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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과 8일에열리는 예산역전 장날 입구 모습입니다.
 3일과 8일에열리는 예산역전 장날 입구 모습입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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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향기가 물씬 묻어나는 예산역전 장날을 소개 할게요. 예산에는 읍내에서 열리는 예산 5일 장날과 예산역 앞에서 열리는 3일 8일 장날이 있습니다. 오늘(8일)은 가을바람이 솔솔 부는 날씨에 설레는 마음으로 역전 장을 가보았습니다.

예산역은 장항선이 지나가는 곳으로 서울에서 출발하여 온양역 다음이 도고온천역 그리고 예산입구인 신례원역에 이어 예산역 대천역으로 이어집니다.

여느 전통장날과 별반 다를 게 없지만, 이곳의 이색적인 풍경은 장항선이 지나는 예산역 주변에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예산역 앞에는 예산 다운지역 아동센터와 예산군 농업기술센터가 연계해 학생들의 자원봉사로 만든 '내 마음의 정원'이 조성돼 있어, 지나가는 나그네들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다운지역아동센터 학생들이 조성한 "내마음의 정원"이 역전 앞에 있어요.
 다운지역아동센터 학생들이 조성한 "내마음의 정원"이 역전 앞에 있어요.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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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아동센터 학생들이 정원에 목화, 로즈마리 등 계절별 꽃을 심고 학생들이 직접 만든 꽃 이름이 적힌 팻말, 바람개비, 냅킨공예화분, 토분 인형 등을 전시했습니다. 지역사회의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을 길러주기 위해 이 정원을 만들게 되었다고 하네요.

예산은 황토 사과, 창소리 쪽파, 고구마 외에도 다양한 농산물을 생산합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도로 교통망이 좋고 도시에 근접한 지역이라 생산한 농산물을 유통하기 좋습니다. 신암 농협에선 직거래 농산물 장터를 개설하고 있는데요. 이와 함께 소농인들은 집안 먹거리 잉여물을 장날에 갖고 나와 좌판을 펼칩니다.  서민적이고 옛스런 장날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지요.

장날에 아주머니가 메밀 부꾸미를 즉석에서 만들어 팔아요.
 장날에 아주머니가 메밀 부꾸미를 즉석에서 만들어 팔아요.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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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역전 장날'이라고 하면 먹거리가 당연히 빠질 수 없는데요. 메밀 전병 속에 파앙금이 들어간 메밀 부꾸미가 기다리고 있어요. 지역농산물을 사용하여 메밀과 팥의 소비를 일으키는 먹거리 장터 풍경이 이색적입니다. 예산에는 버섯을 재배하는 농가들이 더러 있어서 금방 채취한 듯한 표고버섯과 신선한 느타리버섯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어요

올해는 밤이 풍년이랍니다. 지나가는 손님들이 호두를 값만 물어만 보고 그냥 지나간다고 투덜거리는 아주머니의 모습이 정겨운 곳입니다.

역전 장날에는 가을 장날 답게 여름내 흘린 농부의 땀방울이 영글어 빨갛게 타오른 듯한 태양 고추가 고운 빛깔을 뽐내고 있는데요. 고추의 고운 빛깔 사이로 고추 씨앗이 보입ㄴ다. 고추의 매운 캡사이신 성분이 스트레스를 물리치고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올해는 고추가 풍년이라 고춧값이 싸다고 고추파는 사람은 울상이지만 소비자들은 흐뭇해합니다.

장날에는 즐겁게 찐빵을 만드는 빵자수도 있어요.
 장날에는 즐겁게 찐빵을 만드는 빵자수도 있어요.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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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를 흔들며 찐빵 빚는 아저씨의 모습에 잠깐 가던 길을 멈추고 쳐다보는 사람들이 있고, 이동수레에서 마시는 알싸한 오백원짜리 커피의 여유로움이 묻어 나는 곳. 고달픈 삶 속에서도 잠깐의 휴식과 서민들의 정겨운 대화가 있는 예산역전 장날입니다.

충남 예산에는 시설 재배하는 농가들이 더러 있어서 부자들이 많다고 소문이 나 있는데요.
화려한 색상의 파프리카와 애호박이 시선을 자극하네요. 파프리카는 풍부한 비타민으로 인해 남녀노소에게 주목받는 건강식품입니다. 심신안정에 도움이 되는 파프리카는 생으로 먹어도 아삭거리는 식감이 좋습니다.

서해에서 금방 건져 올린듯한 살아있는 꽃게와 해산물도 있어요.
 서해에서 금방 건져 올린듯한 살아있는 꽃게와 해산물도 있어요.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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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에서 금방 건져 올린듯한 살아있는 꽃게와 꾸물꾸물 기어 다니는 산낙지, 바지락이 선선한 가을바람 타고 장을 보러 나온 아낙네들의 발목을 잡습니다. 다슬기와 낙지가 살아 움직이고 아주머니가 양배추를 뒤집어 보고 어느 것이 더 큰가 들었다 놓았다 합니다. 한참을 이러는 모습을 보던 장사아주머니 딱한 표정으로 "에구, 그만 양배추 주무르세요"라고 하네요. 알뜰장바구니를 채우느라 여념이 없는 어머니와 상품을 자식처럼 애지중지 여기는 장사아주머니의 실랑이 속에서 울고 웃는 서민의 애환을 조금 엿볼 수가 있습니다.

