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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연희·심곡·검암동 지역의 음식배달 자영업자들로 구성된 ‘연심회 상인협동조합’ 이 오전 10시 30분 롯데리아 연희점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24시간과 배달 영업 중단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인천 서구 연희·심곡·검암동 지역의 음식배달 자영업자들로 구성된 ‘연심회 상인협동조합’ 이 오전 10시 30분 롯데리아 연희점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24시간과 배달 영업 중단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장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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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들어와 있던 롯데리아와 맥도날드가 2년 전부터 24시간 영업과 배달을 하더니 야식 배달을 싹쓸이 하고 있습니다. 보통 음식 배달업의 평균 배달 가격이 1만5000원 정도인데 롯데리아와 맥도날드는 7500원부터 시작해 24시간 배달을 합니다. 엄청난 자본과 유명 연예인을 동원해 공중파 방송에서 이미지 광고를 하고 그것도 모자라 골목 집집마다 '7500원부터 배달 시작, 24시간 배달'이라는 내용이 담긴 전단지를 도배하고 있습니다. 마치 저인망식 쌍끌이 어선처럼 음식배달업의 골목골목까지 휩쓸고 다니는 것입니다. 최소한의 상도조차 저버린 이들의 영업 방식에 우리 영세 소상인들은 생존권마저 위협받는 참담한 실정입니다."

대형마트·SSM(기업형슈퍼마켓) 등 대기업유통재벌들의 횡포에 맞서 싸우던 자영업자들이 대기업 패스트푸드점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전국에서 첫 싸움이다.

인천 서구 연희·심곡·검암동 지역의 음식배달 자영업자들로 구성된 '연심회 상인협동조합' 조합원 50여 명은 4일 오전 10시 30분 롯데리아 연희점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조합원 외에도 인태연 전국유통상인연합회 회장, 이광호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사무처장, 구재용 인천시의회 의원 등 시민단체 회원과 지역 인사들도 함께 했다.

참가자들은 집회에서 "대기업 패스트푸드점들의 영업 방식이 무자비한 공룡처럼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며 "이들의 24시간과 배달 영업으로 매출이 10~30% 중단했다"고 24시간·배달 영업의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 지역은 행정타운으로 관공서도 많고 주변의 학교도 9곳이나 돼 가끔 나오는 단체 주문은 가뭄에 단비처럼 장사할 맛나게 하는 활력소였다. 하지만 패스트푸드점들의 24시간·배달 영업으로 단체주문은 거의 끊겼고 이들의 오토바이만이 단체 주문 배달을 쉴새없이 하고 있다.

3~4년 전만 해도 웬만한 피자나 치킨점의 경우 1~2명의 배달원을 뒀으나, 지금은 부부 둘이서도 인건비를 건지기 어려워 다른 돈벌이까지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특히 꽤 있던 야식업소가 몇 년 사이 점점 줄더니 마지막 야식집이 지난 10월 말 문을 닫는 일도 발생했다.

이들은 야식업소를 밀어낸 장본인이 바로 24시간 배달하는 패스트푸드점들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패스트푸드점 때문에 지역의 음식배달 자영업자들이 모두 죽을 위험에 처했다는 것이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연심회 상인협동조합 조합원들이 24시간과 배달 영업을 하는 롯데리아와 맥도날드를 황소개구리에 비유한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연심회 상인협동조합 조합원들이 24시간과 배달 영업을 하는 롯데리아와 맥도날드를 황소개구리에 비유한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 장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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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용 연심회 상인협동조합 조합장은 "생계를 위협하는 롯데리아와 맥도날드의 횡포에 맞서 참다못해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며 "대기업 황소개구리가 혼자 승자 독식하는 정글이 돼서는 안 된다. 생존권 사수를 위해 끝까지 싸우자"라고 말했다.

인태연 전국유통상인연합회 회장은 "24시간 배달 영업은 야간 노동으로 노동자들의 건강을 악화시키는 행위라서 더 위험하다"며 "자영업자들의 투쟁으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휴업일을 확대하는 규제 법안을 만들 수 있었다. 투쟁을 통해 24시간·배달 영업을 중단시키고 관련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롯데리아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맥도날드 연희점으로 이동해 집회를 이어갔다.

한편, 지난 10월 초 <오마이뉴스> 보도를 보면 24시간 패스트푸드 매장이 처음 생긴 것은 2005년으로 맥도날드가 시작했다. 이후 롯데리아와 버거킹, KFC가 차례대로 24시간 영업을 시작했으며 2013년 9월 현재 맥도날드는 전체 매장의 85%, 롯데리아 24.2%, 버거킹 31.3%, KFC 24.7%를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배달 영업은 2006년 맥도날드가 처음 도입했으며 2010년 롯데리아, 2013년 버거킹 순으로 도입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http://isisa.net)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태그:#패스트푸드, #음식배달업, #자영업자, #인천 서구, #롯데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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