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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5일부터 12일까지 학생 한 명과 인솔 교수 두 명이 이키시마 섬과 규슈 중부 지역을 사전 방문하고, 8월 31일부터 9월 8일까지 학생 9명과 인솔 교수 세 명이 규슈 중부 지역과 아마미오시마 섬을 찾아서 민속 답사여행을 했습니다. 이 두 여행을 통해서 보고 느끼고 겪은 일들을 '규슈기행'이라는 제목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차례 더 이어집니다. - 기자 말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종려나무 잎으로 만든 옷, 파초나무와 파초나무 줄기에서 섬유를 뽑아서 만든 옷(바자마), 그리고 최근 만들고 있는 고급 옷감입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종려나무 잎으로 만든 옷, 파초나무와 파초나무 줄기에서 섬유를 뽑아서 만든 옷(바자마), 그리고 최근 만들고 있는 고급 옷감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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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미오시마 사람들은 열대에 가까운 아열대 지방에 살았기 때문에 옷이 많지 않았습니다. 면화가 이곳에 들어오기 전까지 나뭇잎으로 몸을 가리거나 야자나무 줄기로 섬유질을 뽑아서 실을 만들어 옷을 지어 입었습니다. 특히 여성은 결혼할 때 야자나무 줄기로 만든 옷을 입었는데 그 옷을 바자마 또는 바자킨이라고 합니다.

그 뒤 이곳 아마미오시마 섬에도 면화와 비단이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무명옷이나 비단옷을 입었는데 언제부터인가 귀족들 사이에 비단 옷감에 물들여 입는 습속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차린바이(車輪梅)라고 하는 장미과 관목을 베어다가 잘라서 물에 삶아서 즙을 내어 그것으로 물을 들입니다.

차린바이는 아열대 따뜻한 곳의 바닷가나 산에서 자라는 키 작은 나무(관목, 灌木)입니다. 일본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나무로 길가의 가로수나 중앙분리대 등에도 심습니다. 번식력이나 강해서 씨가 날아와 자라기도 합니다. 이 나무줄기에는 철분 성분이 많아서 물을 들이는데 사용합니다.  

그리고 철분이 포함된 논흙에 옷감을 담가서 물을 들입니다. 차린바이와 논흙으로 여러 번 물을 들이면 진한 갈색이 되는데 이후 베틀을 조정하거나 무늬를 정교하게 집어넣어 아마미오시마 섬 고유의 무늬를 만듭니다.

  사진 설명,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아마미오시마 섬에서 안료로 많이 사용되는 차린바이 나무와 그것을 잘라서 물에 삶아서 물을 내는 과정, 논흙에서 물을 들이는 모습, 요즘 짜고 있는 고급 무늬 비단입니다.
 사진 설명,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아마미오시마 섬에서 안료로 많이 사용되는 차린바이 나무와 그것을 잘라서 물에 삶아서 물을 내는 과정, 논흙에서 물을 들이는 모습, 요즘 짜고 있는 고급 무늬 비단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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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미오시마 섬에는 공장이 많지 않습니다. 대신 물을 들인 옷감을 만들거나, 물들인 옷감으로 옷을 만드는 시설이 산업시설로 유일합니다. 이곳에서 차린바이와 진흙으로 물들인 옷감은 약간 까칠까칠하기 때문에, 이것으로는 여름에 입는 시원한 옷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아마미오시마 섬의 뜨거운 여름을 견디기 위한 문화 요소로 보입니다.

옷감에 물을 들이는 일은 대부분 물감의 상태나 조건에 따라서 달르기 때문에 기계로 할 수 없고 모두 손으로 해야 합니다. 그래서 옷감이 비싸고, 그것이 한 가지 흠입니다. 하지만 옷감의 앞뒤가 모두 똑같이 짙은 색이기 때문에 색깔이 오래가고 천도 질긴 것이 특징입니다.

최근 옷감에 물을 들이는 일이나 이 옷감으로 여름옷을 만드는 일이 '시원한 여름을 보내기' 위한 산업 시설로 선정됐습니다. 이때문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지기도 하고 정치인들이 앞다투어 이 옷을 입고 방송에 나와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사람이 입는 옷은 천이 많이 들어가고 비싸기 때문에 손쉽게 쓸 수 있는 가방, 넥타이, 손수건, 머리띠, 걸게, 목도리 등 관광객을 위한 상품도 많이 팔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옷감에 물을 들이는 것을 이곳에서는 오시마츠므기(大島紬)라고 하는데 확실하지는 않지만 인도, 대만, 오키나와를 거쳐서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마이오시마 섬사람들이 처음 만들던 오시마츠므기 물감 옷입니다. 소박하면서도 단순합니다. 사리초(笠利町) 역사 민속 자료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아마이오시마 섬사람들이 처음 만들던 오시마츠므기 물감 옷입니다. 소박하면서도 단순합니다. 사리초(笠利町) 역사 민속 자료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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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누리집> 아마미오시마 관광협회, http://www.nonbiriamami.com/ ,2013.9.8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아마미오시마 섬, #오시마츠므기 물감 옷, #종려, #파초,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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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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