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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지역 광역단체장 예비주자들의 출마선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호남지역은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 측 신당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 돼 민심의 향배와 선거 결과가 주목받는 지역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전남지사 선거에 출마할 예비주자들의 인터뷰 기사를 연속으로 싣을 예정입니다. [편집자말]
전남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의원.
 전남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의원.
ⓒ 이낙연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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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의 구석구석, 친환경 농업·수산업 등 현장을 탐방하면서 어려운 현실과 가능성을 동시에 느꼈다. 지역이 어떤 꿈을 꾸고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그 해결책은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공부하고 있다."

4선의 이낙연(담양·함평·영광장성)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7월부터 수첩을 들고 전남 22개 시·군 구석구석을 탐방하고 있다. 이런 '현장 정치'를 통해, 전남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다듬으며 지지세 확보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해왔다. 그의 현장정치가 이번 전남지사 선거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관심이다.

"신당에서 누가 나와도 승리"

우선은 1차 관문인 당내 경선을 거쳐야 한다. 당내에선 주승용 의원(여수시을)과 박지원 의원(목포)이 경쟁자다. 그는 최근 '호남 중진차출론'과 함께 출마가 거론되는 박 의원을 직접 겨냥해 강한 어조로 비판하며 경계했다.

"한 여론조사에선 누가 안철수 신당 후보로 나와도 내가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후보로는 승리하지 못할 것처럼 전제하고 차출론을 말하는 것은 당 후보군의 경쟁력을 해치는 것이다. 진심으로 민주당을 걱정한다면, 중앙당을 개혁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도록 역할을 하는 것이 진정한 거물이 할 일이 아닌가."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지난해 12월 15일∼23일 전남지역 4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9%p·응답률 20.3%) 결과, '사람과 관계없이 정당만 보고 선택할 경우 어떤 정당 후보를 지지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민주당이 47.3%로 안철수 신당(25.1%)을 크게 앞섰다. 민주당 내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이낙연 의원은 27.7%, 주승용 의원 24.2%, 김영록 의원 7.8%로 조사됐다(적합 인물 없음 37.4%). - 기자 주)

당 소속 주자들이 신당 측 주자들을 상당히 앞서는 마당에 차출론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이 의원은 민주당 내 경선에 대해 "주승용 의원과의 양자대결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현재까지는 지지도와 적합도에서 (주승용 의원 보다) 한 발 앞서고 있다고 본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잇따라 현장정책보고서를 발간하면서 '르포 전문 의원'으로도 알려진 이 의원의 의정활동은 호평을 받아 왔으며, 국정감사NGO모니터단에 10년 째 '우수의원'에 선정되기도 했다. 16대 국회에 입성한 이후 민주당에서 대변인과 사무총장, 원내대표 등 중책을 두루 맡았고 건설교통·보건복지·기획재정·예산결산·농림수산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정활동 경험을 쌓았다.

이 의원은 최근 전남지사 선거 출마를 위한 공식 '출사표'를 다듬었다. 그는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남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설 예정이다.

그가 구상하고 있는 전남도의 비전은 무엇일까.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그는 "다른 어떤 시·도에서도 가지지 못한 전남만의 자산은 바다다. 바다·섬·해안선과 갯벌 등 활용할 수 있는 잠재적 역량이 굉장히 많다"며 "풍부한 해양 자원, 천혜의 자연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잠재력을 활용해 전남을 '생명의 땅'으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새로운 해양산업, 문화관광, 생물의약, 신재생에너지, 차세대 미래산업 등 6개 분야의 핵심 비전을 제시하며 "중앙과 해외에서 잘 통하는 전남지사가 필요하다, 제가 가진 모든 지식과 경험과 열정과 철학을 온전히 전남 발전을 위해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낙연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인터뷰는 지난 3일과 14일 두 차례 진행했다.

"구석구석 현장 탐방.. '생명의 땅'으로 만들겠다"

현재 전남지사 선거의 변수로 부상한 박지원 의원 출마 여부. 이 의원은 박 의원과 관련 이른바 '호남 중진차출론'에 대해 "차출론은 전략공천으로 이런 밀실공천은 정치개혁의 전형적인 퇴행"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 전남지사 선거의 변수로 부상한 박지원 의원 출마 여부. 이 의원은 박 의원과 관련 이른바 '호남 중진차출론'에 대해 "차출론은 전략공천으로 이런 밀실공천은 정치개혁의 전형적인 퇴행"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이낙연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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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지사 출마를 결심한 배경은?

