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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다시 현장으로 달려갑니다. 기존 지역투어를 발전시킨 '2013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전국투어'가 4월부터 시작됐습니다. 올해 전국투어에서는 '재야의 고수'와 함께 지역 기획기사를 더욱 강화했습니다. 시민-상근기자의 공동 작품은 물론이고, 각 지역에서 오랫동안 삶의 문제를 고민한 시민단체 활동가와 전문가들의 기사도 선보이겠습니다. 9월, 2013년 <오마이뉴스> 전국투어가 찾아간지역은 대전충청입니다. [편집자말]
"교육전문직(장학사) 시험 문제유출 대가로 돈을 수수하는 등 사실상 장학사직을 매관매직하여 개인적 이익을 추구한 행위로 매우 중대한 범죄행위다." (1심 재판장)
"죄를 저지른 직원들이 중형을 피하려고 나에게 죄를 뒤집어씌웠는데 재판부가 이에 눈을 감았다." (김종성 충남도교육감)

지난 달 4일 1심 재판부(대전지방법원)는 지난해 치러진 충남도교육청 제24기 교육전문직 공개전형과 2011년 23기 시험에서 돈을 받고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종성(64) 충남교육감 등 6명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특히 교육계 수장인 김 교육감에게는 징역8년에 벌금 2억, 추징금 2억8000만원을 선고했다.

반면 김 교육감은 '덮어씌우기'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경찰수사가 시작되자 한때 억울함을 호소하며 음독을 하기도 했다. 1심 재판과정에서도 내내 무죄를 주장하며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김 교육감은 "죄를 저지른 직원들이 중형을 피하려고 나에게 죄를 뒤집어씌웠는데도 재판부가 무죄주장을 철저히 배제했다"며 항소했다. 

<오마이뉴스>가 검찰 조사내용과 판결을 중심으로 사건을 재구성하고 쟁점을 짚어 봤다.

# 장면 1. 누가 주도했나?

 구속되기 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김종성 충남교육감
 구속되기 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김종성 충남교육감
ⓒ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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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주요 등장인물은 김 교육감과 김아무개 장학사(공직감찰 및 교육지원청 감사업무 담당), 조아무개 장학사(장학사 시험 및 인사업무 담당), 노아무개 장학사(공개전형 면접평가 출제위원 및 논술평가 관리위원) 등이다.

지난해 6월 어느 날. 김 교육감은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 김 장학사에게 조 장학사와 상의해 "이번 장학사 시험(24기)에서 김아무개 등 4명을 합격시키고 계열별로 합격시킬 사람들을 더 추천해보라"고 지시했다. 김 교육감은 "선거자금을 만들어 보라"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김 장학사와 조 장학사는 즉시 만나 논의 끝에 논술평가 및 면접평가 문제를 특정 응시자들에게 미리 제공해 합격시키기로 결정했다. 김 장학사가 문제를 만들어 유출했고, 조 장학사는 자신이 선정한 출제위원장 등을 통해 유출된 문제가 출제될 수 있도록 공모했다.

이들은 노 장학사 등과 함께 미리 합격시킬 교사들을 선정한 다음 문제지를 건네주고 각각 1000만 원~3000만 원을 받아 챙겼다. 이들은 모두 16명의 응시자들에게 문제지를 건넸다.

지난 2011년 6월 어느 날. 김 교육감은 이동하는 차안에서 김 장학사에게 "이번 시험(23기)에서 아산 사립학교에 있는 이아무개를 합격시키고 능력 있는 사람들을 추천받아 선거자금을 만들어보라"고 지시했다.

김 교육감은 같은 해 10월경에는 교육감실에서 김 장학사에게 "박아무개 등 2명도 이번 전문직 시험에 합격시키라"고 지시했다. 김 장학사는 당시에도 조 장학사와 상의 후 합격시킬 부정 응시자들을 추천받았고, 이들로부터 그 대가로 각각 1000만 원~2000만 원을 받았다. 당시 문제지를 건네받은 응시자들은 모두 6명이다. 23기와 24기 시험에서 모두 22명을 부정 합격시킨 것이다.

이 과정에서 김 장학사는 합격시킬 대상자를 그때그때 김 교육감에게 보고하고 승락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교육감은 "지시한 사실이 없고 보고 받은 일도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수사결과 김 교육감이 직접 지시해 합격된 사람들은 모두 김 교육감의 선거운동원이거나 친한 지인들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장면 2. 받은 돈 어디로 흘러갔나

시험문제 유출대가로 응시자들로부터 받은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가는 사건을 푸는 열쇠중 하나다. 검찰은 23기와 24기 시험과정에서 수수한 돈이 약 3억여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 돈은 사건 경비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김 장학사를 거쳐 김 교육감의 측근인 이아무개씨에게 전달됐다. 이씨는 이중 일부는 입금 관리했고 일부는 김 교육감의 지시에 따라 땅을 매입하는 데 지출했다. 김 교육감은 지난 2010년과 2011년 각각 결혼한 딸과 아들 축의금 2억 원을 김 장학사를 통해 이씨에게 보관하도록 했다.

