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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열린 울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천병태 의원이 반구대 암각화 카이네틱 댐 설치자리에 공룡발자국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1일 열린 울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천병태 의원이 반구대 암각화 카이네틱 댐 설치자리에 공룡발자국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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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 년간 보존방법을 두고 난항을 겪다 올해 6월 가까스로 합의된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 보존방법인 투명 재질 카이네틱 댐(Kinetic Dam) 설치를 위해서는 최근 발견된 1억 년 전의 공룡발자국 문화재에 쇠말뚝을 박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열린 울산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의 울산시 문화체육관광국 행정사무감사에서 천병태 시의원은 이같은 사실을 지적했고, 울산시도 이를 시인했다.

특히 울산시의 제방 설치안에 반대하며 댐 수위 조절안을 고수하다 카이네틱 댐 합의로 청와대와 갈등을 빚다 경질된 것으로 알려진 변영섭 전 문화재청장의 입장과도 맞물려 논란은 증폭될 전망이다.(관련기사: <변영섭 문화재청장 전격 경질의 의미>)

21일 오전 진행된 울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천병태 의원은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카이네틱 댐 설치 장소에 공룡발자국이 발견됐다"며 "댐 설치에 앞서 문화적 가치와 보존방법을 먼저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 문화체육관광국은 카이네틱 댐 설치 자리가 공룡발자국 자리가 맞다고 시인하고 "현재 반구대 암각화 주변 발굴조사가 90%가량 진행중이지만 이 때문에 일정이 한 달가량 연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화재위원회의 의견을 거친 뒤 카이네틱 댐 실시설계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울산시 문화체육관광국 "한 달 연기... 문화재위원회 의견 들을 것"

2013년 10월 29일 울산 울주군 반구대 암각화에서 문화재청이 공룡발자국 발견 언론 설명회를 하고 있다
 2013년 10월 29일 울산 울주군 반구대 암각화에서 문화재청이 공룡발자국 발견 언론 설명회를 하고 있다
ⓒ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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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30일부터 진행된 반구대 암각화 주변 발굴 조사에서 1억년 전 공룡 발자국
 2013년 8월 30일부터 진행된 반구대 암각화 주변 발굴 조사에서 1억년 전 공룡 발자국
ⓒ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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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는 내년도 예산안에 '반구대 암각화 보전과 관련한 가변형 투명 물막이 설치'로 75억 원을 편성해 울산시의회의 심의 의결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카이네틱 댐 설치가 반구대 암각화는 물론 주변 자연환경도 훼손할 것이라는 문화계의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카이네틱 댐 설치 합의 후 절차에 따라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8월 30일 울산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암각화 주변 발굴조사에 착수해 약 1억 년 전의 백악기 초식 공룡발자국화석을 발견했다.

문화재청이 10월 29일 공개한 공룡발자국화석은 반구대 암각화 북동쪽 25~30m, 하상 암면(해발 48~49m, 반구대 암각화와 수직으로 5~6m)에 분포하고 있는데 모두 25개가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3일 후 17개를 더 발견해 모두 42개의 공룡발자국이 발견된 것.

문화재청은 "발자국의 형태로 볼 때 초식공룡인 용각류 또는 조각류의 것으로, 최소 5마리 이상의 공룡이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중 사족 공룡이 지나간 흔적인 보행렬 화석 2열이 발견됐는데, 발자국의 크기는 길이 25~50cm와 폭 29~54cm"라고 밝혔다.

울산에서는 이번 발견 외에도 공룡발자국이 다수 발견된 바 있다. 지금까지 울산에서 발견된 공룡발자국화석 산지는 모두 16곳으로 특히 반구대 암각화 주변인 대곡천 일대에 12곳이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이 중 2곳은 울산 울주군 문화재자료로 지정됐다.

문제는 이번에 발견된 공룡발자국이 카이네틱 댐이 설치되는 자리라는 것. 이 댐은 건축가 함인선 교수(한양대학교 건축학부)가 제시한 것으로, 투명한 재질의 보호막으로 된 소규모의 댐을 반구대 암각화 전면에 설치해 암각화가 물에 잠기는 것을 막는 것이다.

함 교수는 <중앙일보>에 반구대 암각화 보존 대안으로 이 방법을 기고했고, 이후 새누리당 의원들이 이를 환영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 구상안에 따르면 카이네틱 댐은 암각화를 중심으로 앞쪽에 철근(쇠말뚝)으로 기초공사를 한 후 약 30m 길이의 원형 제방을 쌓는 방식인데, 결국 공룡발자국이 발견된 지점에 댐을 고정하기 위한 쇠말뚝을 박아야 한다. 울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이 나온 이유다.


태그:#울산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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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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