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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모토 지방재판소가 이쿠호샤(育鵬社)판 공민교과서를 부교재로 선정한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에 대해 기각 결정하자 현지 시민단체인 '교과서네트 구마모토' 회원들이 '부당판결'이라며 항의하고 있다.
 구마모토 지방재판소가 이쿠호샤(育鵬社)판 공민교과서를 부교재로 선정한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에 대해 기각 결정하자 현지 시민단체인 '교과서네트 구마모토' 회원들이 '부당판결'이라며 항의하고 있다.
ⓒ 주영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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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구마모토 지방재판소가 이쿠호샤(育鵬社)판 공민교과서를 부교재로 선정한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구마모토 지방재판소는 29일 오후 1시 20분 경 일본 주민들이 구마모토현 교육위원회의 역사 왜곡 교과서 채택을 무효로 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 대해 "교과서 내용은 물론 선정과정에도 문제가 없다"며 기각했다.

현지 시민단체인 '교과서네트 구마모토'(대표 호리 코타로, 구마모토 대학 교육학부 교수) 회원 30여 명은 지난 2012년 말 구마모토현 교육위원회가 구마모토 현립 중학교 세 곳에 현장교사들이 교과서로 채택하지 않은 이쿠호샤판을 공민교과서 부교재로 채택해 배포하자 이를 취소해 달라며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학교 교사들이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돼 있는 부교재를 현교육위원회가 일방적으로 이쿠호샤판을 사용하도록 강요했다는 것이다. 앞서 구마모토현 감사위원회는 부교재 사용중지와 채택을 철회해 줄 것을 요구하는 주민감사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일본 시민단체 회원들 "부당판결"... 재판소 앞 항의집회

구마모토지방재판소가 이쿠호샤(育鵬社)판 공민교과서를 부교재로 선정한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리자 현지 시민단체인 '교과서네트 구마모토' 회원들이 '부당판결'이라며 항의하고 있다.
 구마모토지방재판소가 이쿠호샤(育鵬社)판 공민교과서를 부교재로 선정한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리자 현지 시민단체인 '교과서네트 구마모토' 회원들이 '부당판결'이라며 항의하고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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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해당 학교 교사들이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돼 있는 부교재를 현교육위원회가 일방적으로 이쿠호샤판을 사용하도록 강요하였다"며 2012년말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현 교육위원회가 채택한 부교재에는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로 표기하고 '시마네(島根) 현에 위치한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영토'라고 왜곡된 주장을 담는 등 일본의 침략사를 왜곡·축소·미화하고 있다. 일본법원은 이를 정당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원은 또 '부교재 구입비는 사용자가 부담해야 하는데도 현민들의 세금을 쓴 것은 위법하다'는 시민단체의 지적에 대해서도 "예산집행 재량권 범위 내에서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지출로 위법부당성은 없다"고 판결했다. 주교재와 부교재의 내용이 서로 달라 교육현장에 큰 혼란을 초래한다는 시민단체의 우려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본 시민단체 회원 20여 명은 이날 지방재판소 앞에서 집회를 갖고 '부당판결'이라며 반발했다.

일본 시민단체도 "위험한 교과서"... 무슨 내용 이길래


ㅅ송을 제기한 일 시민단체 회원들이 재판이 끝난 직후인 29일 오후 2시 구마모토현에 위치한 교마치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육장이 독단으로 부교재를 선택해 강요한 것은 교과서 채택 수순을 무너뜨리는 폭거"라며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ㅅ송을 제기한 일 시민단체 회원들이 재판이 끝난 직후인 29일 오후 2시 구마모토현에 위치한 교마치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육장이 독단으로 부교재를 선택해 강요한 것은 교과서 채택 수순을 무너뜨리는 폭거"라며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주영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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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또 이날 오후 2시 구마모토현에 위치한 교마치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육장이 독단으로 부교재를 선택해 강요한 것은 교과서 채택 수순을 무너뜨리는 폭거"라며 "법원이 이를 용인한 것은 보수화되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입장에 동조한 정치적 판결이자 교원의 직업상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는 이웃나라인 한국은 물론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충남도와의 오랜 선린 관계를 해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방재판소의 판결에 불복해 고등재판소에 항소할 계획이다.

일본 시민단체에서는 문제의 부교재를 '위험한 교과서'라며 우려하고 있다.

선정된 이큐호샤판 공민부교재는 전쟁을 반성하고 헌법정신을 살리려 하지 않고 전쟁을 미화하는 시대착오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국기와 국가에 충성을 강제해 과거 전쟁을 긍정적으로 기술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또 다른 출판사 교재에 비해 천황사진이 훨씬 많고, 오바마 미 대통령이 천황에게 깊이 머리 숙여 인사하고 있는 사진을 의도적으로 크게 실어 천황의 권위를 부각시켰다.

구마모토 현 교육위원회가 현내 3개 현립중학교 공민교과서 부교재(이쿠호샤판,育鵬社)는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일 외무성 입장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구마모토 현 교육위원회가 현내 3개 현립중학교 공민교과서 부교재(이쿠호샤판,育鵬社)는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일 외무성 입장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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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집단을 위해서는 개인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을 강조해 인권을 경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국방을 강조하면서 자위대 탄생과정을 자세히 다룬 후 병역의무를 헌법으로 하고 있는 다른 나라의 사례를 예시하고 있다. 시민단체에서 평화는 군사력으로 밖에 지킬 수 없다는 인상을 심어 주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원자력에너지와 관련해서는 장점만을 다루고 심지어 '군사보장(핵무장)까지 종합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독도 문제 등 영토문제를 일방적으로 기술해 한국과 대립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다른 한편 실업자 및 노동자 권리에 대해서는 매우 간단히 취급하고 있다.

한편 가바시마 이쿠오(蒲島 郁夫) 구마모토현지사는 지난 2012년 안희정 충남지사가 채택된 부교재 사용중지를 요청하자 "일본에서는 교육의 중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독립된 교육위원회가 결정하게 돼 있어 관여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며 거절의 뜻을 밝혀었다.


태그:#구마모토, #이쿠호샤, #지방재판소, #충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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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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