"4선 국회의원으로서 건설교통·산업자원·보건복지·기획재정·예산결산·농림수산위 등 상임위에서 활동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국정의 거의 모든 것을 체험했다. 전남지역 발전을 위한 도정을 펼치는데 필요한 준비는 거의 거쳤다. 그 중에서도 농림수산위원장으로서 농도 전남의 발전에 대해서 고민했고 농축수산업과 보건복지 분야에 정통하다. 제가 가진 모든 지식과 경험, 문제의식과 해법, 열정과 철학을 이제 온전히 전남에 바치려 한다. 이것이 오늘의 저를 있게 해준 전남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

- 지난해 7월부터 전남지역 22개 시·군을 탐방하면서 선거 행보를 해왔다.
"말 그대로 지역을 '탐방'했다. 어려운 현실과 가능성을 동시에 느꼈다. 각 시·군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더라. 어느 시·군을 가나 재미있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선거만 생각한다면 (지지) 부탁한다고 했을 텐데, 선거와 관계없이 선거 이후의 전남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여러 곳을 탐방했다."

- 주로 어떤 곳이었나.
"다양한 현장을 다녔다. 명품 농수산물 현장, 전략사업 현장 등 거의 다녀왔다. 예를 들면 전국적으로 유명한 신안 비금도 시금치와 여수 돌산 갓 등 농산물 재배 현장을 찾아서 어떤 영농기법을 쓰고 있는지, 농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진도 찍고 그것들을 기록해 왔다. 잘 알아야 외지인들에게 왜 이곳 상품이 좋은지 설명도 할 수 있다. 신안 임자도 대파는 국내 최고 품질로 자타가 공인하는 제품인데, 대파의 품질은 연백부(대파의 뿌리와 잎사귀를 연결하는 흰색 줄기 부위)가 결정하는데 이것이 길고 굵어야 좋다. 그 연백부가 30cm가 넘어야 좋은 상품이다. 임자도의 대파는 그렇다. 그런데 진도 대파는 연백부가 짧다. 그 차이는 흙의 문제다. 현장에서 배우고 있다. 이렇게 체험하고 공부한 것들을 카카오스토리 등 SNS를 통해서 공유하고 있다. 전남지역 탐방한 현장을 책으로 묶어서 낼까 한다. 요즘 전남의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각 지역이 어떤 꿈과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그 해결책은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공부하고 있다."

- 의정활동을 하면서도 '르포 전문 의원'으로 알려질 만큼 현장을 중요시 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행정과 언론이 충분히 다루지 못하거나 파악하지 못한 것을 들춰내고 싶었다. 요즘에는 전남지역 현장 탐방을 하고 블로그와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에 르포를 쓴다. 예를 들면 정부는 지난 가을 배추 재배면적 증가와 풍작으로 인한 가격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11만 톤을 자체 폐기 등을 통한 방안을 발표했다. 그런데 해남의 가을 배추 농장에 가보니 멀리에서 보면 배추가 풍작인데 밭에서 직접 배추 속을 보니 많이 곯아 있었다. 이런 사정은 정부도 정확히 확인하지 않았고 언론도 잘 보도를 안 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다. 실제로 정부도 폐기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행을 다 못 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옆에서 보면 '선거 할 놈이 태평하게 지지 호소하러 안 다니고 그런 곳이나 다닌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선거만 생각해서 지지 부탁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을 꼼꼼히 살피고 발전 방안을 살피기 위해서 탐방한 것이고 공부하고 있다."

- 다른 예비주자들과 비교해 장점이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저는 언론인으로서 21년, 국회의원으로서 올해 15년 째 일하고 있다. 중앙과 해외에서, 공적인 분야에서 36년 동안 일해왔다. 전남은 스스로 가지고 있는 자원이나 논리로만 전남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중앙의 재원과 지원, 해외 투자, 그런 외부의 시각이 버무려져야 지금의 낙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전남도의 재정자립도는 16.3%, 전남 22개 시·군을 합쳐도 21.7%에 불과하다. 그래서 중앙과 해외에서 좀 더 잘 통할 수 있고 통용될 수 있는 도지사가 필요하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이런 면에서 제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한 대로 거의 모든 상임위에서, 국정의 거의 모든 것을 체험했다. 특히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으로 일할 때 저는 권위 있는 NGO평가단으로부터 전무후무한 최우수상임위원장상을 받았다. 전국의 많은 농축수산인들이 신뢰해 줬다. 보건복지위원으로 노인복지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노인회로부터 최초의 노인복지대상을 수상했다.

