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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5일 청년과학기술자모임(YESA)는 녹색연합 4대강 현장팀 황인철 팀장과 함께 4대강 사업지 중 하나인 낙동강 유역으로 '4대강 현장 탐방'을 진행하였다. 이번 탐방은 낙동강 지천인 감천과 칠곡보, 강정 고령보 근처 취수장, 버드나무 군락지, 5번 국도 측방 침식 공사 현장 등을 둘러보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실제 탐방 결과 역행침식은 물론, 보 안정성문제, 주변 농가의 피해, 생태계 파괴, 식수원오염, 도로 유실 등 4대강 사업이 일으킨 문제점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역행침식이 고스란히 드러난 감천

감천은 낙동강 지류의 하나로서 4대강 공사로 인한 지천의 역행침식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역행 침식이란 하천의 침식작용이 상류에서 하류로 서서히 진행되는 일반적 양상과 반대로 하류에서 상류 쪽으로 급속히 진행되는 현상을 말한다. 즉, 본류인 낙동강의 강바닥을 무리하게 파냈기 때문에 상류인 감천에서 흐르는 물의 낙차가 커져 역행침식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역행침식으로 인하여 모래가 사라지고 다리 밑둥이 강바닥 위로 드러났다
 역행침식으로 인하여 모래가 사라지고 다리 밑둥이 강바닥 위로 드러났다
ⓒ 청년과학기술자모임(YE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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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행침식으로 인하여 제방의 아랫부분이 훼손되었다
 역행침식으로 인하여 제방의 아랫부분이 훼손되었다
ⓒ 청년과학기술자모임(YE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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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보이듯 다리교각이 침식으로 인하여 모래가 사라지고 다리 밑둥이 강바닥 위로 드러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리뿐만 아니라 주변 제방도 역행침식으로 인하여 아랫부분이 크게 훼손된 것을 볼 수 있었는데, 4대강 사업이 끝난 현재까지도 보강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사실 이러한 피해는 4대강 사업초기부터 예측이 되었던 것으로 역행침식을 막기 위해 하상보호공 등을 설치했으나 자연의 힘 앞에서 모두 무용지물이었다고 한다. 앞으로도 역행침식에 의한 피해 복구 사업에 끊임없이 세금이 낭비될 것이다.

칠곡보, 안정성 우려

칠곡보는 16개의 보 중 그동안 보의 안정성 문제가 가장 많이 제기된 곳이다. 정부는 지난해 3월 칠곡보의 물 새는 현상에 대해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으나 미관 등을 고려해 보수를 완료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많은 토목공학 전문가들은 부실공사에 대한 우려와 설계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칠곡보의 높이는 12m에 달해 대형 댐에 해당하지만 보 기준으로 설계와 시공이 이루어졌다
 칠곡보의 높이는 12m에 달해 대형 댐에 해당하지만 보 기준으로 설계와 시공이 이루어졌다
ⓒ 청년과학기술자모임(YE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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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방이 무너진 칠곡보 하류 지역
 제방이 무너진 칠곡보 하류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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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보는 2년 안에 완공하기 위하여 '10년에 할 일을 1년에 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빠르게 밀어붙였다. 그래서 하루 24시간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은 것은 물론 추운 겨울에도 공사를 강행하였다(겨울에는 콘크리트가 얼어서 강도가 떨어지고 완공 후 금이 가기 쉽다). 그리고 댐 규모의 건축물인 보를 소규모 보의 기준으로 설계했기 때문에 물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보의 누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15m가 넘는 큰 낙차 때문에 강바닥이 지속적으로 파이면서 강바닥에 대한 보강공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완공 후 1년 넘게 계속 보강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를 두고 완공이라 부르기는 힘들어 보인다.

