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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치과'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창립기념사진
▲ 창립총회 기념사진 '건강한치과'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창립기념사진
ⓒ 정민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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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후 2시, 가칭 '건강한 치과'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성동청소년수련관 무지개홀에서 창립총회를 열었다. 나는 조합원 자격으로 총회에 참석했다. 총회는 오후 5시 20분에 끝났다. 얼마나 참여할까 궁금했는데, 유모차까지 끌고 와서 참여하는 것을 보고 생각보다 뜨거운 열기에 놀랐다.

의사 개인 소유의 병원이 아니라 시민이 함께 만드는 병원
▲ 시민이 운영하는 치과병원 의사 개인 소유의 병원이 아니라 시민이 함께 만드는 병원
ⓒ 정민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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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치과란?
▲ 건강한 치과 10문 10답 건강한 치과란?
ⓒ 정민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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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질환에 국민들이 쏟아 붓는 비용은 건강보험에서 10위 안에 드는데, 치과질환문제에 대한 업무를 관장하는 공공기관이 없는 상태로 개인이 스스로 알아서 해결하고 있다. 그런 상태에서 일반 사람들은 치과를 선택하고 이용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일까. 조합원이 주인이 되는 치과협동조합을 만든다고 하니 넉 달 정도(8월 26일~12월 8일)의 기간 동안 협동조합 기본인원인 500명을 넘어 525명이 모였으며, 1억868만 원에 달하는 출자금이 모였다고 한다. 조합원의 구성은 성동구 지역주민·치과의사·치과위생사·지역단체 등이라고 한다.

많은 조합원들의 참여로 북적거린다.
▲ 조합원 서명하기 많은 조합원들의 참여로 북적거린다.
ⓒ 정민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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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5명의 조합원은 설립동의서를 작성했고, 1인 1구좌(5만 원) 이상 출자금을 본인명의로 납부했다. 창립총회에는 211명이 참석하였고, 113명이 위임장을 냈다. 성동청소년수련관 무지개홀을 꽉 채운 조합원들을 보면서 아는 사람은 몇 안 되는데, 뜻이 통하는 이웃들을 만난 느낌이라 기분이 좋았다.

성동청소년수련관 무지개홀에 꽉찬 사람들
▲ 건강한치과 창립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들 성동청소년수련관 무지개홀에 꽉찬 사람들
ⓒ 정민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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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의 지위는 출자금이 많거나 적거나 간에 상관없이 평등하다고 하니 그것 또한 기분이 좋다. 8일 창립총회를 했으니 시작은 지금부터라고 할 수 있고, 2014년도에 치과병원을 개원할 때까지 해야 할 일도 많다. 이 협동조합의 조합원이 되고 싶으면 1구좌(5만 원)이상의 출자금을 내고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된다.

건강한 치과 의료복지협동조합 창립총회 진행중
▲ 창립 총회 진행 중 건강한 치과 의료복지협동조합 창립총회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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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조합원들의 참석으로 창립총회는 성황리에 개최되었으며, 9인의 이사와 3인의 감사를 선출하였고, 김광수 한양여대 교수가 초대 이사장으로 선출되었다. 협동조합치과가 생기는 것이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아픈 상태에서 의료기관으로부터 속상한 일을 당하지는 않을 것 같다. 올해 기초생활수급자는 3만7000여 명이 탈락했고, 그 수는 현재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이 협동조합이 사람들에게 어떤 문턱을 만들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제약 없는 공간을 제공하고, 취약계층에게도 문을 활짝 연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8일 총회에서 선출된 이사진과 감사
▲ 건강한 치과 협동조합 이사진과 감사 8일 총회에서 선출된 이사진과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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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가 조금이라도 젊으면 이런 협동조합치과에서 근무를 하고 싶은데 그러기엔 나이가 너무 많다. 상업적인 이익에 큰 신경 쓰지 않고, 사람을 치료하는 치과에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치아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다. 핵가족화를 넘어 일인시대와 소수가족시대인 지금 이 시기에 꼭 맞는 형태의 치과라는 생각도 든다.

이사회에서 선출 된 초대 이사장 김광수
▲ 김광수 이사장 이사회에서 선출 된 초대 이사장 김광수
ⓒ 정민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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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스터클러와 산제이 바수는 <긴축은 죽음의 처방전인가>에서 이렇게 이야기 한다.

"사람들은 질병 예방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너무 쉽게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그 중요성을 깨닫게 될 때는 너무 늦어버린다. 민간 기업(미국의 사례에서 보건서비스 부문이 민간으로 이양했을 때)이 불황 시기에 국민들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공공부문이 나서서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

아주 힘든 시기에는 공중보건 프로그램 예산은 감축이 아니라 증액되어야 한다. 우리가 후손들에게 대불황에 관해서 이야기 할 때, 그들은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을 얼마나 잘 돌보았는가, 공중보건 부문에 대한 공동체의 가장 기본적인 요구, 즉 보건서비스, 주택, 일자리 문제를 제대로 해결했는가를 기준으로 우릴 판단할 것이다.

사회의 부를 형성하는 궁극적인 원천은 그 사회의 구성원이다. 구성원들의 건강에 투자하는 것은 가장 좋은 시절에는 현명한 선택이고. 가장 나쁜 시절에는 긴급한 필요이다."(<긴축은 죽음의 처방전인가> 239~240쪽)

'이윤보다 건강을' 우선시 할 것이라는 창립선언문 낭독
▲ 창립 선언문 읽기 '이윤보다 건강을' 우선시 할 것이라는 창립선언문 낭독
ⓒ 정민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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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과는 전혀 상관없는 책 내용인데, 창립총회에서 두 조합원이 함께 읽고, 나머지 조합원들이 모두 같이 마음으로 읽은 '창립선언문'과 기본 내용이 비슷해서 집에 와서 찾아 읽어보았다. "모두를 위한 건강"의 실현에 앞장 설 것이라는 가칭 '건강한 치과'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창립 총회. 나 혼자가 아닌 우리 같이, 새로운 길을 여는 첫 걸음이 순조로워 마음에 든다.


태그:#가칭 '건강한 치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시민이 운영하는 치과병원, #치과위생사, #성동구, #긴축은 죽음의 처방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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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사 . 구강건강교육 하는 치과위생사. 이웃들 이야기와 아이들 학교 교육, 책, 영화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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