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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전 의원과 팬카페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는 19일 'MB둘레길' 행사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뜻에서 이날 이 전 대통령의 삼성역 사무실부터 논현동 자택 근처까지 걸었다.
 정봉주 전 의원과 팬카페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는 19일 'MB둘레길' 행사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뜻에서 이날 이 전 대통령의 삼성역 사무실부터 논현동 자택 근처까지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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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가 지났어도 아직 어두컴컴한 19일 오전 6시 반. 정순영(52, 주부, 충청남도 천안시)씨는 노란색 털모자를 눌러쓰고 집을 나섰다. 3월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딸(유가온)도 함께였다. 양 갈래로 머리를 곱게 묶은 가온이는 몇 시간 뒤 엄마와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의 한 빌딩 앞에 섰다. 지난해 12월 20일 정봉주 전 의원이 1인 시위를 했던 바로 그 건물이었다(관련 기사 : "지난해 9월 2일, 이명박·박근혜 무슨 말 했나" 정봉주, 삼성역 MB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

그가 새벽부터 부지런히 서울을 찾은 까닭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삼성역 사무실 앞에서 출발하는 'MB둘레길'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이 전 대통령에게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책임을 묻기 위해 정봉주 전 의원과 팬카페 '정봉주와 미래권력들(아래 미권스)'이 준비한 행사였다.

새벽같이 딸 손잡고 나온 엄마와 다정한 연인들

정봉주 전 의원과 팬카페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이 19일 개최한 'MB둘레길'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중간 코스인 봉은사 앞을 지나고 있다. 참가자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뜻으로 이날 그의 삼성역 사무실부터 논현동 자택 부근까지 걸었다.
 정봉주 전 의원과 팬카페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이 19일 개최한 'MB둘레길'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중간 코스인 봉은사 앞을 지나고 있다. 참가자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뜻으로 이날 그의 삼성역 사무실부터 논현동 자택 부근까지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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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는 "전직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등) 막대한 비리를 저질렀는데도 사과 한 마디가 없다, 경각심을 주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영하 3도에 달하는 추운 날씨가 마음에 걸렸지만 "불의에 저항하란 것을 일찍부터 일깨워주기 위해" 여벌 옷까지 준비하며 가온이를 데려왔다. 행사 별칭 '검은 고양이 네로'의 드레스코드 검은색에 맞춰 까만 패딩점퍼를 입은 아이는 그저 신이 난 모습이었다. 정씨와 딸 가온이 등 시민 약 80명은 오전 10시 5분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논현동 자택을 향해 발을 옮겼다.

정봉주 전 의원는 참가자들에게 "오늘은 데모나 집회가 아니다, 'MB둘레길 관광사업화 준비위원회'로 여기 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미권스 쪽에서 고양이 가면을 참가자들에게 나눠줬지만, 걷는 도중에는 쓰지 말아달라고 부탁한 이유이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경찰 쪽에서 '집회 신고를 안했기 때문에 가면을 쓰고 다함께 행진처럼 걸으면 문제가 된다'고  했다"며 "출발할 때와 끝날 때만 가면을 쓰고, 서너 명씩 끊어서 가기로 경찰과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집회가 아닌 걷기 행사여서 데이트 삼아 나온 연인들도 제법 있었다. 정봉주 전 의원이 진행하는 팟캐스트방송 <전국구>에서 소식을 들은 장기훈(25, 대학생)씨는 "(걸으니까 기분이) 좋다, 상쾌하다"며 여자친구 김주연(24, 대학생)씨 손을 꼭 잡았다. 그는 "국민들이 국정원 대선 개입 등으로 속상해 하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입을 다물고 박근혜 대통령은 불통을 고집하고 있다"며 "안타깝고 속상하다"고 말했다. 장씨는 이날 모인 사람들의 마음이 이 전 대통령에게 전해지길 바랐다.

삼삼오오씩 무리지은 참가자들은 미리 준비해온 초콜릿과 핫팩을 나누며 뚜벅뚜벅 걸었다. 경찰버스 2대와 순찰차, 강남경찰서 관계자들이 계속 따라온 점만 빼면 걷기 행사인지조차 알기 어려웠다.

참가자들은 11시 30분쯤 이명박 전 대통령 자택과 걸어서 5분 거리인 논현1파출소 앞에서 발을 멈췄다. 걷기 행사인 만큼 '이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마무리 행사를 하면 곤란하다'는 경찰 쪽 요청을 받아들여서다.

정봉주 "끈질기게 책임 물을 것... 두 달에 한번 행사 연다"

행사를 마무리하며 정 전 의원은 철도노조 파업으로 구속당한 박태만 수석부위원장이 조계사에 피해있을 때 만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박 부위원장이 감옥 갈 각오하고 평생 도움을 준 고마운 국민과 철도를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나왔다고 했다"며 "여기 오신 분들도 작은 돌 하나 얹는다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철학자의 말을 인용하며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그가) 잘못한 부분들의 책임을 묻고 문제제기를 하지 않으면 더 큰 악이 우리의 삶을 짓밟는 상황이 계속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참가자들에게 "끈질기게 이 문제를,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하겠다"며 두 달에 한 번꼴로 비슷한 행사를 열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는 끝으로 "일요일에 만사를 제쳐놓고 이명박 전 대통령 문제, 역사의 과오를 제대로 청산해야 한다며 함께 해주신 여러분의 눈빛을 잊지 않겠다"며 한 마디를 남겼다.

"정봉주와 상식적인 시민들의 역습이 시작됐다!"

정봉주 전 의원과 팬카페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는 19일 'MB둘레길' 행사를 열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등 이명박 대통령 시절 잘못된 부분들의 책임을 끈질기게 묻겠다"며 앞으로 비슷한 행사를 계속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정봉주 전 의원과 팬카페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는 19일 'MB둘레길' 행사를 열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등 이명박 대통령 시절 잘못된 부분들의 책임을 끈질기게 묻겠다"며 앞으로 비슷한 행사를 계속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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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명박, #정봉주,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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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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