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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한국민속촌을 찾은 사람들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한국민속촌을 찾은 사람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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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음력 설날(1월 31일)에 경기도 용인에 있는 한국민속촌을 다녀왔습니다.

아이들에게 옛것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자 방문했습니다. 이날 한복을 입은 분들은 입장료를 50%나 할인해주는 이채로운 행사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더러 한복을 입은 분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걸을 때마다 긴 한복 치맛자락 사이로 살짝 보이는 하얀 고무신, 강아지를 앞세우고 길을 가는 아름다운 여인을 봤습니다. 한복은 입고 활동하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멀어졌습니다. 하지만 명절에 보이는 한복은 명절을 명절답게 느낄 수 있도록 해줍니다. 한국의 전통미를 지키는 일, 한복 입기 행사 역시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소원을 비는 돌탑
 소원을 비는 돌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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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속촌 입구에는 희망나눔, 소원돌탑이 있는데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저마다 종이에 소원을 써서 돌탑에 꽂아둡니다. 우리 선조들은 마을의 입구에 돌을 모아 악재를 멀리 내쫓고 풍년과 행복을 기원하는 소원 돌탑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금줄에 매달은 소원들은 정월 대보름 달집과 함께 태워져 하늘로 올려집니다.

민속마을 입구에는 마을을 지키는 장승들이 있습니다. 예로부터 마을 입구에는 마을의 안녕과 삶의 풍요를 기원하는 장승이나 돌탑, 솟대 등이 세워졌는데요. 특히 장승은 마을의 수호신으로서 잡귀·역병과 도적의 출입을 막아주고 마을을 안내해주는 이정표 역할을 했답니다.

   설날에 한국 민속촌 먹거리 장터
 설날에 한국 민속촌 먹거리 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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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에 한국민속촌을 방문한 사람들은 전통 먹거리 장터에서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들을 가족들과 함께 맛보며 즐겁게 지냈습니다. 빈대떡·찰떡·장터국밥·동동주·파전·묵무침·장터국수 등 음식을 주문하느라 줄을 서는 데만 30분 이상 걸렸답니다.

오래전에 곡식을 빻기 위해 소가 돌아가며 방아를 찧었던 연자방아를 아이가 돌려보네요. 나무로 만든 각종 생활 용품과 서각작품들을 파는 곳도 있어요. 한국민속촌은 선조들의 전통 생활 모습을 재연한 야외 민속박물관으로 우리 조상의 지혜와 슬기가 스며있는 전통문화를 관람할 수 있는 곳입니다.

   초가집 처마에 메달린 수수
 초가집 처마에 메달린 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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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집 처마 아래 매달아 놓은 조·옥수수·수수 그리고 곡식을 말릴 때 사용하던 짚으로 만든 멍석도 둘둘 말아 걸어 놓았네요. 한국민속촌에는 현재 260채가 넘는 전통가옥이 있고 집안의 권세에 따라 굴뚝의 높낮이가 다르다고 합니다. 전통가옥은 사극드라마 배경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가족들과 놀러 온 아이들이 그네를 타며 즐거워합니다. 수수와 대바구니 그리고 짚으로 만든 농기구들입니다. 서당에서 학문을 배우는 소년 인형도 있습니다. 옛날에는 학교 대신에 서당선생님 앞에 꿇어 앉아서 도와 예를 깨우치는 학문 공부를 했습니다.

봇짐을 져보는 체험놀이와 복을 부르는 부적 찍기 체험도 있어요. 갑오년을 맞아 특별 이벤트로 토정비결을 보는 사람들과 다듬잇방망이 체험하는 어린이도 있어요.

   오리떼가 노니는 강물에서  나룻배놀이
 오리떼가 노니는 강물에서 나룻배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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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 위를 유유히 헤엄치고 노니는 오리떼를 배경으로 나룻배를 타고 한가로이 돌아다니는 풍경이 한겨울의 여유로움을 자아냅니다.

화로 숯불에 손을 녹이며 전통차를 마실 수 있는 구들방과 차실도 있습니다. 뜨끈한 아랫목 구들방에서 전통차 한잔 마시며 옛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도 즐거운 일입니다. 설날에 윷놀이를 하는 어린이들과 찰썰떡을 만들기 위해 떡메를 치는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 민속촌에는 장인이 직접 숟가락을 만드는 풍경을 볼 수가 있는데요. 경기도 안성 쌍둥이 형제가 장인의 방짜 수저 전통을 60여 년간 한길로 2대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물고기가 달린 풍경을 1만5000원에 하나 샀습니다. 댓잎바람소리에 풍경소리 더하면 풍족한 겨울이 될 것 같네요.

