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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죽어도 역사는 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죽어도 역사는 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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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우리나라 헌법 제1조입니다. 맞습니다. 우리나라는 경제공화국도 아니고, 반공이나 승공공화국은 더더구나 아닌 민주공화국입니다.

우리나라에는 18대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박근혜 대통령 이전에 10명의 대통령, 이승만, 윤보선, 박정희,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이 있습니다. 열 명 모두 성과 이름은 물론 성장배경이나 가치관 또한 같지 않지만 이들 모두는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직을 수행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전에서 '대통령'을 검색하면 '공화국의 최고 지도자로서 외국에 대해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의 원수'로 나옵니다.

한 줄밖에 안 되는 짧은 설명이지만 대통령의 면면이 국가와 국민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고 광범위합니다. 나와는 상관없을 거라고 착각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대통령이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정치·경제·사회적 환경은 물론 문화적 가치조차도 달라진다는 걸 우린 실생활에서 부닥뜨리며 몸과 마음으로 경험하고 있습니다.

평가와 판단은 내가 아닌 누구, 상대방과 역사가 합니다. 어느 대통령이 주장하는 한국적 민주주의는 자가당착에 빠진 독재에 불과했고, 자기 최면에 걸린 듯이 보이는 어느 대통령의 정치 또한 누구와 역사적 입장에서는 대한민국을 망쳐가고 있는 독선으로 평가 될지도 모릅니다.

10명 대통령, 헌법 제1조 기준으로 평가

<한권으로 읽는 대한민국대통령실록> 책표지.
 <한권으로 읽는 대한민국대통령실록> 책표지.
ⓒ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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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으로 읽는 대한민국대통령실록>에서는 10명의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을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 두 문장을 기준으로 평가해 기록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앞으로 전개될 내용은 이 문장을 기준으로 10명의 대통령이 보여준 한국에 대한 사랑을 냉정하게 평가한 이야기들이다. -<한권으로 읽는 대한민국대통령실록> 6쪽-

헌법은 한 나라 최고의 상위법이기도 하지만 통치체제 등에서 최고로 추구되어야 할 가치를 담고 있는 정치·사회적 기준이며 보루라 생각합니다.

뭔가를 판단하거나 평가할 때,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집니다. 하다못해 동네 슈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장남간만 하더라도 위생, 디자인, 가격, 품질 등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달라집니다. 역대 대통령들을 평가 할 때도 정치적 이력, 외교, 국방, 경제, 교육… 등 무엇을 기준으로 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것입니다.   

저자가 10명의 대통령을 기록하면서 그 평가기준(어쩌면 집필기준)을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로 했다는 것이야 말로 가장 바람직한 잣대, 누구에게도 주장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을 설정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책에서는 10명의 대통령이 재위 동안에 보였던 통치행위는 물론 가족사, 성장과정, 정치적 배경과 공과까지를 아우르는 역사적 사실(사고, 사건)까지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역대 대통령들에 대한 평가

이승만 시대는 대립과 갈등, 음모와 권모술수, 반칙과 불법이 판친 카오스의 세월이었다. 그런 까닭에 민중의 삶은 피폐하고, 빈부의 격차는 극심했으며, 나라 경제는 빈곤에 허덕였다. 하지만 혼란 속에서도 대한민국은 국가의 기반을 빠르게 다지며 서고의 옷을 입은 현대화의 대열에 하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한권으로 읽는 대한민국대통령실록> 96쪽-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을 역임한 이승만에 대한 기록 중 일부입니다. 출생과 가족관계, 배재학당에서의 수학과 독립운동 그리고 도미, 임시정부에서의 역할과 탄핵에 이은 정치적 행보 등을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승만은 친일 행위자 척결을 자신에 대한 정치적 도전이자 정부 조직을 와해하려는 행위로 인식합니다. 사법살인과 부정선거를 자행하지만 결국 4·19시민혁명에 무너지기까지의 과정이 마이크로필름으로 비추는 슬라이드처럼 전개됩니다.   

1∼3대를 역임한 이승만과 4대를 역임한 윤보선에 이어 5대부터 9대까지, 무려 5대에 걸친 16년(1963.12∼ 1979.10) 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였던 박정희에 대한 기록과 평가가 이어집니다. 책에서 "박정희는 태어날 때부터 결코 환영받는 식구는 아니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환영받지 못하는 가족으로 출생한 박정희

박정희는 혈서를 쓰고 다카키 마사오(高木正雄)로 창씨개명까지 하며 일본국 장교가 됩니다. 해방 후에는 한때는 동지였던 남로당원들을 색출하는데 적극 협조하는 변절과 배반, 비굴함도 서슴지 않으며 생존합니다. 5·16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는 개헌과 유신독재로 장기집권을 꿈꾸지만 결국 심복 중 한 명인 김재규가 쏜 총에 16년 동안 누렸던 권력이 무상하게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박정희가 사라졌다고 해서 그 흔적까지 없어진 건 아닙니다. 

