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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전남 여수 낙포부두에서의 유조선 충돌 사고로 16만4000리터(여수해경 중간수사 발표)의 기름이 유출된 가운데 2일 전남 여수 신덕마을 선창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기름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전남 여수 낙포부두에서의 유조선 충돌 사고로 16만4000리터(여수해경 중간수사 발표)의 기름이 유출된 가운데 2일 전남 여수 신덕마을 선창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기름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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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가 원유 유출량을 줄여 발표해 초기 방제작업에 혼란을 가져왔다. 송유관에서 유출된 것이기 때문에 송유관 길이와 지름만 계산하면 대략적인 유출량 계산이 가능했다."

여수해양경찰청이 전남 여수 낙포부두에서의 유조선 충돌 사고로 16만4000리터의 원유가 유출됐다고 3일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김삼열 전 목포지방해양안전심판원장이 원유 유출 당사자인 GS칼텍스의 '유출량 축소 발표'를 비판했다. GS칼텍스는 사고가 난 31일 800리터의 원유가 유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원장은 "1995년 전남 여수의 씨프린스호 기름유출사건 때에도 당시 호남정유(현 GS칼텍스)가 유출량을 축소 발표한 것이 나중에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며 "(GS칼텍스는 유출량 발표와 같은) 가장 기초적인 것부터 의혹이 없도록 발표를 해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전 원장은 "무엇보다 시름에 빠져 있는 어민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안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고원인과 피해 발생 정도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 보상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식상하다"며 "무엇보다 지금은 더 이상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방제 작업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 막은 윤진숙 장관 태도, 어민들에게 상처될 수 있다"

여수해양경찰청이 전남 여수 낙포부두에서의 유조선 충돌 사고로 16만4000리터의 원유가 유출됐다고 3일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김삼열 전 목포지방해양안전심판원장이 원유 유출 당사자인 GS칼텍스의 '유출량 축소 발표'를 비판했다.
 여수해양경찰청이 전남 여수 낙포부두에서의 유조선 충돌 사고로 16만4000리터의 원유가 유출됐다고 3일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김삼열 전 목포지방해양안전심판원장이 원유 유출 당사자인 GS칼텍스의 '유출량 축소 발표'를 비판했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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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관점에서 김 전 원장은 최근 논란이 된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의 태도에도 쓴소리를 했다. 김 전 원장은 "처음 800리터가 유출됐다고 하니 지금까지의 대형 오염사고와 비교했을 때 사건 규모가 크지 않았을 것이라 보고 바로 여수에 내려가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코를 막는 행동을 한 것은 어민들의 마음에 상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07년 태안의 경험에 비춰봤을 때 여수 현장은 코피가 쏟아질 정도로 냄새가 나고,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할 정도였을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어민들을 부둥켜 안지는 못할망정 못올 데에 온 것처럼 코를 막는 모습은 부적절했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사고 발생 27시간 뒤인 1일 사고 현장을 찾아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다"며 코를 막는 등의 행동을 해 주민들의 빈축을 샀다.(관련기사 : '기름 유출 현장' 윤진숙의 망언-노무현의 분노).

김 전 원장은 해양수산부 해사기술팀장, 목포지방해양항만청장 등을 거쳐 2010년 7월 목포지방해양안전심판원장으로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해양안전심판원은 바다에서 발생하는 선박 관련사고의 조사와 심판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해양수산부 소속의 준사법기관이다.

다음은 3일 진행한 김 전 원장과의 전화 인터뷰 내용이다.

"7노트, 엄청난 접안 속도"

지난달 31일 전남 여수 낙포부두에서의 유조선 충돌 사고로 16만4000리터(여수해경 중간수사 발표)의 기름이 유출된 가운데 3일 김상배 여수해양경찰청장(오른쪽)이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전남 여수 낙포부두에서의 유조선 충돌 사고로 16만4000리터(여수해경 중간수사 발표)의 기름이 유출된 가운데 3일 김상배 여수해양경찰청장(오른쪽)이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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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사고를 낸 배는 16만 톤 급의 유조선이다. 어느 정도의 규모인가.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의 2배 정도의 크기의 초대형 유조선이다."

- 여수해경의 중산수사 발표 결과 사고를 낸 배는 '약 7노트의 속력으로 무리하게 접안했다'고 밝혔다. 접안에 적합한 속도인가.
"접안 속력으론 엄청난 속도다. 원유선 부두는 일반적으로 3노트 미만의 속도를 내도록 하는 안전수칙이 있을 것이다."

