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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환갑을 맞이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부인 최명길씨가 가져 온 미역국을 맛보고 있다. 김 대표는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며 22일째 노숙농성 중이다.
▲ 천막 농성장에서 환갑 맞은 김한길 17일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환갑을 맞이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부인 최명길씨가 가져 온 미역국을 맛보고 있다. 김 대표는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며 22일째 노숙농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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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환갑을 맞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생일상은 조촐했다. 17일 오전 11시, 서울 시청 광장 앞 천막 당사에서 열린 생일 축하 자리에는 당직자들이 준비한 케이크, 부인인 최명길씨가 준비한 미역국·조기 정도가 상에 올랐다.

이마저도 김 대표는 "노숙하는 사람이 이렇게 좋은 걸 먹으면 욕 먹는다"며 계면쩍어했다. 김 대표의 노숙은 이날로 52일째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일을 우리가 해내야 서로 축하하고 격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열심히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는 "어제 회담 결과 때문에 난감한데… 대통령이 민주주의회복을 반기지 않는다 해도 민주주의는 우리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며 "어제 대통령의 입장을 확인했다, 우리에게 더 많은 고통과 인내가 요구되겠지만 감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7일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환갑을 맞이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농성장으로 미역국을 가져 온 부인 최명길씨를 껴안고 있다. 김 대표는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며 22일째 노숙농성 중이다.
▲ 천막 농성장에서 환갑 맞은 김한길 17일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환갑을 맞이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농성장으로 미역국을 가져 온 부인 최명길씨를 껴안고 있다. 김 대표는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며 22일째 노숙농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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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전 말끔히 차려 입었던 양복은 벗은 채 항상 입던 체크무늬 남방차림의 김 대표는 생일상을 앞에 두고 "성장과정이 유복한 편이 못 돼서 생일이라는 걸 챙기지 않았다, 오늘이 아마 내 생애 생일 중에 가장 많은 분들의 관심을 모으고 축하받는 생일인 것 같다"며 "천막에 나와 있으니 이렇게 좋은 점도 있는 것 같다"고 농을 던지기도 했다.

"천막당사에서 한 달 가까이…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란다"던 박 대통령의 염려는 당직자들이 선물로 대신 챙겼다. 털모자와 패딩 장갑이 그것이다. 가을을 지나 겨울을 지내기 위한 준비다.

김 대표는 "대통령은 국회에 와서 야당 대표를 만난 것을 국민에게 준 큰 추석 선물로 보던데 포장지는 근사한데 선물은 아무것도 없었다, 빈상자가 요란했다"며 "추석 연후에 천막에서 전국 민심을 경청하면서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에 대해 깊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길은 하나 뿐, 더 결기 있고 강력하게"

17일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환갑을 맞이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농성장에 들어서고 있다. 김 대표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의 3자 회담 결과에 대해 "많은 국민이 실망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보름달은 차 오르는데 민주주의의 밤은 길어지고 민생의 그림자는 점점 짙어진다"고 말했다.
▲ 천막 농성장에서 환갑 맞은 김한길 17일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환갑을 맞이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농성장에 들어서고 있다. 김 대표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의 3자 회담 결과에 대해 "많은 국민이 실망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보름달은 차 오르는데 민주주의의 밤은 길어지고 민생의 그림자는 점점 짙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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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회담은 아무 성과 없이 막을 내렸지만 민주당은 더욱 결집하는 모양새다. 하루 전 3자회담에 대해 "불통만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분위기 속에 당 내 의견이 모이고 있는 것이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원내대표단 연석회의에서 전병헌 원내대표는 "제1야당 대표를 완벽한 노숙자로 만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국민의 이름으로 분노하고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며 "3자 회담 후 대통령이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의견이 빗발쳤다, 소통 안 하는 불통령·갑갑한 국민 가슴에 불을 지른 불통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원내대표는 "이제 길은 하나 뿐이다, 더 결기있고 더 강력한 투쟁"이라며 "다시 민주주의를 위해 사즉생 하겠다는 각오로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대통령과 야당 대표 회담 가운데 최악이다, 대통령은 단 하나의 요구도 수용하지 않았다"며 "불통을 넘어 독선과 아집의 정치가 보인다, 더 이상 대통령에게 기대하지 않고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가겠다"고 독자노선을 밝혔다.

이윤석 의원은 "박 대통령은 민심이 한순간에 넘어갈 수 있다는 걸 모르는 것 같다, 박 대통령은 국민 절반의 의견을 무시하고 호도했다"며 "지금 지지도 67%는 신기루 같은 것이다, 하나도 내려놓지 않으려 한다면 모든 것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현장에서 보이지 않는' 최고위원을 향해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당 대표만 고생하시고 최고위원들이 보이지 않는다, 개인 플레이는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17일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환갑을 맞이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장기농성에 대비해 혹한도 견딜 수 있는 털모자를 선물 받자 너털웃음을 짓고 있다. 김 대표는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며 22일째 노숙농성 중이다.
▲ 장기농성 대비, 털모자 선물받은 김한길 17일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환갑을 맞이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장기농성에 대비해 혹한도 견딜 수 있는 털모자를 선물 받자 너털웃음을 짓고 있다. 김 대표는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며 22일째 노숙농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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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민주당은 3자회담이 무산되자, 원내외 병행 투쟁에 대한 '전면 재검토' 입장을 밝힌 상태다.

김관영 민주당 대변인, 정성호 원내수석 부대표는 "당분간 의사일정 협의는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루 전 3자 회담이 끝난 후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는 국정감사 거부 의견도 나왔다.

일단 민주당은 추석 연휴 민심의 향방을 파악한 후 투쟁 전략을 짤 계획이다. 이에 추석 연휴 직후인 오는 23일 의원총회를 열어 당의 향방을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태그:#김한길, #환갑, #노숙, #박근혜, #3자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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