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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작가) 돌았나?" - 2012년 11월 29일
"(이정희) 저 여자 떠드는 것은 소음" - 2012년 11월 13일
"북한 독재정권의 하수인, 전교조 퇴출" - 2012년 6월 28일, 10월 21일

트위터 아이디 'zlrun'(@ekfflal)이 지난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쓴 글이다. zlrun을 아이디로 사용하는 군무원 ㅈ씨는 1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폭로한 사이버사령부 요원 4명 중 1명이다. 현재까지 트위터, 블로그, '오늘의유머' 사이트 아이디 등 11명의 사이버사령부 요원이 추가로 공개된 가운데, '핵심'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사이버사령부 요원으로 알려진 ㅈ씨의 트위터 'zlrun'(@ekfflal)의 내용.
 사이버사령부 요원으로 알려진 ㅈ씨의 트위터 'zlrun'(@ekfflal)의 내용.
ⓒ zlrun 트위터(@ekffl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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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트위터 아이디 zlrun의 전체트윗(2010년 8월 27일~2013년 10월 14일) 3207개를 분석한 결과 대선을 앞두고 야권 후보를 비하하고,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 옹호하는 내용의 트윗이 다수 발견됐다. 그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해군기지·밀양송전탑 반대 주민 등을 "불법시위꾼"으로 표현했으며 공지영 작가, 이외수 작가, 우석훈 박사를 향해 "돌았나", "선동가"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ㅈ씨는 자신의 또다른 트위터 아이디로 추정되는 '밀리로거'(zlrun777)와 네이버 블로그 아이디 '밀리로거'를 통해 생산과 중계는 물론, 확산까지 맹활약했다. 사이버사령부 대상 수사와 관련해 그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ㅈ씨와 지금까지 밝혀진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의 활동경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밀리로거(zlrun777)'의 네이버 블로그→트위터 '밀리로거'(@zlrun777)→트위터 zlrun(@ekfflal, 이상 모두 ㅈ씨로 추정)→'숟가락'(@spoon1212) 등 나머지 사이버사령부 요원

특히 ㅈ씨가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네이버 블로그 '밀리로거'는 2010년 '국방부가 뽑은 파워블로거'에 선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광진 민주당 의원은 24일 이같은 내용을 공개하며 "국방부가 선정한 파워블로거가 현 사이버사령부 정치댓글 핵심 심리요원으로 확인됐다"며 "파워블로거 선정부터 사이버사령부 군무원 채용과정, 정치댓글 문제까지 국방부는 한 점 의혹이 없도록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후보] 야권 비난 두드러져, 박근혜·박정희 옹호

zlrun은 주로 트위터의 '알티(RT)'를 이용해 글을 썼다. RT는 타인의 트위터 글을 인용함과 동시에 자신의 의견까지 내용에 담을 수 있는 기능이다. 단순히 인용만 할 수 있는 리트윗과는 다르다. RT를 이용한 글은 인용한 타인의 글 앞에 'RT'라는 글자가 붙고 그 앞에 자신이 쓴 내용이 더해지는 형태를 보인다.

zlrun이 지난해 대선 직전 트위터에 올린 글을 보면 야권 후보를 향한 비난이 두드러진다. 특히 이정희 당시 통합진보당 후보에게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으며, 문재인-안철수 당시 후보의 '야권 단일화'를 두고도 "올가미"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사이버사령부 요원으로 알려진 ㅈ씨의 트위터 'zlrun'(@ekfflal)의 내용. zlrun이 지난해 대선 직전 트위터에 올린 글을 보면 야권 후보를 향한 비난이 두드러진다.
 사이버사령부 요원으로 알려진 ㅈ씨의 트위터 'zlrun'(@ekfflal)의 내용. zlrun이 지난해 대선 직전 트위터에 올린 글을 보면 야권 후보를 향한 비난이 두드러진다.
ⓒ zlrun 트위터(@ekffl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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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는 북쪽 정은이가 낸 대선후보? RT @Hyungkyou_: RT @sunjin4321: 오늘의 커밍아웃이 압권. 자기도 모르게 나와 버렸다. 남쪽정부! - 2012년 12월 4일