민주당이 위기다. 저는 정치인으로서 민주당의 정체성을 온전히 지켜왔다. 김대중 대통령 재임시절(당)과 노무현 대통령 후보 및 당선자 시절의 대변인이었다. 민주당 출신의 두 분 대통령 밑에서 대변인으로 일했던 경험은 저의 말과 행동이 민주당의 정체성을 가장 정확히 반영한다는 증거라고 자부한다. 지도자는 그 삶도 곧아야 한다. 36년 동안 일하면서 직간접적으로 구설수에 단 한 번도 오른 적이 없다."

- 전남 발전을 위한 방안이 있다면 무엇인가.
"여러 분야에 대해서 발전 방향이 있지만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바다다. 다른 어떤 시·도에서도 가지지 못한 전남만의 자산이 바다다. 전국 섬의 65%, 해안선의 46%, 갯벌의 42%, 바다의 37%를 전남이 가지고 있다. 풍부한 해양 자원과 농토, 따뜻한 기후,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바다, 섬, 해안선과 갯벌 등 활용할 수 있는 잠재적 역량이 굉장히 많다.

바다는 수산업의 보고일 뿐 아니라 관광, 물류, 레저 스포츠, 해양 플랜트,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전남의 서해와 남해, 목포권과 여수·광양권은 서로 다른 특색이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다양한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 특히 부가가치가 큰 해양플랜트 분야에 대한 전략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구상하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발전전략 등을 연계 활용해 전남을 '생명의 땅'으로 발전시키고 싶다."

- 다른 분야에 대한 발전 전략은 있는가.
"도정은 국정의 축소판이다. 해양 분야가 확실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또 다섯 가지 정도 분야의 발전 방안이 있다. 문화관광 분야가 있다. 전남은 인문학적 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해양과 농산어촌 관광자원도 풍부하다. 바다와 관련된 자산이 풍부해 문화관광산업이 주력 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해양엑스포로 인지도가 높아진 미항 여수, 최근에 기공식을 마친 목포·해남권의 관광레저도시, 서남해의 아름다운 섬 등은 급증하는 중국과 동남아 관광객을 모시기에 충분하도록 발전시킬 것이다. 전남의 성장 동력으로 키울 것이다. 그래서 전남을 '제2의 제주도'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동아시아의 관광 허브로 전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생물의약과 실버산업이 있다. 전남을 생물의약산업 거점으로 만들어 종합힐링센터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고령화 시대, 건강 시대를 전남이 주도할 태세를 갖추겠다. 전남이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확충하는 것이 전략적 산업이 될 수 있다. 여기에 기존 산업의 고도화와 차세대 미래산업을 동시에 이뤄내야 한다. 여수의 석유화학, 광양의 제철 등 기존 산업 분야를 '기술의 고도화'라든가 또는 주력 분야의 다변화를 통해서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동시에 차세대 산업인 자동차 부품 등 철강 전방(연관)산업, 선박 수리 개조 산업 등으로 외연을 넓혀 가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역시 식량산업이다. 전남이 농축수산업만 가지고 살 수는 없지만 농축수산업을 토대로 하는 식량산업에 승부를 걸 필요가 있다. 전남은 농축수산업의 비율이 넓고 친환경 농업의 이미지가 구축되어 있어서 이를 더 내실화해서 국내뿐 아니라 동아시아의 식량기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차출론은 밀실공천... 당 경선, 내가 한 발 앞서"

- F1(포뮬러원) 대회로 인한 누적적자가 상당하다. 올해는 열지 못하게 됐다.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2014년 F1 대회를 4월에 개최하라고 한 국제자동차연맹(FIA)의 요구는 전남으로서는 받을 수 없는 것이었다. 차라리 2014년 대회를 열지 않는 것이 전남에 더 나을 수도 있다. F1 성공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지난 4년 동안 1910억 원의 누적 적자를 냈고, 중앙정부의 지원도 원활하지 않아 전남의 과제가 된 것이 사실이다.

적자 개선이 어디까지 가능한가, F1 대회를 보완할 수 있는가, 대회와 연관된 다른 부분을 통해서 경영상태를 개선할 수 있는지, 중앙정부의 지원이 가능한가, 전남의 재정이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 올 한해 동안 냉정하게 따질 필요가 있다. 다만 나름의 의견은 있지만 향후 운영을 놓고 전남도와 F1 운용사의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섣부르게 왈가왈부하면 우리 측의 협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우선 박 지사의 노력을 지켜보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

- 박지원 의원 등 '호남 중진차출론'이 거론되고 있다. 결국 전략공천을 전제한 것이다.
"우선은 차출설이 도민의 뜻에 맞는지, 두 번째는 민주당을 위기에서 구해내는데 도움이 되나, 정말로 6·4 지방선거에 도움이 되는지 검증하고 확인돼야 한다. 저는 그것을 별로 들어보지 못했다. 차출론은 전략공천을 뜻하는데, 전략공천은 기존 후보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될 때 불가피하게 신중히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최근 여론조사에 당의 기존 후보가 누가 안철수 신당 후보로 나와도 큰 차이로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 후보로도 이긴다는 결과다.

