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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나물신문협동조합의 한효석 상임이사, 오산 편집인, 박새로미 상근기자
 콩나물신문협동조합의 한효석 상임이사, 오산 편집인, 박새로미 상근기자
ⓒ 김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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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 지역에서 창간을 준비하고 있는 지역신문 협동조합이 있다. 한번 들으면 쉽게 잊히지 않는 이름, '콩나물신문협동조합'. 지난 3일 부천시 삼정동에 있는 콩나물신문협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했다. 지난해 12월 중순에 협동조합 인가 신청을 해서 올 1월 말에야 인가가 나올 예정이라 아직 신문사 간판은 없었다. 한효석 상임이사, 오산 편집인, 그리고 1월 2일 첫 출근을 한 박새로미 상근기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왜 신문 이름을 <콩나물신문>으로 정했는지 물었다. 콩나물 재배업자 단체 회보인가 오해받기 딱 좋은 이름이기 때문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물었는데, 생각보다 꽤 심오한 대답이 돌아왔다.

한효석 상임이사는 "○○시민신문, △△민주일보 같은 추상적 개념을 담은 이름은 워낙 흔하므로, 건강하지 못한 다른 신문이 창간하면서 비슷한 이름을 쓰면 오해를 받아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콩나물신문>처럼 구체적인 이름을 쓰면 사람들이 기억하기도 쉽고, '시금치신문' 같은 유사한 이름의 다른 신문이 나와도 헷갈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콩나물신문>은 처음 신문 이름을 고민할 때 여러 이름을 거론하다 스치듯 나왔던 것 중 하나였습니다. 말해 놓고 보니, 서민적이고 값이 쌀 뿐 아니라, 콩나물시루에 빽빽이 들어선 모습이 콩나물시루 같은 부천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거예요. 우리 일상생활과 밀착된 이름이라 모두가 좋다고 해서 선정됐습니다." (한효석)

"호랑이, 까치, 토끼 같은 이름은 호불호가 갈립니다. 하지만 콩나물은 그렇지 않더군요." (오산)

"친구도 제가 <콩나물신문>에 취직했다고 하니까 이름이 정감이 간다며 좋다고 해요." (박새로미)

신문사를 협동조합 형태로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신문사의 원리와 협동조합의 원리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많은 지역신문들을 주식회사나 1인 사주 형태로 만드는데, 둘 다 소수인 대주주나 사주의 전횡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협동조합은 다수가 논의해서 결론을 도출하는 방식이기에, 자본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는 건강한 신문을 만들어내는 데 아주 적합한 방식이라는 것이다.

"신문에는 부천사람 중심의 기사를 싣습니다. 부천과 관련된 사람, 관련된 이야기 등을 쓰는 거죠. 부천에 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쓰지만, 부천에 살던 남학생이 군대를 갔다면 군부대로 찾아가 그 남학생을 인터뷰 할 수도 있고, 부천에 살던 목사님이 호주로 이민을 갔다면 호주 목회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실을 수도 있습니다. 부천사람이 서울 직장에서 일한다면 서울 이야기를 담을 수도 있고요. 가깝고 먼 이웃 이야기를 담는 것이 우리 협동조합의 설립 목표입니다." (오산)

"가깝고 먼 이웃 이야기 담는 게 <콩나물신문> 설립 목표"

 콩나물신문협동조합이 자리하고 있는 부천시 삼정동 담쟁이문화원
 콩나물신문협동조합이 자리하고 있는 부천시 삼정동 담쟁이문화원
ⓒ 김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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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협동조합에는 어떤 이들이 참여한 것일까? 친분이 있던 이들이 의기투합해서 만들었으리라 생각했는데, 창간 계기는 예상 밖이었다. 신문사가 입주한 담쟁이문화원에서 지난해 6월 '지역신문, 협동조합을 만나다'라는 강좌를 열었는데, 40명의 수강생이 강좌를 수강했다.

그들은 평소 협동조합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협동조합을 실현할 도구로 지역신문을 선택해 공부 모임을 만들었는데, 공부 모임에서 직접 신문을 만들어보니 정말 행복해서 신문을 제작하는 협동조합까지 만들게 됐다는 것이다. 참여한 20여 명의 조합원들은 기사도 쓰고, 기획도 하고, 아이디어도 내고, 광고도 내며 다양한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현직 교사, 전직 강사, 부동산 중개업자, 자영업자, 인터넷 방송인, 대학생 등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조합원들은 일터에서 일하다 월요일 저녁 7시 30분이 되면 마치 무엇엔가 홀린 듯 이곳에 모여들어 이야기하고 신문을 만듭니다. 신문을 만든다고 살림살이가 나아지지는 않죠. 하지만 행복한 일을 하기에 조합원 개개인의 삶의 질은 매우 높아졌습니다. 여기서 '힐링'을 하는 거죠." (한효석)

