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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레이시아 협동조합 연합회 앙카사 방문 서울시 학교협동조합 추진단이 지난 1월 21일 말레이시아 협동조합 연합회 앙카사를 방문해 학교협동조합 교육지원, 운영지원 정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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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학교협동조합추진단의 말레이시아 탐방기를 네 차례에 걸쳐 싣는다. 이 글은 지난 1월 26일 '말레이시아 학교협동조합 방문기① 학교 매점 보러 말레이시아까지, 왜?'에 이은 두 번째 글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학교협동조합 공동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말레이시아 협동조합 연합회 앙카사를 소개한다. - 기자말

말레이시아의 학교협동조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학교협동조합을 둘러싼 다양한 정부기관과 연합회 기관을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

말레이시아 내수경제부(Ministry of Domestic Trade, Cooperative and Consumerism)가 협동조합 관련한 일을 총괄한다. 내수경제부 산하의 정부 출연기관과 같은 MCSC(Malaysian Cooperative Societies' Commision)를 통해 협동조합의 등록이나 관리 및 감독이 이뤄진다. MCSC는 일종의 협동조합 진흥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또 말레이시아에는 협동조합 대학인 CCM(Co-operative College of Malaysia)이 있다. 이곳에서는 협동조합 교육 콘텐츠를 생산하고, 협동조합을 훈련시킨다. 또한 말레이시아에는 협동조합 전국연합회인 앙카사(ANGKASA)가 있다.

이렇게 말레이시아에서는 MCSC, CCM, 앙카사 세 개의 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역할분담을 한다. 이들은 위원회를 통해 역할을 조정하며 서로 협력한다. 각 기관의 관계를 살펴보면 아래 그림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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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레이시아 협동조합 조직 관계도 말레이시아 학교협동조합을 둘러싼 다양한 조직들의 관계도. 협동조합진흥원인 MCSC, 협동조합 연합회 조직인 앙카사, 협동조합 대학인 CCM 이렇게 세 개의 조직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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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서는 협동조합전국연합회인 앙카사를 집중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앙카사는 1971년 설립됐고, 1996년 협동조합법이 통과되면서 상위 네트워크로서의 공식 지위를 획득했다. 2014년 현재 앙카사는 본부 외에도 두 개의 큰 도시에 지부를 두고 있고, 각 주에 한두 개씩 말레이시아 전역에 총 16개의 연락사무소를 두고 있다. 682명의 직원이 앙카사에서 일한다.

교육 프로그램 개발부터 시스템 지원까지

여기서 잠깐 말레이시아 전체의 협동조합 현황을 살펴보자. 2013년 기준으로 말레이시아에는 총 1만587개의 협동조합이 있고 이중 21%인 2262개가 학교협동조합이다. 물론 학교협동조합은 대부분 작은 규모이기 때문에, 학교협동조합의 총 매출액(한화 환산 시 약 77억 원)은 전체 협동조합의 총 매출액(약 4조 원)의 1.5%에 해당한다.

말레이시아에 있는 협동조합 중 절반가량인 5357개 협동조합이 앙카사의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이중에는 학교협동조합 2098개소가 앙카사 소속이다.

앙카사는 스스로의 기능을 다음 세 가지로 정해놨다. 첫째, 말레이시아 협동조합을 대표하는 연합조직으로서 의미를 가진다. 정부와의 협상테이블에서 대표로서 위치를 가지며, 국제 행사에서도 대표로서 위치를 가진다. 둘째, 협동조합 사업을 촉진하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앙카사는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하거나 기존의 사업들을 강화시키고 전국적·국제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사업을 공고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협동조합 가치와 원칙을 이해시키고 실천하는 역할을 한다.

앙카사는 세 가지 기능에 맞춰 다양한 교육과 시스템 지원을 하고 있고, 협동조합 회계프로그램 등 협동조합에 적합한 시스템을 개발 및 보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한 협동조합 브랜드를 개발하고 전파하는 일, 회원조합에게 회계감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 등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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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레이시아 학교협동조합 매뉴얼 말레이시아 협동조합 연합회 조직인 앙카사에서 학교협동조합의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다양한 사업 매뉴얼 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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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협동조합 관련해서도 앙카사의 지원은 이어진다. 먼저 학교협동조합 운영과 관련한 다양한 매뉴얼과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한다. 이런 체계적인 매뉴얼과 교육프로그램은 학생과 교사로 하여금 '사업 참여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

앙카사에서 제공하는 교육프로그램 모듈은 다음과 같다. ▲ 협동조합정체성이해하기 ▲ 학교협동조합의 리더십 ▲ 학교협동조합인들의 소통기술 ▲ 내부 감사의 기초(학생용과 교사용 별개) ▲ 회의관리 및 회이자료 작성법 ▲ 학교매점의 관리 ▲ 학교협동조합운동 힘갖추기(교사용) ▲ 협동조합 법과 관리(교장용) ▲ 공식적인 연설법 등이다.

앙카사는 매뉴얼 및 교육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교육 콘텐츠와 교재도 지속적으로 보급한다. 학교협동조합 간 수학여행 프로그램이 좋은 예다. 앙카사는 학교협동조합이 다른 지역에 있는 학교를 방문해 그 지역의 문화를 배우고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는 프로그램을 보급했다. 학교협동조합 프로그램이라 여행 경비가 저렴하고, 학생들은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발견한 학교협동조합 성공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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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레이시아 학교협동조합 교재 말레이시아 학교협동조합 연합회 앙카사에서 학교협동조합간의 수학여행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각 지역의 역사적·생태적 특화자원 안내 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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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중요한 것은 다른 학교협동조합을 대상으로 한 가이드를 위해 자기 지역의 문화 공부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 북쪽에 있는 페낭주의 학교협동조합의 경우 지역의 역사적 위인에 대해 공부할 수 있고, 쌈바주는 고장의 상징물인 개구리에 대해 배울 수 있다. 각 지역에 대한 소책자를 마련해 학교협동조합 소속 학생들은 타 지역 학생들을 가이드하기 위해 이를 학습하게 된다.

앙카사는 교육뿐만 아니라 운영 지원 역할도 한다. 물품의 결정은 학교의 몫이지만, 앙카사는 학교협동조합에 물품의 리스트를 제공하기도 하고, 공동가격협상을 통해 개별 학교협동조합이 저렴한 가격에 납품업체로부터 물건을 공급받을 수 있게 하는 역할도 한다. 교복, A4 용지 등에 대한 공동구매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앙카사를 통해 공동구매할 경우 일반 소비자 가격보다 15~30% 저렴한 가격에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앙카사의 역할은 학교협동조합 태동기에 놓여있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 학교협동조합은 대부분 규모가 작고, 하나의 학교 내 자원도 충분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개별 학교협동조합 홀로 성공하기 쉽지 않다. 한국의 학교협동조합들은 교사·학생·학부모·행정부처에 특화된 교육프로그램과 매뉴얼의 개발, 회계감사 및 매장관리 등 지원 체계의 구축, 지역별 공동 물류시스템의 구축, 여러 학교협동조합 간 교육적 교류의 촉진, 지역공동체의 자원의 결합 등 앙카사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