그런데도 승리하지 못할 것처럼 전제하고 차출론을 말하는 것은 오히려 당 후보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전략공천은 국민의 뜻에도 맞지 않고 그런 밀실공천은 정치개혁에 역행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안철수 세력의 이른바 '새 정치'의 명분을 도와줄 뿐이다. 진심으로 민주당을 걱정한다면 민주당 중앙당을 개혁하고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도록 역할을 하는 것이 진정한 거물이 할 일이 아닌가."

- 당내 경선 승리가 1차 관문인데, 조사 방식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주승용, 박지원 의원에 비해 지지도가 다소 떨어지고 있다.
"조사방법과 시기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가 조금씩 다르다. <중앙일보>가 연초에 발표한(조사 시점은 지난해 12월 15일∼23일) 도지사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는 제가 27.7%, 주승용의원이 24.2%였다. <광주일보>가 1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조사 시점은 지난 10일~11일), '민주당 후보적합도' 조사에서는 박지원 의원이 28.3%, 제가 21.1%, 주승용 의원이 17.9%로 조사됐다. 박지원 의원은 '출마의사가 없다'(기자 주 - 분명하게 불출마 의사를 표명한 적은 없음)고 밝혔기 때문에 주승용 의원과의 양자대결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까지 지지도와 적합도 조사에서 (주 의원 보다) 한 발 앞서고 있다고 판단한다. 자만하지 않고 더 열심히 뛰겠다."

- '안철수 신당' 후보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본선 경쟁력은 어느 정도 있다고 보나.
"안철수 신당의 바람이 조금씩 잦아들고 있다. 정당후보 선호도를 묻는 <광주일보>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 지지도(46.8%)가 '안철수 신당' 후보(33.5%) 보다 13.3%포인트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도민들께서 안철수 신당 혹은 그들의 '새 정치'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지만 새로운 정책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역량 있는 새 인물들도 영입하지 못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실체가 없는 기대를 거둬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당연한 귀결이다.

전남도민들께서 민주당 후보의 중량감과 자질을 더 신뢰하는 것 같다. 본선 경쟁력도 민주당 후보가 앞선다고 본다.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저와 안 신당 측 후보로 거론되는 김효석 전 의원, 이석형 전 함평군수와 가상대결을 붙여봤는데, 제가 김 전 의원과 이 전 군수를 각각 46.9% 대 32.0%, 49.4% 대 29.6%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민주적이고 공정한 공천을 통해 도민들의 뜻을 잘 담아낸다면 민주당은 전남지사를 뽑는 6월 4일 선거에서 꼭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민주당에 대한 호남지역 민심이반이 심하다.
"호남에서 그야말로 있는 힘 없는 힘을 끌어 모아서 지지해 주었는데, 이제 민주당이 미덥지가 않은 것이다. 큰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길 것이라고 보지 않고 당이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호남은 민주정부에 대한 열망이 가장 강한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을 통해서 '민주정부를 세우겠다'는 일념으로 지난 대선에서도 90% 안팎의 지지를 보냈는데도 그 염원을 이뤄주지 못하니까, 그리고 앞으로도 민주정부를 세울 것 같다는 신념을 주지 못하니까 상심한 것이다."

"신당, 가난한 집에서 나눠 먹겠다? 당당하지 않다"

이 의원은 당내 경선은 물론 안철수 신당과의 경쟁이 예상되는 본선에서의 승리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안철수 신당에 대해 "더 쉬운 곳에서 나눠 먹겠다는 것은 당당하지 않다"며 "분열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당내 경선은 물론 안철수 신당과의 경쟁이 예상되는 본선에서의 승리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안철수 신당에 대해 "더 쉬운 곳에서 나눠 먹겠다는 것은 당당하지 않다"며 "분열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 이낙연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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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의원의 신당에 대한 기대가 높다.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 신당의 실체가 무엇을 할 것인지 잘 안 보이는데도 지지도가 높게 나오는 것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민주당에 마음을 기대기가 미덥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조사 방법에 따라서는 신당 지지도가 다르다. 민심이 아직은 요동, 출렁거리고 있다. 반사현상으로 인한 막연한 기대감이 있는 것 같다. 확고하게 마음을 주는 것은 아니고 민심이 출렁거리고 있다. 거품도 있을 것이다. 재작년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가 나왔을 때와 비교해 보면 덜 뜨겁다. 그 쪽도 (지지세가) 식어 가고 있지만, (도민들이) 마음을 기댈 곳이 없으니 그 쪽에 기대는 것 같다."