생각이 다른 사람이 단일화? 이치에 맞지 않죠 RT @kh_kim104: RT @ggabeto: 조금 전 안철수 문재인 단일화 협상장에서 문재인측에서 협상 결과 도중 불만을 갖고 책상을 발로 차고 협상이 딜레... http://dw.am/L1MkV2 - 2012년 11월 20일

단일화란 올가미에 걸려든 사례죠 RT @DanKim1976: 안철수의 사퇴 이유는 단 하나다.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 2012년 11월 23일

반대로 zlrun은 박근혜 당시 후보에겐 지지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문재인 후보와 안보문제로 확실한 각을 세우며 박근혜 후보는 북한눈치 안 보는 안보관을 강조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RT하면서 "대통령이라면 안보의식 확고해야 한다"고 박 후보를 추켜세웠다.

대통령이라면 안보의식이 확고해야.. RT @llhhyy2572: 박근혜, 안보 문제 문재인과 대립각…"가계부채 해결 최우선" http://cyw.do/0FdBK 종북세력은 척결새야 합니다 - 2012년 11월 27일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글을 여러 차례 썼다. 주로 "박 전 대통령이 독재자라는 평가가 잘못됐다"는 내용이다.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 전 대통령의 평가와 관련해 논란이 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박근혜 당시 후보 편에 서 글을 썼다고 볼 수 있다.

사이버사령부 요원으로 알려진 ㅈ씨의 트위터 'zlrun'(@ekfflal)의 내용. zlrun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글을 여러 차례 썼다.
 사이버사령부 요원으로 알려진 ㅈ씨의 트위터 'zlrun'(@ekfflal)의 내용. zlrun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글을 여러 차례 썼다.
ⓒ zlrun 트위터(@ekffl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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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반대했던 사람들이 판단하는 역사평가는 잘못된 것 시대적 배경이나 중립적 입장에서 후세들이 평가해야 한다. RT @juzak12: 박정희 대통령이 독재자라고?   http://durl.me/3we2b3 - 2012년 11월 20일

인정할 건 인정해야죠 RT @bismarksay: 슬픕니다... RT @president1952: 박정희는 오직 일에만 집중하고 평가는 훗날의 역사에게 맡겼던 지도자 - 2012년 12월 2일

[대선이슈]무상복지·투표시간 연장 반대, 국정원 직원 옹호

zlrun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오간 이슈를 두고 박근혜 당시 후보 측과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먼저 복지정책을 두고 야권의 전통적 어젠다였던 '무상복지'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정치인들이 대책없이 무상 무상 외쳐대는 것은 국가를 부도 위기로 몰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과도한 복지 주장은 이제그만 - 2012년 9월 25일 

또 zlrun은 지난해 대선은 물론, 총선에서도 이슈가 됐던 '투표시간 연장'을 두고도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대선 당시 여야는 투표시간 연장을 두고 각각 상반된 의견을 낸 바 있다. 야권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투표시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여권은 "대선을 앞둔 야권의 정치적 주장"이라며 투표시간 연장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사이버사령부 요원으로 알려진 ㅈ씨의 트위터 'zlrun'(@ekfflal)의 내용. zlrun은 지난해 대선 기간에 논란이 된 '투표시간 연장'과 '국정원 직원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해 여당 측에 동의하는 의견을 냈다.
 사이버사령부 요원으로 알려진 ㅈ씨의 트위터 'zlrun'(@ekfflal)의 내용. zlrun은 지난해 대선 기간에 논란이 된 '투표시간 연장'과 '국정원 직원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해 여당 측에 동의하는 의견을 냈다.
ⓒ zlrun 트위터(@ekffl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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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이겨보겠다는 것이 투표시간 연장 여론 조성? RT @cde902: RT @Hpolitics: [트윗판도라] "투표시간연장 그때 처리하지 그랬어?" - 2012년 11월 12일

