.5㎛ 이하의 미세먼지의 경우에는 폐 내부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기 쉬워 산소 교환이 이루어지는 기관지의 말단 구조인 폐포까지 침투해 면역기능을 저하시키고 염증반응을 유발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10㎛ 이하의 미세먼지 농도가 미세먼지 예보 '나쁨' 등급인 120∼200㎍/㎥ 경우 일반인의 천식 유병률을 약 10%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천지역 대상 연구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0.8%의 전체 사망률 증가가 나타난다고 보고된 바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공성용 기후대기연구실장은 최근 연구를 통해 "초미세먼지(PM2.5)가 호흡기 및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통계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 심혈관계 입원 발생위험이 전체 연령집단에서 2.00%, 65세 이상 연령집단에서 3.74%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흡기계 입원 발생위험 역시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 1.06%(전체 연령집단), 8.84%(65세 이상 연령집단)씩 높아졌다.

그는 지난 2006~2010년 서울시민의 병원 입원 자료를 이용해 초미세먼지로 인한 호흡기 및 심혈관계 질환 유병률을 조사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공 실장은 "특히 초미세먼지의 영향으로 심혈관계 및 호흡기계 입원 발생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머리카락보다 작은 입자가 호흡기를 통해 폐포까지 전달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세먼지 많은 날 실내 습도유지·수분 보충 '필수'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한창훈 교수는 "이처럼 미세먼지는 각종 호흡기질환과 심장질환의 직접적인 발생 원인이자 악화 요인이 되면서 사망까지도 유발할 수 있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은 환기를 자제하고 창문이나 문단속을 잘 해 먼지가 실내로 들어오지 않게 해야 한다. 또 쌓인 먼지를 자주 닦아내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도록 하고 습도 유지를 위해 젖은 수건이나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평소보다 물이나 차를 자주 마셔 건조한 날씨로 인한 신체의 수분손실을 보충하도록 해야 한다.

환경부에서는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 건강피해 예방을 위해 미세먼지 예보 체계를 강화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환경부, 기상청 등에서 관련 예보를 확인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전국 실시간 대기오염 상태도 공개 홈페이지인 '에어코리아(AIRKOREA)' (http://www.airkorea.or.kr/)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지 확인할 수 있다.

미세먼지의 원인물질은 주로 연소 작용에 의한 것이다. 자동차 매연·산업체에서 발생하는 배출가스·난방을 위해 석유·석탄과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경우 등에서 발생한다. 토양성분이 주로 포함된 황사와 달리 황산염·질산염·암모늄 등의 이온 성분과 금속화합물·탄소화합물 등의 유해물질로 구성돼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고농도의 미세먼지는 중국의 자동차 매연과 석탄사용 증가로 인해 유입된 스모그가 편서풍을 타고 유입된 것과 우리나라 자체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된 것이다. 따라서 미세먼지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는 등의 국내노력 뿐만 아니라 인접국 간의 협조와 대책마련도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 박선주(parkseon@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태그:#미세먼지 농도, #초미세먼지, #황사마스크, #호흡기 질환, #미세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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