그때 당시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가 '경제공화국'이나 '반공공화국'이 아니었을까를 의심할 정도로 경제성장과 반공을 몰아붙이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하여 박정희를 평가하고 있는 기록은 짓눌린 암흑기였고, 개발 독재기였으며, 불협화음의 세월이었습니다.

박정희 시대는 군홧발에 짓눌린 어둠 속에서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발이 부르트는 줄도 모르고 무작정 달리기만 했던 광기 어린 질주의 세월이었다. 정치적으로는 총과 군복에 짓눌린 암흑기였고, 경제적으로는 상처를 돌보지 않는 성장 제일주의의 개발 독재기였으며, 사회적으로는 군사문화의 지배 아래 농촌의 붕괴와 도시의 과대 팽창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불협화음의 세월이었고, 문화적으로는 검열과 획일적인 사고의 강요라는 창살에 갇힌 시간이었다. -<한권으로 읽는 대한민국대통령실록> 203쪽-

책에서는 박정희에 이어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기록에 이어 노무현과 이명박을 평가·기록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은 볼 수 없지만 아직도 정치, 사회는 물론 많은 사람들 가슴에서 이런 가치와 저런 그림자로 어른대는 대통령이 있는가 하면 구속을 시켜야 한다는 주인공이 된 이도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변함없어

구랍 24일, 세 식구가 <변호인>을 관람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큰딸이 '아빠가 왜 노무현을 좋아하는 줄 알겠다'라고 했습니다. 허구라고는 하지만 큰딸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노무현은 아빠가 좋아하기에 충분한 대통령이었다는 것에 동감하는 인정이었습니다.

바람이 불면 노란 풍선으로 떠오르는 노무현 대통령
 바람이 불면 노란 풍선으로 떠오르는 노무현 대통령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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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시대는 개인의 자유를 확대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국민의 호합을 실현하기 위한 총체적 실험무대라고 해야 할 것이다.

정치적으로는 지역감정을 극복하고 권위주의를 없애려는 모험적인 시도를 했으나 주도 세력의 한계와 기득권 세력의 반발에 부딪혀 갈등이 심화되고 진보 세력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고, 외교와 국방에서는 미국의 영향력을 축소하고 자주성을 확대하여 한반도 평화시대를 열고자 했으나 미국이라는 거대한 별과 북한 정권의 한계성에 가로막혀 실질적인 결실을 얻는 데는 미흡했다.

경제적으로는 실리 중심의 정책을 구사했으나 5퍼센트 이하의 저성장 구조에 빠진 한국 경제의 현실을 실감해야 했으며, 사회적·문화적으로는 국가주의와 권위주의가 약화되고 참여 민주주의가 확대되는 가운데 개인의 행복과 영달이 가장 중요한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한권으로 읽는 대한민국대통령실록> 474쪽-

박정희가 다카키 마사오(高木正雄)라고 창씨개명 한 반면, 일본에서 이명박을 낳은 이명박의 부친 이충우는 쓰끼야마(月山)이라는 성을 썼다고 합니다. 대통령이 된 이명박이 보인 행보는 한국 민주주의를 탕진한 세월이었으며 갈등과 대결만을 강조한 경쟁입니다. 

이명박 시대는 한마디로 경제만 강조하다 사람의 길을 잃고 4대강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끝난 시대라고 해야 할 것이다. 정치적으로는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일궈놓은 민주주의의 성과를 탕진하기에 여념이 없었으며, 외교와 국방에서는 평화도 잃고 실리도 잃는 어리석은 선택이 반복되었다. 경제적으로는 구호만 있고 발전은 없는 쭉정이 상태에 놓였고, 사회적으로는 빈부와 노소의 갈등과 대결이 지속되었다. 또한 문화적으로는 디지털 문명의 화려한 발전 속에 사람 냄새는 사라지고 경쟁 중심의 일등주의 풍조가 만연했다. -<한권으로 읽는 대한민국대통령실록> 506쪽-

남의 일에는 참으로 현명한 사람들이 자기 일에는 눈멀어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통할 거라고 생각하는 꼼수, 감춰 질 거라고 착각하고 있는 진실이 그렇습니다. 박근혜 정부를 '이명박근혜'정부라고 표현하는 사람(기사)도 봤습니다.

이명박은 현대건설 면접을 볼 때, '건축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창조입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주창하고 있는 창조경제의 실체가 혹시 이명박이 일찌감치 정의한 건설경제를 말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기준으로 하여 기록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통령 실록> 속 10명 중에는 두고두고 드러날 참 대통령도 있고, 감춰진 진실이 드러나며 더욱 추악한 인간으로 평가받는 이도 있을 겁니다.

역사는 기록하고, 진실은 드러납니다. <한권으로 읽는 대한민국대통령실록>은 진실이 드러나는 현재진행형이자 멈추지 않는 역사적 기록입니다.

덧붙이는 글 | <한권으로 읽는 대한민국대통령실록>┃지은이 박영규┃펴낸곳 웅진지식하우스┃2014.1.2┃1만 8000원



한권으로 읽는 대한민국 대통령실록

박영규 지음, 웅진지식하우스(2014)


태그:#한권으로 읽는 대한민국대통령실록, #박영규, #웅진지식하우스, #노무현, #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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