대선 직전 터진 '국정원 직원의 오피스텔 댓글 공작' 의혹을 두고도 zlrun은 국정원을 옹호하고 나섰다. 그가 자주하던 RT 대신 직접 글을 쓴 내용에는 "국정원 김씨가 작성한 댓글이나 필명 등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나 진술이 없고 결정적 증거도 없이 고발이 가능한 것인가?"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당시 새누리당 측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떤 권한으로 남의 컴터를 보여달라고 할 수 있는지.. RT @lsh4u: 개인숙소라면서 왜 국정원 업무 pc가? 떳떳하면 왜 선관위 직원에 못보여주나! 정권은 뒤집어씌우기 획책말고 압색영장 빨리 발부하라! 2012년 12월 12일

[진보진영 비하]'제돌이'가 대북심리전? "내 트윗보고 욕하면 종북세력"

사이버사령부 요원으로 알려진 ㅈ씨의 트위터 'zlrun'(@ekfflal)의 내용. zlrun은 돌고래를 거론하며 박원순 서울시장이 "종북세력의 거두"라는 평가에 동조하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사이버사령부 요원으로 알려진 ㅈ씨의 트위터 'zlrun'(@ekfflal)의 내용. zlrun은 돌고래를 거론하며 박원순 서울시장이 "종북세력의 거두"라는 평가에 동조하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 zlrun 트위터(@ekffl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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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lrun은 돌고래를 거론하며 박원순 서울시장이 "종북세력의 거두"라는 평가에 동조하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2011년 7월 서울동물원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제주도의 한 돌고래쇼 공연업체에 의해 불법 포획 및 거래된 사실이 밝혀지자 지난해 3월 박 시장이 제돌이의 귀향을 결정, 7월 제주도 바다로 방사된 바 있다.

이를 두고 그는 지난해 11월 21일 "박원순은 돌고래의 자유를 찾아주면서 탈북자의 목숨을 외면하고 있다. 종북세력의 거두다"라는 내용의 글을 RT하면서 "돌고래의 생명이 더 중요하다 생각하나?"라고 동의 의사를 밝혔다. 사이버심리전단의 본래 역할이 대북심리전임을 생각해 볼 때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활동이다.

박 시장 외에도 zlrun은 공지영 작가를 향해선 "돌았나?"라는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29일 "공지영 작가, 12일 간 정권교체 기원 단식기도"라는 글을 RT하며 "돌았나?"라고 썼다. 우석훈 박사가 대선 직후 "전두환과 싸우면서 20대를 보냈습니다. 박근혜와 싸우면서 40대를 보내게 되었군요"라고 쓴 글을 지난해 12월 23일 RT해 "선동가? 반정부 조장하는 사람이네"라고 비하했다.

또 이외수 작가의 글을 RT하며 "국민이 하나되게 선동해주세요"라고 비꼬기도 했고, 전교조와 제주해군기지·밀양송전탑 반대 주민 등을 "불법시위꾼"으로 깎아내렸다.

전교조가 교단에 있으면 우리 미래는 암담해집니다 북한 독재정권의 하수인 역할..학생들에게 대한민국의 가치를 폄훼하고 지킬 필요 없는 나라로 인식시키는 자들이죠 RT @kangminy99 - 2012년 6월 29일

불법시위꾼들 이제 해군기지를 미군기지라고 왜곡까지 시키며 선동까지 하고 있구만! RT @ichwell: #쌍차#철도노조#강정생명평화 강정마을 해군미군기지백지화투쟁 송강호박사 폭행구속90일째 이명박 정권은 군사기지를 백지화 시키고 송강호 박사를 석방하라 - 2012년 06월 29일

공권력 무시하는 것들 보호할 필요 있나?RT @POLICECOREA: 이젠 하다하다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들까지 동원하는 군요 @haribo7256 오늘 오전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시위대의 연행에서, 충남... http://dw.am/L1d8Co 2013년 10월 3일

또 zlrun은 2012년 5월 14일 "내 트윗보고 욕하는 자들은 북한과 깊은 자들이다. 종북 세력이거나"라며 자신과 의견이 다른 이를 '종북세력'으로 몰기도 했다.

