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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두드러진 행보를 보인 2인극 <트레이스 유>와 <마마 돈 크라이> 그리고 <쓰릴 미>의 공연컷(왼쪽부터)
 상반기 두드러진 행보를 보인 2인극 <트레이스 유>와 <마마 돈 크라이> 그리고 <쓰릴 미>의 공연컷(왼쪽부터)
ⓒ 문화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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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초연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뮤지컬 <쓰릴 미>가 7주년을 맞았다. 소극장 뮤지컬의 성공사례 중에서도 단연 독보적인 작품으로 손꼽히는 <쓰릴 미>는 지난 5월 중순 개막해 소리 없이 그러나 강렬하게 관객들을 뒤흔들어온 바 있으며, 9월 첫 주를 기준으로 2차 캐스트의 마지막 공연일자까지 남은 기간은 이제 20여 일에 불과하다.

뮤지컬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그 명성이 자자하지만 이제 막 공연관람에 입문한 이들에겐 화려한 여느 뮤지컬과 달리 낯선 감성의 작품이 바로 <쓰릴 미>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뮤지컬 <트레이스 유>와 <마마 돈 크라이>를 관람한 후 2인극의 매력에 빠진 이들이라면, 예상컨대 <쓰릴 미>를 놓치는 실수는 범하지 않았으리라고 본다.

뮤지컬 <쓰릴 미>에 출연 중인 2차 캐스트의 6인 3색 페어 공연컷
 뮤지컬 <쓰릴 미>에 출연 중인 2차 캐스트의 6인 3색 페어 공연컷
ⓒ 뮤지컬해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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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앞서 무대에 오른 두 작품의 경우, 미스터리한 극의 구조와 같은 배역이라 하더라도 캐릭터에 대한 배우 개인의 미묘한 해석차로 인해 관객들 사이에서는 캐스트에 따른 재관람이 유행처럼 번지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뮤지컬 <쓰릴 미> 역시, 1차에 이은 2차 캐스트의 6인 3색 페어가 안정 구도에 들어서자 좀 더 다양해진 캐스트의 조합으로 관객들로 하여금 골라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캐스트가 좋아도 작품 고유의 힘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면 크기를 떠나 반짝 이슈로 떠올랐다 사라지기 십상인데, 뮤지컬 <쓰릴 미>는 그런 점에서 조차 매우 흥미롭다. 동성애와 유괴, 살인 등 충격적인 소재들을 다루고 있는데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작품에 대한 호기심과 놀라움을 배가시키기 때문이다.

뮤지컬 <쓰릴 미>는 명석한 두뇌를 가진 두 소년의 위험한 욕망과 서로를 향한 그릇된 소유욕을 그리고 있다.
 뮤지컬 <쓰릴 미>는 명석한 두뇌를 가진 두 소년의 위험한 욕망과 서로를 향한 그릇된 소유욕을 그리고 있다.
ⓒ 뮤지컬해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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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 가지 오해의 소지가 있어 일러두면, 뮤지컬 <쓰릴 미>는 동성애가 주를 이루는 작품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점을 오해해 관람을 주저하는 이를 여럿 봤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소재일 뿐, 그 이면에는 명석한 두뇌를 가진 두 소년의 위험한 욕망과 서로를 향한 그릇된 소유욕을 그리고 있다. 스릴감에 도취해 점점 더 극단적인 범죄에 이끌리는 그와 그를 향한 집착에 가까운 나의 소유욕이 서로를 점점 더 옭아매고, 결국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치닫는다.

마지막 반전도 압권이지만, 공연의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하는 한 대의 피아노 역시 존재감은 배우 못지않다. 뮤지컬 <쓰릴 미>에서의 피아노 선율은 나와 그 사이의 복잡한 심리를 대변하는가 하면, 극의 긴장을 조이고 풀면서 관객과 두 배우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다리가 되어 서로를 이어주기도 한다. 뮤지컬 <쓰릴 미>는 9월 29일까지 신촌 더 스테이지에서 만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문화공감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정지선의 공연樂서, #뮤지컬 쓰릴 미, #2인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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