칠곡보 주변 논밭의 피해

칠곡보 인해 수위가 주변 도로와 유사할 정도로 높아졌다
 칠곡보 인해 수위가 주변 도로와 유사할 정도로 높아졌다
ⓒ 청년과학기술자모임(YE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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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칠곡보 준공 이후, 낙동강의 수위가 주변 도로와 유사할 정도로 높아져 있었다. 공사 이전에는 주변 농수로나 지하수보다 수위가 높지 않아 주변의 논, 밭에서 자연 배수가 이루어 졌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인공펌프를 이용하여 돈을 들여 배수를 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보다 배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논밭의 작물이 잘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높은 수면으로 인한 버드나무 고사

보 건설 이후 높은 수위가 일정하게 유지되면서 버드나무가 물에 잠겨 고사했다
 보 건설 이후 높은 수위가 일정하게 유지되면서 버드나무가 물에 잠겨 고사했다
ⓒ 청년과학기술자모임(YE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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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 군락지였던 이곳은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검게 죽어 있었다. 버드나무는 1주일 이상 물에 잠겨 있게 되면 뿌리가 썩어서 죽는다고 한다. 이 지역은 4대강 사업으로 보를 준공한 이후, 높은 수위가 일정하게 유지되면서, 갈수기에도 물이 빠지지 않아 수십 만 그루의 버드나무가 고사하였다. 버드나무 이외에도, 주변 습지들이 모두 잠기면서 습지에 생육하던 다양한 생물들이 사라지게 되었다고 한다.

녹조로 번진 강정고령보 주변 취수장

4대강 사업 이후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식수원의 오염이다. 실제 강정고령보 주변 대구 취수장에서는 강가로 녹조 띠가 형성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수자원공사 측에서는 이러한 녹조를 방지하기 위해 태양열 펌프를 이용해 물을 순환시키고, 오탁 방지망을 취수구 주변에 설치하여 오염물질을 걸러내고 있었다.

낙동강의 경우, 4대강 공사 이전에는 강 하구 외에 녹조가 형성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공사 이후 상류인 이곳 대구·구미까지 녹조가 확산되어 식수원까지 위협받게 된 것이다.

강정고령보 주변 대구 취수장에서는 녹조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강정고령보 주변 대구 취수장에서는 녹조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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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태양열 펌프를 이용해 물을 순환시키고 있다
 녹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태양열 펌프를 이용해 물을 순환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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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취수장 주변에 설치된 오탁 방지망
 대구 취수장 주변에 설치된 오탁 방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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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정수시설을 통해 독성물질을 충분히 걸러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정작 중요한 것은 4대강 사업 때문에 낙동강 원수가 오염되었다는 사실이다. 수질개선을 하겠다고 했던 4대강 사업으로 오히려 강의 수질이 악화된 것이 문제의 핵심인데 정부가 그것을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 없다만 따지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녹조류가 내는 독성물질을 거를 수 있는 고도의 정수시설을 대구는 갖추고 있지만 구미와 같은 중소도시는 갖추고 있지 않아 식수원 문제는 여전하다.

측면침식으로 깊게 파인 5번 국도변

지난 7월 감사원의 3차 감사 결과 드러났듯이, 낙동강은 대운하 사업을 염두에 두고 강 본류의 수심을 6m로 깊게 유지한 채로 역사다리꼴 형태로 강의 직선화 공사가 진행되었다. 공사가 끝나고 강물이 많아지자 낙동강 본류의 과도한 준설로 인해 자연스럽게 측방침식이 일어나 급기야 제방을 무너뜨린 것이다. 이러한 측방침식이 낙동강 바로 옆인 달성보 하류 5번 국도를 위협할 정도로 일어나다보니, 도로가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강 둔치의 보강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측방침식이 일어나 5번 국도변에 위치한 제방이 무너졌다
 측방침식이 일어나 5번 국도변에 위치한 제방이 무너졌다
ⓒ 청년과학기술자모임(YE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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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복원공사 시작해야

4대강 공사는 완공된 지 이미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보수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4대강 사업이 완공되는 데 2년 걸린 것을 생각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문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는 한 앞으로 이러한 보수공사를 끊임없이 수행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22조 원이 넘는 엄청난 공사비를 쏟아 부었지만 물이 깨끗해지기는커녕 해마다 녹조와 취수장의 오염 가능성을 걱정해야한다는 것은 이 사업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되묻게 한다. 이제는 더 이상 보강공사를 할 것이 아니라, 강이 제대로 흐를 수 있도록 복원공사를 위한 논의를 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가 물길을 터주기만 하면 강은 자연스럽게 제 물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YESA가 운영하는 블로그(http://yesa.tistory.com)에도 기사를 공개합니다.



태그:#4대강 사업, #낙동강, #칠곡보, #강정 고령보, #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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