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구시교육청
 대구시교육청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대구시교육청이 대구지역 시민단체의 거센 반대에도 지난해 322억 원을 들여 자립형 공립고등학교 등 15개 고등학교에 기숙사를 건립했지만 부실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조속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세달 대구시의회 시의원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으로 공립 19개 고등학교와 사립 19개 고등학교에서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조례를 통해 사회적 배려학생 및 원거리 통학생 등을 우선 선발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대구시의회는 지난해 10월 '대구광역시 각급학교 기숙사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통해 사회적 배려대상자 10%, 원거리 통학생 5%를 우선 선발하도록 규정했으나 A고등학교의 경우 103명이 신청했지만 2명만 선발하고 나머지 학생은 성적순으로 선발했다.

더욱이 기숙사의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학교가 공립은 절반인 9개교에 이르고 사립도 6개교에 이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완공한 15곳의 기숙사 중 6곳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25억 원을 들인 D고등학교의 경우 80명 정원에 50명만 기숙사에 입주해 있으며 C고등학교는 56명 정원에 36명만 입주했다. H고등학교와 S고등학교는 정원보다 각각 16명과 9명이 적었다.

이 같은 우려는 우동기 교육감이 지난 2010년 대구시교육감으로 당선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우동기 교육감은 800억 원을 들여 대구시내 고등학교에 기숙사를 지어 성적을 올리겠다는 공약을 내놓았고 2011년에는 12개 자립형 공립고와 3개 자립형 사립고 등 15개 학교의 기숙사 건립 예산을 확보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일반고 한 학급당 인원이 40명을 초과하는 과밀학급 해소와 겨울에 온수조차 나오지 않는 세면시설 등 절실하고 민감한 현안문제를 도외시한 채 기숙사만 지으려 한다며 우 교육감의 독단적인 행태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시민단체들은 '원거리에서 통학하는 학생들과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기숙사를 짓겠다'는 우 교육감의 약속에 대해 "우 교육감이 성적 상위 소수자만을 위한 특권교육에 매몰돼 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었다.

시민단체들은 대구시의 무상급식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다며 기숙사 건립 대신 무상급식에 나서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현재 대구시교육청의 무상급식 비율은 다른 시도교육청보다 낮은 40% 초반이다.

송세달 시의원은 "막대한 예산을 투자한 기숙사에 성적에 따라 입사를 시켜 사회적 배려대상자나 원거리 통학생 등 여건이 어려운 학생들이 제대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하고 "반드시 조례 제정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그는 "기숙사 정원에 비해 입사 학생들이 없어 기숙사가 비어 있는 경우가 많다"며 "효율적이고 실효성 있는 기숙사 운영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임박한 2학기가 되면 3학년 학생들이 기숙사를 떠나는 경향이 있어 정원이 다 차지 않은 것"이라며 "일부 학교의 기숙사 학생배정에도 일부 문제점이 있었다"고 시인하고 조례에 맞도록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은재식 우리복지연합 사무처장은 "기숙사를 지어 원거리 통학자나 취약계층의 학생들이 기숙사에 입주함으로써 교육의 불평등을 개선하겠다는 우동기 교육감의 제일 큰 공약이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예산낭비와 교육의 불평등 심화에 대해 우 교육감은 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재곤 전교조 대구지부장은 "시민단체나 학부모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돈을 들여 지은 기숙사인데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것은 문제"라며 "건물들을 기숙사 전용으로 쓰지 말고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태그:#대구시교육청, #기숙사, #우동기, #송세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