사이버사령부 요원으로 알려진 ㅈ씨의 트위터 'zlrun'(@ekfflal)의 내용. zlrun은 2012년 5월 14일 "내 트윗보고 욕하는 자들은 북한과 깊은 자들이다. 종북 세력이거나"라며 자신과 의견이 다른 이를 '종북세력'으로 몰기도 했다.
 사이버사령부 요원으로 알려진 ㅈ씨의 트위터 'zlrun'(@ekfflal)의 내용. zlrun은 2012년 5월 14일 "내 트윗보고 욕하는 자들은 북한과 깊은 자들이다. 종북 세력이거나"라며 자신과 의견이 다른 이를 '종북세력'으로 몰기도 했다.
ⓒ zlrun 트위터(@ekffl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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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트윗보고 욕하는 자들은 북한과 관계가 깊은자들이다 종북세력이거나 RT @proton3312: @ekfflal @spoon1212 ...... http://dw.am/L17o9Z - 2012년 5월 14일

'십알단' 윤정훈 글도 RT, 사이버사령부내 RT 흔적도

윤정훈 목사의 트위터(@JungHoonYoon) 글 5건을 RT하기도 했다. 윤 목사는 지난해 대선 당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SNS미디어본부장'을 맡았다가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터넷 댓글 알바팀인 일명 '십자군알바단(십알단)'을 조직한 이로도 유명하다.

어이없음 RT @jollyy890: RT @JunghoonYoon: "김재연 보좌관, 진보당 폭력사태 직접 가담자?":.. 인증사진에 당원들도... http://dw.am/L1AXkn - 2012년 6월 15일

국민의 판단? 애매하네 RT @dlsqh: RT @JunghoonYoon: 힐링캠프 안철수편. 사회자들 막판에 안철수가 대선 출마하겠다는 답을 유도하려고 무지 애쓴다. 그런데 안철수 국민의 판단에 맡긴단다. 안철수 끝까지 대선 나온다는 말 안했다. 박근혜, 문재인 어쩔 ;; - 2012년 7월 24일

사이버사령부 요원으로 알려진 ㅈ씨의 트위터 'zlrun'(@ekfflal)의 내용. 지난해 대선에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SNS미디어본부장'을 맡았다가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윤정훈 목사의 트위터(@JungHoonYoon)를 zlrun이 RT한 내용.
 사이버사령부 요원으로 알려진 ㅈ씨의 트위터 'zlrun'(@ekfflal)의 내용. 지난해 대선에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SNS미디어본부장'을 맡았다가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윤정훈 목사의 트위터(@JungHoonYoon)를 zlrun이 RT한 내용.
ⓒ zlrun 트위터(@ekffl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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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사령부-윤 목사 사이의 연계 정황이 발견될 경우 국정원 발로 시작된 '부정선거 의혹' 정국에서 '국정원-사이버사령부-새누리당' 간 조직적 공모가 있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어 새누리당 입장에선 구석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

또 zlrun은 같은 사이버사령부로 알려진 트위터 아이디의 글을 200여 회 넘게 RT하기도 했다. 그는 23일 사이버사령부 요원으로 밝혀진 '숟가락'(@spoon1212)의 글을 208회 RT했으며 자신의 또다른 아이디로 추정되는 '밀리로거'(@zlrun777)의 글도 13회 RT했다. 이는 사이버사령부의 활동이 '조직적'이었다는 것의 정황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태그:#사이버사령부, #ZLRUN, #밀리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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