- 호남지역에서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관계설정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글쎄, 예측하기 어렵다. 상식적으로 보면 연대, 통합 논의가 있을 것도 같은데 양쪽이 모두 일단은 이것을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다. '선의의 경쟁하자, 그래서 좋은 자극을 받고 서로 보완하자'는 것은 좋다. 그런데 이런 경쟁 속에서 (민주개혁세력이) 분열된 채로 지방선거를 치른다면, 민주개혁세력이 재기할 수 있는 에너지를 소진하지는 않을까 하는 게 제일 큰 걱정이다. 지혜가 필요하다."

- 지혜라면 결국 선거연대를 의미하나.
"개인적으로 내놓고 말하기는 힘들다. 다만 중앙(당 차원)에서 그런 논의가 활발하게 시작될 것이다. '민주당이 이기느냐, 신당이 이기느냐' 하는 문제에 앞서 민주세력 전체가 참패를 하면, (민주진영이) 폐허가 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민주세력이 재기할 수 있는 싹을 남겨서 어떻게 넘길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할 때가 되었다. 지금처럼 지리멸렬해지고 분산된 채로 선거를 치러 최악의 참패를 겪는다면 민주세력은 그때 어떻게 재기할 수 있을까. 연대는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이지만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전체 선거를 망친다면 신당의 미래에도 도움이 안 될 것이다. 고민스럽다."

- 지역 민주당 소속 지방의원들의 탈당과 신당행이 이어지고 있다.
"각자 알아서 판단하는데, 그 개개인이 처한 사정이 작동했을 것이다. 옆 길을 기웃거리거나 왔다갔다 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지도자의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행여 손해를 보더라도 우직하게 가는 게 국민들이 바라는 바다. 지도자가 잔머리를 쓰거나 하는 걸 국민들이 원치 않을 것이다. 저는 단 한 번도 옆길로 가지 않았다. 과거 민주당과 분당해 창당한 열린우리당에도 가지 않고 민주당을 지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취임사를 정리한 사람이지만 민주당을 지켰다. 분열은 성공하기 어렵다."

- 안철수 의원측의 신당이 민주개혁세력의 분열로 이어질 것이란 의미인가.
"새 정치의 실체가 보이지 않는다. 새로운 정치를 펼치고 민주당의 기득권 벽에 부딪힌 신인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필요하다. 좋은 일이다. 그러나 국가의 새로운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으면서 이벤트나 정치 공학적으로 접근해서는 어려울 것이다. 안철수 의원 지도부(새정치추진위원회) 인사 가운데 한 분이 지역 TV 방송 인터뷰에 응해 설명하는데 내용이 아무것도 없더라. '가족의 행복이 새 정치'라고 하는 것에 놀랐다. '그 콘텐츠밖에 없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새로운 정치라면 야권이 어려운 곳(영남지역)에서 더 벌어와서 (호남에서) 지지해달고 해야 하는데…. 가난한 집에 와서 그것을 나눠 먹겠다는 것은 당당하지 않다. 편한 길로만 가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큰일을 이뤄내겠는가. 안철수 의원이 부산 출신이면 부산에서 의미 있는 도전을 하는 것이 민주세력의 역량을 더 키우는 것이다. 그래야 더 신뢰할 것이다. 그런데 더 쉬운 곳에서 나눠 먹겠다는 것은 당당하지 않다. 이렇게 가다가 민주세력 전체가 재기 불능 상태에 빠지면, 그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가."

이낙연 의원은...
- 1952년 전남 영광 출신
- 1970년 광주제일고졸업·1974년 서울대 법대 졸업
- 1979∼1999년 동아일보사 정치부 기자·논설위원·국제부장
- 2000년∼현재 16·17·18·19대 국회의원(4선)
- 2001∼2002년 국민의정부 당시 민주당 대변인·기획조정위원장
- 2002년 노무현 대선 후보선대위·당선자 대변인·취임사 준비위원
- 2003년∼2007년 민주당 대표비서실장·원내대표·부대표
- 2008년∼2010년 18대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위원장
- 2010년 민주당 사무총장·전남도당 위원장
- 현재 국회 민생포럼 회장·국회 UN-MDGs 포럼 공동대표



태그:#6.4지방선거, #전남지사 선거, #이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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