촌장날에는 길가에 어디나 펼치면 내전이지요. 어느 아주머니는 이른 새벽에 집안에서 서둔 수확물을 머리에 이고, 하루에 한번 내왕하는 버스를 타고 물건 팔러 나왔데요. 어느 아주머니는 바깥분이 이른 아침에 경운기로 농산물을 실어다 줘서 좌판대를 펼치고 있어요. 오손도손 사는 애기 나누며 손님을 기다리는 작은 그릇 속의 농산물들이 보입니다.

가을장날에 선보이는 구지뽕열매, 천연초, 삼채, 구절초 약초들입니다.
 가을장날에 선보이는 구지뽕열매, 천연초, 삼채, 구절초 약초들입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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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돌 호박과 고구마 그리고 신경성 두통, 기관지 천식 비염, 아토피 피부에 좋은 수세미도 나왔어요. 수세미는 찬 성질이 있어서 몸이 냉하거나 임산부는 금하는 것이 좋다네요. 자색고구마와 햇땅콩도 있어요. 예산역전 가을 장에는 각종 가을 약초들이 선보이는 이색적인 풍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을에 수확하는 달작지근한 구지뽕 열매가 나왔어요. 구지뽕 열매는 항암효과와 각종 부인과 질환에 좋고 몸 안의 어혈을 풀어주고 염증을 가라앉혀준다고 합니다. 생 열매를 그대로 먹거나 말려서 차처럼 달여 마시면 좋아요.

가을이면 보라색 열매를 맺는 천연초 선인장도 나왔어요. 얼마전 천안 배방면에서 천연초 농장을 하시는 김기영님께서 천연초에 대한 언급을 하셨는데요. 칼슘이 풍부한 천연초는 관절염과 피부미용에 특효라 화장품 원료로도 사용한다고 합니다. 정혈 정장작용과 항산화 효과까지 있어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하네요.

깊은 산 속에서 군락을 이루고 피어나는 연분홍, 연보라빛 구절초 향기 가득한 곳에서 채취한 구절초가 가을 시장에 선보입니다. 손발이 냉하거나 산후 부인과 질환에 구절초 줄기와 잎사귀를 말려서 차처럼 달여 마시면 좋다는데요. 꽃을 술에 담가 꽃술을 만들기도 합니다. 짚으로 엮은 구절초 한 다발 사다가 집에 걸어놓고 향기도 맡고 조금씩 차로 달여 마시면 가을의 멋을 한층 살릴 것 같아요.

고랭지에서 자생하는 세 가지 맛을 지닌(인삼, 부추, 마늘) 삼채는 유황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서 항암효과와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피부노화방지와 피를 맑게 하고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각종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 음식 중에 김치 만들 때 양념으로 들어가는 햇생강을 이동차에서 저울로 달아 팔고 있네요. 겨울철에 원기가 없거나 손발이 찰때 생강 대추차 가려 마시면 좋다는 건 다 아시죠? 요즘 농가에서 한창 인기가 있는 쵸코베리 묘목을 화물차에서 팔고 있어요.

트럭에서 쵸코베리 묘목을 팔고 있네요.
 트럭에서 쵸코베리 묘목을 팔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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쵸코베리는 가을에 열매가 달리는데 안토시안이 풍부해 유럽에서 건강 보조식품으로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쵸코베리 열매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능력이 우수하고 혈관 질환에 효과가 있어요. 아로니아 열매는 향기가 좋고 약간 떫은맛이 있지만, 우유와 함께 갈아 먹거나, 즙내어 마시면 건강에 좋다고 해요. 옥수수, 쌀, 보리 등 곡류를 튀겨서 만든 옛날 과자도 만날 수가 있어요.

산낙지와 다슬기, 논우렁도 있어요
 산낙지와 다슬기, 논우렁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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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우렁이와 감홍시, 햇밤, 낙지, 살아있는 꽃게, 바지락... 충남 예산은 넓은 평야 지대로 일조량이 많고 토질이 좋아서 농산물이 우수합니다. 특히 바다가 가까워 신선한 해산물이 풍부합니다. 특히 다양한 농산물을 생산하기 때문에 예산역에 전철이 신설되면 수도권에서 이곳까지 가을여행 삼아 다녀가면 좋을 텐데요. 온천욕도 하고, 가을 냄새 물씬 풍기는 가을 장도 보고 여러 가지로 좋은 조건이 기다리는 곳이랍니다.

이곳 아낙들은 억척스러워도 햇빛에 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챙이 긴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일을 해서 얼굴 피부가 곱답니다. 농업용 전기차와 전기 자전거가 선보이고 풍요로운 먹거리와 서민의 삶 이야기가 있는 예산역전 장날의 모습이었습니다.


태그:#예산역전가을장날, #지역농산물, #메밀부꾸미, #해산물, #황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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