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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경기도교육청에서 지역교육청에 보낸 공문 경기도교육청 진로진학교육담당 송 아무개 장학관은 자신들이 지난 3월 “반드시 이수”라고 명시해 내려 보낸 공문의 내용을 스스로 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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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교육감 김상곤, 아래 도교육청)이 또 전시성 행정으로 학생 강제동원과 인권침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도교육청이 경기도 내 초등 5~6학년과 중학교 2학년을 상대로 하는 진로교육사이버인증제(아래 진로교육 인증제)와 관련해 이수 목표량을 할당하고 학생들의 참여를 강제하는 등 진로교육 본래의 취지와는 거리가 먼 실적 위주의 전시 행정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은 지난 3월 각 지역교육지원청에 보낸 공문에서 "초등학교는 80% 이상, 중학교는 70% 이상의 학생이 수료하는" 것을 이수 목표로 제시하고, 계획한 일정에 따라 도내 전 지역 해당 초중생들이 이를 "반드시 이수하라"고 지시했다. 이 진로교육 인증제의 실적을 지역교육지원청 평가에 점수로 반영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고양시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이수 실적을 학교성과급에까지 반영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역교육지원청 역시 도교육청 공문을 관내 소속 학교에 전달하면서 "반드시 이수"나 "필수 이수"라고 공문에 명시해 학교와 학생들의 참여를 강요하고 있다.

이 같은 지역교육지원청의 공문을 받은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필수 이수 사항이라고 안내하고 강제로 이수하도록 하는가 하면, 고양시와 평택시 등지에서는 정규수업 중에 학생들을 컴퓨터실 등으로 강제 동원해 이수하도록 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파주시의 한 학교에서는 진로교육 인증제를 이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청소나 체벌을 가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학생인권조례(제9조)에 따르면 '정규교과 이외의 교육활동과 관련하여 자유롭게 선택하여 학습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밝히고 있어, 도교육청과 지역교육지원청의 이 같은 진로교육 인증제 강요는 인권침해라는 주장도 나온다.

더욱이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중학생의 경우 진로교육 인증제 프로그램이 부실하다는 비판까지 일고 있다. 전체 진로교육 20강 가운데 1강~15강까지는 클릭 한 번으로 건너뛰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16강(약 5분 정도) 하나를 더 수강하면 전체의 80%에 해당하는 이수 시간을 채우기 때문에 사실상 학생들은 16강 하나만 수강하면 진로교육 인증제를 이수한 셈이 되는 것이다. 교육청이 앞장서서 학생들에게 편법을 가르친다는 비판과 함께 진로교육의 내실보다는 실적을 위해 학생들을 강제 동원하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진로교육 인증제' 강제동원 논란... 학교성과급에 반영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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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지역교육지원청에서 소속 학교에 보낸 진로교육사이버인증제 이수 상황 제출 및 미이수 학생들을 반드시 이수케 하라는 독려 공문(왼쪽)과 경기도교육청에서 각 학교에 보낸 공문(오른쪽). 초중학생들의 이수량을 강제 할당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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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논란과 문제제기에 대해 도교육청 진로진학교육담당 송아무개 장학관은 "지역교육지원청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반드시 이수하도록 하는 공문을 보낸 것은 우리가 의도한 바가 아니다. 우리가 그렇게 시켰겠는가"라고 반문해 지난 3월 "반드시 이수"라고 명시해 내려보낸 공문의 내용을 부정했다.

송 장학관은 이어 "지역교육청에서 그렇게 하는 것이 지역교육청 평가와 연계돼 있어 그런 줄은 안다. 하지만 그것도 우리가 원한 게 아니었다. 우리 팀이 지난 3월 1일자로 생겼는데 이미 그 전에 지역교육청 평가와 연계가 돼 있었다. 진로교육활성화가 (김상곤) 교육감님 중요정책이고 경기교육 100년의 약속 중 하나인데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어 TF팀을 구성해 이를 존속할지 없앨지 등을 포함해 여러 가지 사항을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은 현재의 시스템을 수정하거나 중단할 의지가 없음은 분명히 했다. "올해는 이대로 간다"는 것이다. 여러 경로를 통해 문제점들이 지적됐고 자신들도 이미 문제점들을 잘 알고 있지만 학생들 강제 동원의 사실관계를 알아보는 것 말고는 올해는 그냥 넘어가겠다는 것이다.

결국 도교육청의 주먹구구식 실적 중심 행정으로 학교와 학생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 오는 12월에는 각 학교마다 진로교육 인증제 이수율 실적 보고도 해야 한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강제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해 놓은 것이다. 제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TF팀까지 구성했지만 사실상 학생들을 강제 동원하더라도 도교육청이 봐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일선 학교 교사들은 도교육청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각 학교마다 진로상담교사를 배치했고 나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이를 지원하는 일을 하지는 못할망정 학생들을 동원해 실적 올리기에만 급급한 전혀 도움도 안 되는 프로그램을 학교와 학생에게 강제·강요하는 것이 도교육청이 할 짓인지 모르겠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파행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진로교육 인증제와 관련해 김상곤 교육감의 속내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는 것이 학교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이다.

'학생진로교육사이버인증제'는 초중학교 학생이 단계별로 구안된 진로교육프로그램을 사이버상에서 정상 이수하였음을 인증하는 제도로서, 도교육청이 지난 2010년 전국 최초 시행을 내세우며 현재까지 시행하고 있다. 김상곤 교육감이 지난 2010년 취임사에서 밝힌 핵심 정책이자 경기교육 100년의 약속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 도교육청 관계자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