설에 친정에 갔다가 돌아본 용인 한국민속촌에서 느낀 바가 많습니다. 특히 이곳에는 경기도 무형문화제 제2호 부의주(동동주)를 맛볼 수가 있었는데요. 먹거리 장터에는 설날이라 사람들이 파전과 동동주를 한잔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하회탈을 만드는 공예가와 장인 전통화덕과 온돌방 체험이 이색적이었습니다.

   나무에 소원을 비는 서낭당
 나무에 소원을 비는 서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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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낭당은 마을 어귀나 고갯마루에 원뿔꼴로 쌓아놓은 돌무더기나 심복으로 신성시되는 나무를 말하며 서낭당이라고도 합니다. 서낭당을 지날 때 돌 세 개를 얻으며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고 합니다. 서낭당의 나무를 보면 오색천이 묶여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는 음양오행사상을 기초로 해 다섯 방향에서 다가올 수 있는 재액을 대비는 것이랍니다.

한국민속촌에 있는 충현 서원은 고려말의 정몽주 조선 중기 병자호란 때 오달제 대한제국 말기에 순국한 민영환·김석진 4인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으며 충절 순국공신의 우국 충절을 기리고자 매년 봄가을에 춘추향제를 봉행합니다

한국민속관에서는 우리나라 전통생활 양식과 세시풍속을 이해할 수 있는 민속유물들이 있었습니다. 옛 선조들은 가뭄이 심할 때 비가 오기를 기원하는 제사를 지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 세시풍속 하동 별신굿탈놀이, 부산의 동네야류, 서울경기지역의 송파산대놀이, 황해도지역의 봉산탈춤 등 우리나라 세시풍속을 한눈에 읽어볼 수 있는 조형물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한국민속촌에 있는 민속탈들입니다.
 한국민속촌에 있는 민속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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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탈춤을 이해 할 수 있는 탈춤 전시관에는 각종 탈이 전시되어 있어 우리나라 역사와 민속문화를 공부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또 민속탈을 직접 제작하는 민속 공예도 있었습니다.

일본침략 전에는 우리나라 한반도에서는 탈춤이 전국적인 놀이가 되었다고 합니다. 민중 탈춤에서 시작하여 전문광대패가 관여하면서 화려하게 발전하였다고 하는데요. 일본강점기를 거치면서 해방 이후에 무분별한 외래문화 도입으로 우리 전통문화가 조금씩 사라졌다고 합니다.

지방마다 명절이 되면 풍물도 치고, 춤도 추고, 술도 마시면서 걸판진 축제가 펼쳐졌을 것이고 수백 년을 공동체문화로 이어져 온 탈춤놀이가 조선 후기가 되면서 지방 탈춤 문화는 일대의 변화를 겪게 됩니다.

하지만 일제 식민지하에 민족문화말살 정책으로 그 명맥의 유지가 단절되었습니다. 동네 지신밟기가 이뤄지면 거대한 마을축제로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고 하는데요. 대동제로서의 성격이 강한 마을축제는 일본인들이 가장 두려웠을 것입니다.

해방 이후 일본문화 대신에 미국문화가 이 땅을 지배하기 시작했고 우리나라 전통문화가 점차 사라지는 위기에 접하게 되었습니다. 일부의 민족학자들이 전통문화 부활에 힘쓰고 있지만, 우리 모두가 문질만능주위 위기에 처한 상황을 인식하고 우리 전통문화를 살리고 계승함으로써 한반도의 맥을 이어가야 합니다.

이번 명절 동안 일어난 부모형제들 간의 불화도 알고 보면 선조들의 협동단결 하는 공동체 정신보다 물질을 앞세우는 개인 이기주의에서 비롯되는 점이 많다고 봅니다. 조상을 숭배하고 받드는 것이 동양사상인 데 비해 무분별한 서구사상으로 물질로 사람을 평가하고 부모형제간의 예를 벗어난 행동으로 말미암아 불화가 조장되는 것 같습니다.


태그:#한복, #한국민속촌, #서낭당, #소원비는 돌탑, #민속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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