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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오는 28일 신당 창당을 공식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 국회 본회의에 안 의원이 참석하고 있다.
▲ 28일 신당 창당 공식선언 앞둔 안철수 의원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오는 28일 신당 창당을 공식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 국회 본회의에 안 의원이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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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적대적 공존구도를 갖고 있는 한 한국 정치에 아무런 변화는 없다.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정당의 자기 변화다. 혁신. 그런데 양당은 혁신의 모습을 전혀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 이것이 지금 새로운 대안정당이 필요한 이유다."

김성식 전 안철수 캠프 공동선대본부장의 말이다. 그는 지난 21일 부산에서 열린 한 포럼에 참석해 안철수 신당의 비전과 방향에 대해 일침을 놓았다. 이 같은 김 전 본부장의 입장이 알려진 그 이튿날(22일) 안철수 의원실은 기자들에게 짤막한 문자메시지를 보내, 오는 28일 '정치세력화와 관련해 직접 말씀드리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안 의원이 신당 창당과 관련해 어떤 내용을 설명할 것인지는 정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다만 안 의원의 측근인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28일 발표의 성격에 대해 "앞으로 벌어질 창당과정에 대해 밝히는 자리"라며 "지금 왜 새로운 정당을 만들고 이 정당이 왜 필요한지 그 대체적인 방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종북주의와 색깔론으로 민주주의 위기 증폭... 안철수 새 정치 관심 쏠려

'정치적 내전상황'이라고 불릴 만큼 종북주의와 색깔론으로 민주주의 위기가 증폭되고 보수·진보의 진영 간 극단적 이념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철수 의원이 내놓을 새로운 정당의 비전과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그는 1년 전 새 정치 노선을 들고 정치권에 등장했고, 지난 대선 중엔 문재인 후보와 공동으로 새 정치 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선언문 가운데 정당혁신 내용을 보면, 안 의원과 문 의원은 "기성 정당은 중앙당 중심의 권한 집중, 인물과 계파 중심의 줄 세우기, 국민과의 소통 부족 그리고 현장과 유리된 정치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며 "이러한 성찰을 바탕으로 민주통합당은 국민에 대한 책임정당으로서 정당혁신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한다.

이어 ▲ 비대한 중앙당 권한과 기구를 축소하고 당의 분권화, 정책 정당화를 추진하며, 국회가 생산적 정치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는 약속과 ▲ 정당의 의사결정이 민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며, 강제적 당론을 지양하겠다는 점 ▲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제도를 합리적으로 정비하며, 현행 정당국고보조금은 축소하되, 정당의 정책연구소를 독립기구화하여 지원을 더욱 강화하도록 하겠다는 등의 약속이 담겨 있다.

그뿐만 아니라 ▲ 공천권은 국민에게 완전히 돌려드리겠으며, ▲ 기초의회 의원의 정당 공천제도는 폐지하되, 여성의 기초의회 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비례대표제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포함돼 있다. 여기에 덧붙여 ▲ 기존의 정당 구조에 인터넷과 SNS를 활용하는 참여 플랫폼을 탑재하여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네트워크 정당을 실현하겠다는 약속도 들어가 있다.

이 같은 새 정치 약속을 새로 출발하는 세력화 방안에 얼마나 담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안 의원 주변에서는 그동안 기성 정치권이 해왔던 문법과 전혀 다른 방법으로 정당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예고해 앞으로 어떤 방식의 새로운 정치가 펼쳐질 지 의문이다.

다만 지난 대선 당시 안 의원 캠프에서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던 김성식 전 본부장은 지난 22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전날 부산 강연에서 밝힌 '2단계 창당론'에 좀 더 무게를 싣고 새로운 대안정당의 출현을 기대했다.

무엇보다 김 전 본부장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또 안철수 신당은 안철수 신당대로 각자 자기혁신 및 조직화를 통해 국민적 평가를 받고, 그다음 단계인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재편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열어놓고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 전 본부장이 이 같은 생각을 하는 이유는 현재처럼 여야가 적대적 공존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 정치발전은 요원하며 이 구조를 뛰어넘어야 새로운 정치발전의 가능성이 열린다고 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 전 본부장은 "새로운 대안정당이 나와야 실질적으로 한국 정치를 바꾸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며 "민주당의 자기혁신이 있다면 모를까 그것이 요원한 상황이라면 우리 정치의 변화와 수권전망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민주당 일각에선 안철수 신당을 야권분열이라는 시각으로 보는데 그건 꼭 그렇지가 않다"며 "각 정치세력이 현실의 기득권을 지키고 고수하는 한 새로운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새로운 정당 논의를 통해 야권의 진화모델, 야권의 전망을 세울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 전 본부장은 "향후 대안정당 설립은 2단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데 내년에 먼저 이뤄지는 지방선거에서는 각자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뒤이어 진행되는 총선에서는 더욱 개방성을 갖고 힘을 모으는 방향으로 고민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2단계 창당론에 앞서 신당 창당을 예고한 안철수 의원의 역할론에 대해서도 주문했다. 김 전 본부장은 "(안 의원이) 새로운 정치를 바라고 무언가 역할을 해야겠다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판을 깔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안 의원 스스로 자신이 내려놓을 게 있으면 내려놓고 스스로 실천하는 밀알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스스로 '새 정치의 주역'이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4.24 재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3월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호창 무소속 의원, 김성식 전 의원 등 측근들이 곁에서 안 전 교수의 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4.24 재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3월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호창 무소속 의원, 김성식 전 의원 등 측근들이 곁에서 안 전 교수의 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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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본부장의 이 같은 말은 안철수 의원 스스로 '새 정치의 주역'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내려놓고 오히려 안 의원이 깔아놓은 새 정치의 판에서 많은 사람이 뛸 수 있도록 그 판을 벌려야 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그는 "혹자는 오늘의 한국 정치를 정치적 내전 상황이라고도 표현한다"며 "변화의 가능성이 없다면 지금보다 더 심각한 상황으로 갈 수도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전 본부장은 "여야의 적대적 공존관계, 위기의 동북아 정세, 민생문제 등등을 풀려면 정치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민주당이나 안철수 신당이나 정치혁신을 위해보다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김 전 본부장의 지적에 대해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25일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민주당이 스스로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 자체로 국민 앞에 신뢰받는 자기변화를 일으켜야 한다"며 "자기 변화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 의원은 "새로 시작하는 안철수 신당은 기존의 세력과 조직이 없다"며 "기성정당과 다른 차별성 있는 조직화로 새로운 정당의 모델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우리가 지금 하고자 하는 것은 기존의 여태까지 해왔던 정치인들의 말과 행동을 답습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그리고 새로운 정치의 지평을 열어보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그:#안철수 신당, #김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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