김 장학사는 "'돈을 가져온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관하면 좋겠습니까'라고 물었고 김 교육감은 '축의금을 맡겨준 이아무개에게 맡겨 둬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김 장학사는 이어 "맡길 때마다 보고했다"고 말했다. 김 장학사는 자신의 명의로 근저당권을 설정한 땅과 관련해서는 "김 교육감이 퇴직을 하고 나서 막내아들이 직업이 불안전해 건물을 지어서 주겠다고 얘기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수수한 돈 대부분이 결국 김 교육감에게 건너간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김 교육감은 "결혼한 딸과 아들 축의금을 맡긴 바 있지만 부정응시자들로부터 받은 돈에 대해서는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충남교육청 장학사 선발 시험 비리와 연루된 4명의 피고인들에 대한 재판이 열리고 있는 대전지방법원
 충남교육청 장학사 선발 시험 비리와 연루된 4명의 피고인들에 대한 재판이 열리고 있는 대전지방법원
ⓒ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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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면 3. 대포폰 누가 먼저?

검찰은 김 교육감이 공모했다는  핵심 거증자료중 하나로 대포폰 통화내역을 제시했다.

김 장학사는 2010년 교육감 선거직후 김 교육감이 '편하게 통화하고 싶으니 핸드폰을 만들어 달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교육감이 지시로 타인 명의로 두 개의 대포폰을 만들어 김 교육감에게 건넸다는 것이다. 반면 김 교육감은 "김 장학사가 '교육감님과 둘이만 통화했으면 좋겠다'며 먼저 대포폰을 건넸다"고 반박하고 있다. 검찰은 "장학사가 상관인 교육감에게 먼저 대포폰을 건넸다는 것은 사회통념상 맞지 않는다"며 김 장학사의 주장을 인정했다.

대포폰의 사용 시기도 김 교육감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김 교육감은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339회에 걸쳐 대포폰으로 김 장학사와 통화했다. 통화기록 확인결과 휴일은 물론 설 연휴에도 통화했다. 특히 24기 교육전문직 공개전형을 앞둔 6월 중순과 말까지 모두 15차례에 걸쳐 통화했다.  

검찰은 "김 교육감이 차명폰으로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 김 장학사와 자주 통화한 것은 비정상적이고 은밀한 대화를 자주한 것을 의미하며 통화내역도 김 장학사 진술과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 장면 4. "징역사는 것뿐이 없지 뭐"

지난 2월 김 장학사는 경찰에 출석해 범행을 자백했다. 김 장학사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김 교육감이 범행에 가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직후 김 교육감은 김 장학사를 대전 유성에 있는 한 모텔로 은밀히 불러 경찰조사 내용을 캐물었다. 당시 모텔방에서 김 교육감과 김 장학사가 나눈 대화 내용은 재판부가 김 교육감의 공모여부를 판단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 교육감: "앉아. 나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준비를 해야 하쟎아"
김 장학사: "있는 사실대로 얘기를 했어요"
김 교육감: "어떻게 얘기했는지 알아야지 내가"
<김 장학사가 경찰 진술 내용을 설명한다(중략)>
김 교육감: "그래서 그랬구나. 그렇게 이야기가 됐으니까 들어오라고 그러지 경찰에서..."
김 장학사: "빼도 박도 못하는 거죠"
김 교육감: "빼도 박도 못하게 나를 ***가 되어 있네"
<중략>  
김 장학사: " 예 그래서 어차피 이렇게 벌어진 거 교육감님께서 이제 사실대로 인지하시고 가장 좋은 방법은 무슨 방법인가..."
김 교육감: "징역사는 것뿐이 없지 뭐"
<(중략) 한동안 침묵>
김 교육감: "그려 내가 원망은 안 할게, 원망은 안 하고, 나도 똑 같지 뭐, 나도 막지 못한 것이 나도 책임이 있고...그 순간 내가 판단을 잘못해서 한 거고..."

검찰은 이를 김 교육감이 김 장학사로부터 경찰 진술을 내용을 전해 듣고 낙담하면서 범행 관여를 간접적으로 시인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또 김 교육감이 범행을 사전에 알고 있었고 자신의 판단에 따라 범행이 저질러졌음을 인정한 것으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도 검찰의 판단을 받아들였다.      
                    
#장면 5. 김 교육감은 왜 9000만 원을 김 장학사에게 줬나

김 교육감이 김 장학사에게 건넨 9000만원의 성격도 사건 공모 여부를 다투는 쟁점 중 하나다. 김 교육감은 김 장학사가 응시자들에게 시험 문제를 유출하고 돈을 받았다는 얘기를 처음 들은 것은 지난해 9월 2일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도 김 교육감은 지난해 12월 1000만원과 지난 1월 8000만 원 등 9000만원을 김 장학사에게 건넸다. 모두 현금이다.

