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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환갑을 맞이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부인 최명길씨가 가져 온 미역국을 맛보고 있다. 김 대표는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며 22일째 노숙농성 중이다.
▲ 천막 농성장에서 환갑 맞은 김한길 17일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환갑을 맞이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부인 최명길씨가 가져 온 미역국을 맛보고 있다. 김 대표는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며 22일째 노숙농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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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오는 17일 거리에서 환갑을 맞는다. "박근혜 대통령은 김 대표가 거리에서 환갑상을 받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는 산산조각 났다. 김 대표는 이날 환갑상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노숙 투쟁'을 이어가는 김 대표는 추석 연휴 때도 쌀쌀한 거리에서 지낼 예정이다. "차례만 형님 집에서 지낼 것"이라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16일 오후 3자 회담 결렬 후 양복을 벗고 서울광장 천막당사로 돌아갔다. 그는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많은 얘기가 오갔지만 정답은 하나도 없었다, 대통령과의 담판을 통해 이 땅의 민주주의 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무망하다는 것이 제 결론"이라며 "아쉽게도 민주주의 밤은 길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 결과를 두고 민주당은 격앙된 분위기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밤 비공개 긴급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전하면서 "제1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박 대통령에게 민주당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그 인식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우쳐 주도록 할 것이다, 앞으로 민주당의 투쟁 전략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추석 연휴가 끝난 뒤인 23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9월 정기국회 의사일정은 사실상 중단됐다. 당내에서는 전면적 장외투쟁, 국정감사 보이콧과 같은 초강경투쟁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국은 '강대강' 벼랑 끝 대치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회담 평가] 최악의 영수회담... "완벽한 불통 대통령"

17일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환갑을 맞이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농성장에 들어서고 있다. 김 대표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의 3자 회담 결과에 대해 "많은 국민이 실망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보름달은 차 오르는데 민주주의의 밤은 길어지고 민생의 그림자는 점점 짙어진다"고 말했다.
▲ 천막 농성장에서 환갑 맞은 김한길 17일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환갑을 맞이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농성장에 들어서고 있다. 김 대표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의 3자 회담 결과에 대해 "많은 국민이 실망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보름달은 차 오르는데 민주주의의 밤은 길어지고 민생의 그림자는 점점 짙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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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이번 3자 회담을 '최악의 영수회담'으로 평가했다. 우원식 민주당 최고위원은 16일 밤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의 얘기를 하나도 수용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드레스코드를 정하면서 일방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면서 "이렇게까지 하는 영수회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완벽한 불통 대통령의 모습을 보였다, 야당의 우려와 민심을 전하는 것도 전혀 귀담아 듣지 않았다"면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대통령이 현실 인식이 민심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대통령과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풀 수 있다는 희망은 전무하다, 허망하다"고 밝혔다.

김관영 민주당 대변인은 "국민 기대와 달리 불통으로 일관한 박 대통령은 국정최고책임자로서 사실상의 회담 결렬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정원 국정조사 야당 간사를 맡았던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마이동풍, 우이독경, 동문서답 등 불통의 외국어를 사용하는 '딴나라 대통령' 같았다"고 꼬집었다.

정의당·통합진보당도 박근혜 대통령을 성토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은 "오늘 박근혜 대통령을 통해 확인한 것은 '이제 대한민국에 민주주의는 없다', '유신공작정치에 대해 군말하지 마라', '야당은 더 이상 대화 협상의 상대가 아니다'라는 끔찍한 현실"이라며 "야당의 굴복을 강요한 오늘 회담은 결국 온 국민을 신유신정치에 굴복시키려 한 도전장"이라고 밝혔다.

김재연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요지부동에 절망을 넘어 섬뜩함이 밀려온다"면서 "대통령의 대국민 선전포고를 마주하고 숨죽일 국민들이 아니다, 불붙은 민심에 기름을 끼얹으면 어떤 상황이 벌어지겠는가, 촛불이 들불처럼 번져나가며 민주주의를 짓밟은 공포정치를 심판하는 광경을 목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망] 민주당, 전면 장외투쟁 등 초강경 투쟁예고... 국정감사 보이콧 의견도

박근혜 대통령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6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3자회담을 마친 뒤 나란히 회담장을 나서고 있다.
▲ 3자회담 마친 박근혜-황우여-김한길 박근혜 대통령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6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3자회담을 마친 뒤 나란히 회담장을 나서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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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대화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초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이날 밤 긴급 최고위원회의 격앙된 분위기를 전하면서 "정부·여당은 민주당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이런 불통 대통령 하에서 야당이 택할 수 있는 게 무엇이겠느냐"고 말했다.

당장 9월 정기 국회 의사일정 협의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3자 회담 전 단독 국회 소집 가능성을 언급하며 민주당에 의사일정 협의를 압박했다. 여상규 새누리당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의사일정을 합의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의사일정 합의가 안돼 정기국회 일정은 아무것도 돌아가는 게 없다"고 강조했다.

김관영 민주당 대변인은 "정기국회 전망을 하기 어렵다"면서 "당분간 의사일정을 협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감사 보이콧 의견도 나왔다"고 전했다. 정기국회 최대 정치일정인 국정감사를 보이콧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투쟁전략을 전면 재검토할 예정이다. 현재 민주당의 투쟁전략은 '한발은 국회에, 한발은 광장에'라고 표현되는 원내외 장외투쟁이다. 당내에서는 투쟁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전면적인 장외투쟁으로 나가야 한다는 의견 나왔다"며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추석 연휴 때 민심을 청취해 투쟁 전략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태그:#김한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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