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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지난해 5월 3일 오전 11시 서울 상암동 팬택 사옥에서 열린 스카이 베가레이서2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제품 출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지난해 5월 3일 오전 11시 서울 상암동 팬택 사옥에서 열린 스카이 베가레이서2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제품 출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 팬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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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베가 시리즈를 앞세워 재기를 노렸던 팬택이 또다시 위기에 직면했다. 팬택은 24일 박병엽 부회장이 물러나고 직원 800여 명이 6개월 무급 휴직에 들어가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이날 오후 은행 채권단을 만나 끝까지 회사를 책임지지 못해 송구하다는 뜻을 전달하고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 관계자는 "다음달부터 ▲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적정규모 인력 유지 ▲ 국내 마케팅 등에 선택과 집중 ▲ 전 직원 2500명 가운데 800여 명 6개월 무급휴직 등을 포함한 고강도 사업구조 혁신을 단행할 계획"이라면서 "그동안 실적 부진 등 경영 전반과 직원 무급 휴직 등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박 부회장이 물러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퀄컴-삼성 투자 받았지만 '보조금 위축'으로 실적 악화

박 부회장의 사의 표명이 처음은 아니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11년 12월에도 채권단에 사의를 밝혔지만 당시 연내 워크아웃 졸업에 합의하는 조건으로 하루 만에 복귀했다.

박 부회장이 1991년 창업한 팬택은 한때 '스카이' 시리즈를 내세워 국내 휴대폰 업계에서 삼성, LG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벤처 성공 신화를 일궜지만 2007년 자금난으로 기업재무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후 팬택은 베가 시리즈를 잇달아 성공시키며 한때 LG전자를 제치고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에 이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 2011년 말 5년 만에 워크아웃에서 졸업했고 올해 들어서는 미국 퀄컴과 삼성전자에서 각각 260억 원, 530억 원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방통위가 이통사 불법 보조금 단속을 강화하면서 스마트폰 판매량이 급격히 줄었다. 그 여파로 지난 1분기엔 78억 원 영업 손실을 기록했고 2분기엔 495억 원으로 손실폭이 커졌다.

팬택 관계자는 "팬택이 그동안 고전한 건 보조금 때문"이라면서 "올해 들어 시장에서 보조금 경쟁이 위축되면서 스마트폰 판매 자체가 안 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은 자체 운영 체제를 가진 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는 국내 사업 중심으로 재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부회장 사임 이후에는 사업 부문을 총괄해온 이준우 대표이사가 계속 회사 경영을 맡을 예정이다.

다음은 박 부회장이 이날 오후 6시 30분쯤 사내 게시판에 올린 담화문 전문이다

담화문

구성원 여러분께

늘 존중하고 아껴 드리고 싶었지만, 많이 부족했습니다. 늘 또한 역량 부재한 경영으로 여러분 모두에게 깊은 상처와 아픔만을 드린 것 같습니다. 깊은 자괴와 책임감을 느낍니다. 부디 이준우 대표를 중심으로 빠른 시장 변화에 대응하여 새로운 팬택으로 거듭나게 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번거롭지 않게 조용히 떠나고자 합니다.

박병엽


태그:#박병엽, #팬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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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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