- 도선사 2명, 예인선 6척이 동원돼 접안을 시도했다는데. 그렇다면 사고 원인은 선장 혹은 도선사의 책임인가.
"무슨 이유로 (7노트의 속도를 낼 만큼) 엔진을 썼는지 잘 모르겠다. 통상적으로 접안을 할 땐 엔진을 쓰지 않고 예인선이 밀고 당기며 접안을 한다. 현장을 보지 않아서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엔진 조작 미숙, 엔진 고장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참고로 김 전 원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접안 도중 사고가 발생했다면 도선사가 승선했을 텐데 사고가 발생했다니 어이가 없다"며 "내 생각으로 도선사의 기술 과신, 본선의 기관조작의 문제, 본선 선장과 도선사 간의 의사소통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것 같다"고 적었다.

- 여수해경은 원유 유출량을 16만4000리터로 발표했는데 이는 당초 GS칼텍스에서 발표한 800리터와 큰 차이가 있다.
"송유관에서 유출된 것이기 때문에 내가 볼 땐 송유관 길이와 지름만 계산하면 대략적인 유출량 계산이 가능하다. 일단 파이프에 기름이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하고 계산을 해 발표해야 하는데 통상 정유회사는 축소해 발표한다. 이는 초기 방제에 혼란을 가져온다."

- 역시 여수에서 있었던 1995년 씨프린스호 사고 때에는 어땠나.
"내가 그때 여수항만청에 근무하고 있었다. 당시 호남정유(현 GS칼텍스)에서 약 70만 리터의 기름이 흘러나왔다고 발표했는데 다음해 국정감사에서 약 500만 리터가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어민 마음 달래야... 보상 거론 일러"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1일 오전 전날 오전 원유 유출사고로 인한 기름띠가 밀려온 전남 여수시 신덕마을을 방문해 주민의 항의를 들으며 코를 막고 있다. 해당 마을은 1995년에도 씨프린스호 기름유출사고로 피해를 입은 마을로 이번 기름 유출로 코를 찌르는 기름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1일 오전 전날 오전 원유 유출사고로 인한 기름띠가 밀려온 전남 여수시 신덕마을을 방문해 주민의 항의를 들으며 코를 막고 있다. 해당 마을은 1995년에도 씨프린스호 기름유출사고로 피해를 입은 마을로 이번 기름 유출로 코를 찌르는 기름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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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해경 발표에 따르면 사고 해역으로부터 5해리 이내의 전남 여수, 경남 남해의 양식장에 유류 오염 피해가 예상된다고 한다.
"규모도 문제지만 문제는 기름에 갯가에까지 미쳤다는 것이다. 바다에 떠 있는 기름은 흡착제나 유화제를 뿌려서 비교적 제거하는 데 용이한데 갯가로 가면 제거도 어렵고 직접적으로 양식장에 피해를 주게 된다."

- 송유관이 터진 점과 날씨가 따뜻했던 점은 어떻게 작용했나.
"통상적으로 원유는 겨울철엔 점도가 높기 때문에 바다에 유출되면 응고가 된다. 그러면 덩어리로 뭉쳐다녀 수거하기도 좋고 건져내기도 좋은데 이번엔 날씨도 따뜻하고 송유관 내에서 일정한 온도가 유지된 기름이 유출됐다. 때문에 기름이 응고가 되지 않고 흩어져 버려 더 멀리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 가장 우선되어야 할 대책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어민들의 마음을 달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더 이상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방제 작업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또 유화제나 화학제품을 사용했기 때문에 방제 이후 2차 환경피해가 없도록 친환경적인 추가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사고원인과 피해 발생 정도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 보상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식상하다."

-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사고 발생 27시간 뒤 현장을 찾아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홍원 국무총리가 사고 발생 직후 "피해가 확산되지 않게 만전을 기해달라"고 긴급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800리터가 유출됐다고 하니 지금까지의 대형 오염사고와 비교했을 때 피해가 크지 않았을 것이라 보고 바로 여수에 내려가지 않았을 것이다. 정 총리가 그와 같이 말한 것은 안 그래도 AI 확산과 같은 일이 벌어진 상황에서 설을 앞두고 이런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한 통상적인 업무지시가 아니었겠는가."

- 윤 장관은 현장을 찾아서도 코를 막는 등의 행동을 보였는데.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부적절했다. 나도 2007년 해양수산부에 근무하면서 태안 기름유출 사건 현장에 3개월 정도 있었는데 코피가 쏟아질 정도로 냄새가 나더라. 가끔은 눈도 못뜰 정도로 힘들다. 그래도 좀 참았어야 했다. 같이 막 부둥켜 안지는 못할망정 코를 막는 행동을 보이면 못올 데 온 것처럼 비춰지지 않나. 어민들이 그렇지 않아도 성질 나 죽겠는데."


태그:#여수 기름유출, #GS칼텍스, #김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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