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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시 산본중심상가에 ‘안녕하십니까’ 대자보가 붙었다.
 군포시 산본중심상가에 ‘안녕하십니까’ 대자보가 붙었다.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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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군포시 산본중심상가에 '안녕하십니까' 대자보 2개가 붙었다. 2개의 대자보는 각기 다른 사람이 쓴 것으로 보인다. 글씨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대자보는 산본중심상가의 중심지인 원형광장 옆의 국민은행 건물 벽에 붙었다.

2개의 대자보 끝에는 '20대 군포청년', '군포 21살'이라고 씌어 있어 군포의 20대 청년들이 써서 붙인 것으로 짐작된다. 군포에서 '안녕하십니까' 대자보가 붙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은 '군포 20대 청년'들이 쓴 대자보 내용이다.

첫번째 대자보. 제목은 '다들 안녕하십니까?'.

저는 안녕합니다. 아니 안녕했습니다. 2013년 갓 스무 살이 된 저는 그전까지 있던 많은 사회적 정치적 문제들에 고등학생이 뭘 할 수 있겠어. 대학 가는 게 먼저지 하고 자기 합리화를 하며 홀로 안녕해왔습니다.

그리고 2013년 국정원 대선개입과 철도 의료 민영화 노란, 철도 노조파업 그리고 최근 서울역 분신자살까지 많은 일이 있었고 이제서야 와닿는 문제들에 마음은 불편했지만 또 그렇게 지금까지 해왔듯이 외면하며 안녕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물었던 다들 안녕들 하십니까? 라는 말에 이제는 안녕 못한 저의 대답을 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안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비록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는 않더라도요.

꽃을 꺾을 수는 있어도 봄이 오는 것은 막을 수는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정말로 안녕들 하십니까? - 군포 21살 -

군포시 산본중심상가에 ‘안녕하십니까’ 대자보가 붙었다.
 군포시 산본중심상가에 ‘안녕하십니까’ 대자보가 붙었다.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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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20대 군포청년'이 쓴 대자보. 이 대자보에는 '공포정치란 이런 것이다'라는 구절과 '여러분은 지난 1년 안녕하셨는지요?'에는 붉은 선이 그어져 있다. 글을 쓴 이가 일부러 그은 것인지, 누군가 보고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 그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제목은 '안녕들 하십니까?'.

지난 2013년을 돌아본 저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최근 철도노조파업을 하면서 '안녕하십니까' 대자보가 유행했습니다. 대자보를 시작하여 지난 주말에는 10만의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파업지지와 박근혜 정권 퇴진을 외쳤습니다. 그리고 2014년 새해... 새해 첫날부터 안타까운 생명이 목숨을 끊었습니다. 40살의 이남종. 그 분은 국정원 특검과 박근혜 퇴진을 외쳤으며 유서에는 '모든 두려움은 자신이 가져갈 테니 용기 내시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잠시.. 2013년을 돌아보게 합니다.

국정원 대선 개입으로 매주 촛불집회가 열렸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나 몰라라 했습니다. 오히려 '공포정치란 이런 것이다!'라고 보여주듯 전교조는 노조 아님! 민주노총은 종복세력! 이라 하며 노동자들을 탄압했고 김기춘 비서실장을 등용시키자마자 채동욱 검찰총장을 내리찍기 하더니 내란음모 조작사건을 만들어 이석기 의원을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에 정의구현사제단 등 종교계가 '독재반대! 박근혜 정권 퇴진!'을 외치자 종복사제단이라며 자신의 맘에 들지 않는 모든 것에 종북 딱지를 붙였습니다. 노동계, 정치권, 종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어느 정도 탄압이 진행되자 이제는 우리의 삶을 직접 망가뜨리려 합니다.

2014년 새해가 되자마자 가스비가 오르고 의료민영화까지 추진하겠다고 합니다. 분명.. 새 정권이 들어섰지만 나아지기는커녕 과거로 후퇴하고 있습니다. 저는 다시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지난 1년 안녕하셨는지요? 바쁘단 이유로, 정치적 중립성을 가져야 한단 이유로... 우리 주변을 외면하고 살지는 않았는지...

잠시 길을 멈추고 이 글을 보는 여러분.. 정말로 안녕하십니까?  -20대 군포청년-


태그:#군포, #안녕하십니까, #산본중심상가, #청년,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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