 김종성 충남교육감 퇴진을 촉구하며 충남교육청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여오던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는 1일 오전 '부패세력척결과 공교육정상화를 위한 충남운동본부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천막농성 중단 및 각 시군 집회와 서명운동 돌입을 선언했다.
 김종성 충남교육감 퇴진을 촉구하며 충남교육청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여오던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는 1일 오전 '부패세력척결과 공교육정상화를 위한 충남운동본부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천막농성 중단 및 각 시군 집회와 서명운동 돌입을 선언했다.
ⓒ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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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학사는 김 교육감이 "일부 문제가 불거진 부정응시자들에게 돈을 되돌려 줄 필요가 있다고 하자 돈을 건넨 것"이라고 진술했다. 또 "나는 관여되지 않은 것으로 하고 지켜달라며 변호사 비용도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 이 돈의 대부분은 부정응시자 중 문제가 된 사람들에게 반환하는 데 쓰였다. 반면 김 교육감은 "김 장학사가 개인적으로 돈이 급하게 필요하다고 해 빌려준 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교육감의 지시로 김 장학사에게 돈 가방을 전달한 최아무개 비서는 "김 교육감이 경찰조사가 시작되자 김 장학사에게 건넨 것은 돈이 아니라고 부인하라고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김 교육감이 김 장학사의 범행사실을 알고서도 돈을 준 것은 김 장학사를 회유하거나 부정응시자들에게 돈을 돌려주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지급된 것으로 김 교육감이 사건범행 공모자임을 알 수 있는 정황"이라고 강조했다.

#장면 6. 수사정보 왜 요청했나

김 교육감은 지난해 9월 경 평소 가깝게 지내는 지인에게 '장학사 시험비리 수사상황을 수시로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지인은 대전검찰청 직원을 통해 수사진행상황을 파악해 김 교육감에게 전달했다. 김 교육감은 또 김 장학사 등에게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됐으니 대비해라", "영장이 발부된 사람들의 전화번호이니 누구인지 알아봐라" 는 등 수사정보를 유출하고 수사 대비를 지시했다.

김 교육감은 또 지난해 8월 경 다양한 경로로 다수의 직원들로부터 "합격자 중에 이해안가는 사람들이 있다"며 비리의혹과 함께 자체 감사 필요성을 건의 받았다. 그런데도 김 교육감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김 교육감은 또 이례적으로 23기와 24기 교육전문직 전형 면접출제위원장으로 2년 연속 동일인이 선정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내부 직원의 지적에도 이를 묵살했다. 

검찰은 "김 교육감은 수사 대상자들에게 진술 번복을 요구하고 교육전문직 시험의 문제점을 보고받고도 감사지시 등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며 "사건 비리가 김 교육감의 지시에 의한 것이어서 그 진상이 밝혀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 "뉘우치기는커녕 책임전가... 엄정 처벌 불가피"

1심 재판부는 판결이유를 통해 "충남 교육계의 수장으로서 시험에 응시한 교사들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수수하여 직무의 엄결성을 해쳤고 교육계 위상과 권위를 실추시킨 점에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가 개시된 이후 수사정보를 빼내어 공범들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하거나 수사대상자들에게 진술을 번복할 것을 요구하는 등 범행 이후의 정상도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다른 피고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어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육감은 2심에서도 억울함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육감과 검찰 간 치열한 법정공방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때문에 김 교육감이 중대한 범죄행위를 저질렀는지, 그의 주장처럼 음독을 할 만큼 억울한 상황에 몰렸는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김 교육감이 '억울함'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산이 높고 풀어야 할 난제가 많아 보인다. 

김 교육감과 김 장학사 어떤 관계?... 재판부 "조직폭력배도 아니고..."
이번 비리사건의 핵심 등장인물은 김 교육감과 김 장학사다.  김 교육감은 지인의 소개로 수 년 전 김 장학사를 처음 알게 됐다. 이후 김 교육감이 도교육청 교육국장으로 있을 때 두 사람은 공주에서 대전까지 함께 차를 타고 출퇴근하며 친분을 다졌다. 

김 교육감이 보궐선거를 치르면서 두 사람은 급격히 가까워진다. 김 장학사가 선거자금 1억 5000만원을 빌릴 수 있도록 지인을 김 교육감에게 소개한 것이다. 또 김 교육감이 당선되도록 적극 선거운동을 벌였다. 김 교육감이 당선 이후 김 장학사를 감사담당 장학사로 발탁했다.  김 장학사는 일선 학교현장의 분위기나 교육계 인사들의 동향 등 충남 교육계 전반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 수시로 김 교육감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돈독했던 두 사람이 서로 배신했다고 이를 갈고 있다. 김 교육감은 김 교육감은 "믿었던 장학사들이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러 놓고 자신에게 누명을 뒤집어씌운 사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장학사는 "김 교육감이 처벌을 면하려고 책임을 나에게 전가시키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김 장학사와 일을 벌인 조 장학사와 노 장학사도 김 교육감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재판부는 김 장학사에게 징역 3년 6월에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했다. 조 장학사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노 장학사에게는 징역 3년에 벌금 3000만원 및 추징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직폭력배도 아니고 배울 만큼 배우고 학생을 가르쳐온 선생들이 교육감이 시킨 일이라고 무조건 한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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