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18대 대선 1주년 시민사회·종교계 기자회견이 열렸다.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18대 대선 1주년 시민사회·종교계 기자회견이 열렸다.
ⓒ 이주영

관련사진보기


"박근혜 정권 탄생 1주년이 됐는데 느낌이 어떠하냐고 누가 묻더라고. 그래서 말을 바꾸자고 했지. 정권 탄생이 아니라 '권력 장악'이라고. 지난날 지긋지긋한 박정희 독재 20년보다도, 박근혜 '독재' 1년이 더 억울하고 기가 막혀. 숨을 못 쉬겠어."

18대 대통령 선거 1주년인 19일, 목에 핏대를 세우며 말하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얼굴이 붉게 변했다. 그는 "국가정보원이 선거개입을 한 건 그야말로 선거부정"이라며 "백성들이 기가 막혀서 피눈물을 흘리고 한숨을 쉬니, 도리어 정부는 이를 짓밟고 갈기갈기 찢고 있다"고 말했다.

불만과 분노를 쏟아낸 건 백 소장만이 아니었다.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18대 대선 1주년 시민사회·종교계 기자회견'에 참석한 80여 명의 인사들은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에도 묵묵부답하는 청와대와 정부·여당 때문에 답답하다고 입을 모았다.

함세웅 신부는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보훈처, 안전행정부 등 정부 기관들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증거가 나왔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그 자체가 선거 무효에 해당한다"고 규정했다.

"박 대통령, 후보 때처럼 전태일 열사 동상 찾아야"

정부·여당에 비판적이거나 문제를 제기하는 세력을 향해 오히려 '종북몰이'를 하거나 공안정국을 조성하려는 방침을 두고도 '민주주의 파괴'라는 질타가 이어졌다.

권미옥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이번 정권을 최악의 불통·분열 정부라고 규정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며 "박 대통령은 많은 여성과 시민들이 부끄러워하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 위기에 처했다"고 비판했다.

재야 원로 인사인 김상근 목사는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보고 박 대통령에게 투표한 많은 분들이 지금쯤은 허탈해할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통령은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적으로 몰지 마시라. 후보 때 그랬듯이 대통령으로서 전태일 열사 동상을 찾고 인혁당 사건 피해 가족을 만나야 한다. 5.18민주화운동 묘지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도 방문해야 한다. 그래야 오늘의 난국을 극복할 수 있다."

사회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청와대가 적극 야권세력을 수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 김 목사는 "무엇보다도 대통령이 국민들의 소리를 마음으로 듣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 이 상태로 간다면 파국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늘 오후 7시 서울광장서 범국민 촛불대회

시민사회·종교계 원로들이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까지 행진했다.
 시민사회·종교계 원로들이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까지 행진했다.
ⓒ 이주영

관련사진보기


이들은 시민사회 인사 272명과 318개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1년간 일어난 거대한 갈등과 국론분열의 책임은 전적으로 대통령에게 있다"며 "박 대통령은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기를 포기하고 국가권력을 사유화하고 정파의 전유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일어난 총체적인 관권 선거부정행위와 국가기관의 진상 은폐 축소, 수사방해 행위를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하면서 ▲ 독립적 특별검사제 도입 수용 ▲ 남재준 국정원장 등 관련자 전원 해임 ▲ 사이버심리전단 해체를 포함한 국정원 전면개혁 등의 조치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만일 정부·여당이 지금과 같이 '종북몰이'와 '공안통치'를 앞세워 진상을 은폐하고 축소할 경우, 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불신임과 심판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날 오후 7시에는 '관권부정선거 1년 민주주의 회복 국민대회'가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다. 박석운 국정원 시국회의 대표는 "최소 2만 명 이상 이 자리에 모일 것 같다"며 "촛불을 든 많은 시민들이 정부 출범에 대해 근원적인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박근혜 정부, #대선개입, #부정선거, #촛불집회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