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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사고 종합방지 대책 당정협의에 참석해 "이번 사건이 발생해 매우 유감이고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사과하고 있다.
▲ 현오석 부총리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사고 종합방지 대책 당정협의에 참석해 "이번 사건이 발생해 매우 유감이고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사과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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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현오석 경제부총리도 결국 고개를 숙였다. 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사태와 관련해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발언이 나온 지 하루 만이다. 이번 카드사태가 현 정부 경제팀 전반에 걸친 불신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후 대변인을 통해 "카드사 정보 유출로 인해 불안과 불편을 겪고 계시는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무척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금번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지난 22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번 사태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을 엄격히 묻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금융회사 고객정보 유출 재발방지대책'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집행해 국민 여러분들이 하루빨리 안심하고 금융거래를 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어리석은 사람' 발언 논란 확산되자 사과문 발표

현 부총리의 이날 대국민 사과는 갑작스러웠다. 전날(22일) 카드사태 책임론에 대해 "어리석은 사람은 무슨 일이 터지면 책임을 따진다"는 발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뒤늦게 언론사에 사과문을 내놓은 것.

특히 23일 오전 민주당 등 야당 뿐 아니라 새누리당에서조차 '망언'이라는 비판이 터져 나오자 급히 대국민 사과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것이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기재부의 한 간부는 "부총리가 강조하고 싶었던 말은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였다"면서 "하지만 발언 내용만 그대로 놓고 보면 국민들 입장에선 좀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기재부 쪽에선 현 부총리 발언에 대한 인터넷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여야 정치권에서 '망언'이라는 강도높은 질책성 비판까지 나오자 매우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망언"이라고 질책했다. 그는 "백 번 양보해서 금융당국이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도 이를 따지는 것에 대해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하다니 국민을 무시하고 국민 위에 군림하는 오만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넘어 경제팀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

심재철 최고위원도 "현 부총리는 '어리석은 사람은 일이 터지면 책임을 따진다'고 했는데 책임을 당연히 따지고 물어야지 눈 감고 넘어갈 생각이냐"며 "염장을 지르는, 성난 민심에 불지르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아예 현 부총리의 사퇴를 촉구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국민을 어리석은 사람으로 매도한 현 부총리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쳐온 어리석은 정부가 책임을 묻는 국민의 분노를 어리석다고 치부하는 오만과 무책임까지 보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현 부총리의 대국민 사과로 이번 카드 정보유출 사태는 결국 현 정부 경제팀 전체로 붙똥이 튀게 됐다. 이미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거센 가운데 현 부총리까지 더해지면서 경제팀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된 것이다.


태그:#현오석 경제부총리, #카드정보유출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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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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