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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일본 아베 총리의 망언이 거듭되는 시기에 딱 맞춰서 독립기념관에서 특별 전시가 열렸다.

천안 독립기념관은 중국 흑룡강성 하얼빈시 침화일군제731부대죄증진열관과 공동으로 '기억해야 할 역사, 소중한 평화'라는 주제로 일본 731부대의 사진자료와 실물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전시가 시작되는 지난 10일, 독립기념관을 찾았다.

'일본 731부대의 세균전 특별 전시'는 7전시관에서 열리고 있었다. 일본군의 비인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잔인한 전시물들도 있어서 15세 미만의 어린이나 노약자, 임산부의 관람을 제한한다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었다. 하지만 관람을 하고 있던 중간에 독립기념관으로 단체 관람을 온 듯한 초등학생들이 전시실로 들어와서 떠들기도 하고 친구들과 장난을 치기도 했다.

한 여학생은 전시된 영상물을 보고 놀라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단체로 아이들을 데리고 온 경우에는 필히 선생님이 동행하면서 올바르게 감상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일본 731부대의 세균전이 열리고 있는 독립기념관 7전시실
 일본 731부대의 세균전이 열리고 있는 독립기념관 7전시실
ⓒ 서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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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전시관 안으로 들어가면 좌우로 제1전시실과 제2전시실이 구분되어 있다. 제1전시실은 731부대의 설립 역사에 대한 내용부터 시작한다. 공식 명칭 '관동군 방역급수부대'인 731부대는 일본 참모본부의 직접 지시를 받는 특수부대였다.

731부대의 초대 부대장인 이시이 시로가 직접 일본 군부에게 세균전의 필요성을 강조하여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세균전 연구의 핵심 역할을 담당할 부대를 창설한 것이다. 하지만 이시이 시로는 2차대전 후에 자신의 생체 실험 연구자료를 미군에 넘겨주는 대가로 전범 재판에 회부되지 않고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731부대장 이시이 시로
 731부대장 이시이 시로
ⓒ 서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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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부대의 예하 소속 부대들은 만주 곳곳에 주둔하며 각종 실험을 통해 세균전 실행 능력을 확보하도록 하였다. 부대에서 말, 소, 양, 낙타, 쥐, 개, 돼지 등을 사육하면서 세균 실험의 재료로 사용하였다. 특히 쥐와 벼룩을 이용하여 유행성 전염병을 퍼트리는 세균 무기를 만들었다. 또한 농작물 생산에 문제를 일으켜 농업 경제를 파괴하려는 목적으로 식물 바이러스에 관한 연구도 실행하였다.

731부대에서 자행된 인체실험 종류
 731부대에서 자행된 인체실험 종류
ⓒ 서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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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부대의 가장 잔혹한 점은 바로 인체 실험을 자행했다는 것이다. 세균 무기의 성능과 효력을 확인하기 위해 흔히 마루타라고 알려진, 살아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이를 위해 항일운동가나 민간인을 간첩 또는 사상범으로 분류하여 실험에 이용하였다.

실험 중에 사망한 시신은 해부용으로 다시 한 번 사용하고,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완전히 소각하였다. 나치가 유대인을 학살할 때 사용한 것으로 잘 알려진 독가스 역시 731부대에서는 살아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는 데 사용했다.

감염된 피를 다른 사람에게 주입하는 세균 감염 실험과 살아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마취도 없이 이루어진 해부 실험 등은 충격을 더해준다. 이런 실험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직접 볼 수 있는데, 일본군의 잔인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상이라 관람에 주의가 요구된다.

세균탄 탄피(길이 65cm, 구경 7.5cm)
 세균탄 탄피(길이 65cm, 구경 7.5cm)
ⓒ 서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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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중에 일본군은 중국 여러 지역에서 36차례나 세균무기를 사용하였다. 페스트, 탄저, 장티푸스, 콜레라 등의 세균을 이용하여 사람과 가축의 피해뿐 아니라 환경오염까지 초래하였다. 생존한 사람들도 그 후유증으로 남은 삶을 고통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1945년 8월 패전을 예견한 731부대는 비밀리에 철수를 하면서 증거인멸을 위해 자료는 소각하고 연구실과 건물들을 폭파시켰다. 또한 실험에 사용되어 감염된 동물들을 그대로 풀어 놓아 만주 지방에는 전염병 피해가 심각하게 발생하였다.

이들이 실험하면서 남긴 기록들은 미군의 비밀 문서로 보관되어 있다가 2007년 세상에 알려지면서 그 잔혹함이 공개되었다. 일본군이 작성한 기록도 고스란히 남아 있어 역사를 모른척 하고 싶은 일본에게 피할 수 없는 증거가 되고 있다.

기억해야 할 역사, 소중한 평화
 기억해야 할 역사, 소중한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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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는 10월 10일부터 다음달 11월 30일까지 이어진다. 위안부나 강제징병 등 일제시대에 행해졌던 여러 사건들과 마찬가지로 731부대의 악행 역시 일본은 적절한 반성과 사과없이 지나왔다. 많은 이들이 이번 특별전시를 관람하여 역사의 아픔을 기억하고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추기를 바래본다.

(전시 내용에 관련한 글은 전시물의 글을 참고하였습니다.)


태그:#일본 731부대의 세균전, #독립기념관, #독립기념관 특별전시, #731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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