현재 3호까지 나온 준비신문은 지하철 무료 신문이나 주변에서 쉽게 구하는 생활정보지와 같은 크기였다. 정식으로 발간할 신문도 같은 타블로이드판 크기에, 1주일에 한 번 발행하여 월 6000원을 받는 유료 주간지라고 한다. 부천에는 이미 30여 개의 지역신문이 있다. 아파트 입구에 쌓아두고 필요한 이가 가져가게 하는 신문도 종종 보았다. 그래서 조심스레 물었다.

"저… 팔릴까요?"
"많은 지역신문이 외면받는 이유는 사주의 광고지 수준으로 전락했기 때문입니다. 지역 사회의 건강한 목소리를 충실히 담는다면 독자는 늘어날 것입니다. 20명의 조합원이 10명씩만 설득해서 200명을 만들고, 그 200명이 2000명을 정기구독자로 만들면 2015년부터는 흑자로 돌아서서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의 적자는 출자금과 조합비로 충당하고, 2015년 1월부터는 광고비와 정기구독료로 살아남아야 합니다. 만약 실패한다면 신문을 접는 거고요." (한효석)

바로 어제 출근한 상근기자 앞에서 1년 후 신문을 접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역신문의 녹록지 않은 현실이기도 하다. 박새로미 상근기자는 6:1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했다. 기사를 쓰는 이들이 모두 생업이 있기에 현장취재, 잠입취재, 지역 이슈 취재 등을 전담할 상근 인력이 필요했다. 박 기자는 "남의 말을 잘 들어줄 줄 아는 귀로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대신 이야기해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10년 후에 지역신문들이 연대해 '콩나물일보' 만드는 게 꿈"

 <콩나물신문> 준비3호 1면
 <콩나물신문> 준비3호 1면
ⓒ 김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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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이도 보는 이도 행복한 신문'을 만들고 싶어서 <콩나물신문>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행복해지고 싶은 이들은 조합원으로 참여해 함께 신문을 만들며 행복해지자고 말했다. 하지만 1년 후에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지난해 6월 강좌의) 강사 중 두 명은 성공한 지역신문, 한 명은 실패한 지역신문 구성원이었습니다.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모두 들어보기 위해서였지요. 포털사이트 다음에 우리 카페가 있습니다. 지역신문을 준비하는 이들은 누구나 와서 보고 참고할 수 있도록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혹시 우리가 실패하더라도 우리 다음에 하는 이들은 시행착오를 덜 하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사초를 쓰는 마음으로 차곡차곡 자료를 저장해두고 있습니다." (한효석)

지역신문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해줄 것이 있다고 했다. 마을신문을 준비하는 이들은 협동조합을 만들고 좀 더 뜸을 들여 준비해서 지역신문으로 만들라고 한다. 한 달에 한 번 동 단위로 발행하는 마을신문에 비해, 한 주에 한 번 시, 군, 구 단위로 발행하는 지역신문이 좀 더 넓은 독자층을 가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업무와 비용도 분담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사실 <오마이뉴스>도 지역뉴스를 보면 좀 약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처음부터 전국 단위 신문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각 지역별로 우리를 벤치마킹한 '콩나물신문'이 만들어지고, 10년 후에는 그 건강한 지역신문들이 연대해서 중앙일간지를 만드는 상향식 신문, 말하자면 '콩나물일보'를 만드는 것입니다." (한효석)

"Think globally, act locally(생각은 세계적으로, 실천은 지역적으로). 지역신문이 지역신문인 이유는 사고는 글로벌하게 하지만, 활동은 내 주변부터 하기 때문입니다." (오산)

신문 협동조합을 만들어 내 지역 소식과 약자의 이야기를 담을 뿐만 아니라, 만드는 이도 보는 이도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목표를 지닌 부천의 지역신문 <콩나물신문>의 행보를 주목해보자. 다른 지역에도 <콩나물신문>의 방식을 전해주며 지역신문 연대를 통해 '콩나물일보'로 성장해갈까? 아니면 1년 후 신문을 만들며 행복해했던 조합원들의 기억만을 남긴 채 조용히 사라져버릴까? <콩나물신문>의 앞날을 응원해본다.

덧붙이는 글 | 콩나물신문협동조합 조합원들은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30분 부천시 삼정동 담쟁이마을 건물 3층에 모여 신문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역신문을 만들고 싶은 분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콩나물신문> 인터넷 카페 cafe.daum.net/2013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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