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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1일 취임 100일을 맞아 연 기자회견에서 "모든 것이 유리알처럼 투명하고 민주화된 세상에서 야당은 음모론과 조작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며 장외투쟁 중인 민주당을 비판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1일 취임 100일을 맞아 연 기자회견에서 "모든 것이 유리알처럼 투명하고 민주화된 세상에서 야당은 음모론과 조작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며 장외투쟁 중인 민주당을 비판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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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댓글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여야 간의 첨예한 대치 상황은 한동안 계속될 예정이다.

특히,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1일 취임 100일을 맞아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모든 것이 유리알처럼 투명하고 민주화된 세상에서 야당은 음모론과 조작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며 민주당을 거세게 비판했다. 민주당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뭘 잘못해서 사과를 하나, 잘못한 게 있어야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일축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치권 모두 '과거의 감옥'에서 나와 국민의 상식에 맞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는 물론 청와대와 행정부까지 두루 아우르는 발언이었지만 실상은 달랐다. 민주당에 보다 날이 서 있었다.

그는 "지난 100일 동안 여야 관계와 정부의 일하는 방식 등에 대해 참 많은 생각을 했다, 정치권이 참 많이 바뀌고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됐다"며 "이것이 다 정치권이 '과거의 감옥'에 갇혀서 그런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모든 것이 유리알처럼 투명하고 민주화된 세상에서 야당은 음모론과 조작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면서 "부자와 서민 등 이분법적인 구도 하에 민생을 볼모로 잡아서라도 선명성 투쟁을 하는 것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최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장외투쟁 철회도 재차 요구했다. 그는 "먼저 서울광장에 친 천막부터 접어야 한다"며 "지금은 국회 선진화법 시대로 야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여당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야당 스스로가 이런 막강한 권한과 무기를 들고 있다는 것을 잘 알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 문제를 해결해야지 광장으로 나가는 건 '과거의 감옥'에 갇혀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밖에 없다"면서 "거리에서 투쟁하는 것으로 '득점'할 수 있다는 생각은 국민적 상식에 맞지 않는다, 국민들이 그렇게 이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솔직히 국회선진화법은 야당에게 큰 무기이기도 하지만 책임을 방기했을 땐 잘못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양날의 검"이라고 덧붙였다.

"간·쓸개 빼놓았다 말할 정도로 양보... 비상식적 요구 거부할 것"

정부와 여당이 현 정국 난맥상을 풀기 위해 '3자회동(대통령 및 여야 당대표)' 등 민주당의 출구전략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당내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앞서 정의화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야당이 광장에 나가 있고 결산안 심사를 못하고 있는데 집권여당이나 청와대에서 대승적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며 "야당에게 출구를 마련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통령을 직접 당 지도부가 뵙고 3자회동을 건의하는 게 어떻겠냐"라고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최 원내대표는 "(국회를) 나갈 땐 자기 판단에서 나갔는데 출구전략은 여당이 마련해야 하나"라며 "국회의원이 국회에 들어오는데 무슨 명분이 필요하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말씀을 전해드린다"고 말했다.

또 "(국민은) 정쟁, NLL, (국정원) 댓글 등에는 관심없다, 만약 그런 모임이 성사된다면 민생, 전·월세 대책 등을 논의하도록 곁들여야 국민들로부터 '제대로 된 회담을 했구나'하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거기 가서 서로 정치적 주장만 나열하고 나온다면 그런 회담은 안하는 것만 못하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야당이 조건 없이 국회로 복귀해야 하고, 청와대와 여야 대표 간 만남이 성사되더라도 주된 의제는 '민생'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그는 "야당과 정기국회와 결산을 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정국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고 지금도 여러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대통령과 회담 문제에서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제가 끼고 안 끼고가 뭐가 중요한가"라고 말했다.

최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특검 요구에 대해서도 "검찰이 수사했고, 검찰이 기소해 놓고 있는 사안으로 법정에서 판단이 나와야 한다"고 일축했다. 또 "국정원 국정조사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많은 것을 양보했다고도 강조했다.

최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를 수용할 때나 원세훈·김용판 증인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 등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따라 판단했다"며 "수사 중 사안에 대해 국정조사 못하게 돼 있는데 국정조사 요구를 수용했고 핵심증인인 원세훈·김용판 출석이 없다면 여당이 제대로 (국정조사를) 했다고 볼 수 있겠냐는 관점에서 당내 특위위원들 반대에도 수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요새 농담으로 '간·쓸개도 빼놓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그만큼 인내하고 양보했다"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고 상식에 맞는 야당의 주장은 우리가 불리하더라도 과감하게 수용하겠지만 국민 상식에 맞지 않는 무례한 요구에 대해서는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한 오찬에서 이 같은 부정적 의사를 보다 분명히 드러냈다. 민주당이 국정원 사건 관련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도 "잘못한 게 있어야 사과하는 것 아닌가"라며 "대통령이 뭘 잘못해서 사과를 하나"라고 반문했다.

또 국정조사 완료 후 국회 차원의 '국정원 개혁특위'를 추진하겠다는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댓글 활동은) 국정원 내부 운영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를 잘 아는 국정원에서 개혁안이 나왔을 때 국회에서 충분한지 여부를 따져야 하는 것"이라며 "(국정원 개혁특위 설치는) 정치공세 하겠다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민심과 동떨어진 정책 내놓은 정부, 강력하게 드라이브 걸 것"

한편, 최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에 대해서도 '자성론'을 폈다. 그는 "여당도 원칙론에 사로잡혀서 정국을 더 꼬이게 하는 경우가 있고 정부도 과거 패러다임에 갇혀서 민심과 동떨어진 정책을 내놓는 것이 허다하다"며 "상식을 통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무엇보다 그는 주요 정부 정책을 입안·결정하는 과정에서 당이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도 명확히 했다.

그는 "정부는 세제개편안 과정에서 그들만의 논리에 갇혀있음을 보여줬다"며 "연소득 3500만 원 계층을 중산층 고소득층이라며 세금을 더 내라고 했고 전기요금 1만 원 더 아끼려고 에어컨도 못 켜고 온 몸으로 견디는 국민에게 공분을 샀다, 상식적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생 최대현안인 부동산 정책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수요가 폭발적이던 시기에 만들어진 패러다임에 벗어나지 못해 비슷한 처방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국민의 상식에 비추면 많은 것이 잘못됐다, 당이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통령이 현 정국 난맥상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도록 여당이 제대로 견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여당의 쓴 소리는 생산적이어야 한다, 정치적으로 삿대질하고 떠들어서 갈등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또 "민생현장에 있는 당이 늘 청와대에 듣기 좋은 말만 했겠나"라며 "야당과 달리 '일을 되도록 한다'는 입장에서 쓴 소리를 지금까지도 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태그:#최경환,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장외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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