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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청은 20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대기업, 벤처 1세대, 선도벤처기업, 연기금 등 민간의 출자를 받아 6000억원 규모의 미래창조펀드를 조성하고 협약식을 열었다. 왼쪽부터 이종갑 벤처캐피털협회장, 김창호 코오롱 대표, 이기원 네오위즈 대표, 한정화 중기청장, 이오규 두산인프라코어 대표, 김상헌 네이버 대표, 김앤드류 유니퀘스트 대표,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대표
 중소기업청은 20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대기업, 벤처 1세대, 선도벤처기업, 연기금 등 민간의 출자를 받아 6000억원 규모의 미래창조펀드를 조성하고 협약식을 열었다. 왼쪽부터 이종갑 벤처캐피털협회장, 김창호 코오롱 대표, 이기원 네오위즈 대표, 한정화 중기청장, 이오규 두산인프라코어 대표, 김상헌 네이버 대표, 김앤드류 유니퀘스트 대표,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대표
ⓒ 중소기업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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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벤처 투자 부활인가, 정부의 '동반성장' 압박 탓일까?

박근혜 창조경제를 뒷받침할 '미래창조펀드'가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대기업 참여에 힘입어 두 달 반 만에 출자금 6000억 원을 확보한 것이다. 

중소기업청(청장 한정화)은 20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미래창조펀드 출범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네이버, 네오위즈, 다우기술 등 벤처 1세대들뿐 아니라 두산인프라코어, 코오롱 등 이른바 '굴뚝' 대기업 대표들도 참석했다. 이들 대기업이 펀드에 출자한 자금 역시 전체 1/3인 2000억 원에 이른다. 애초 5000억 원으로 예상했던 펀드 규모가 1000억 원이나 늘어난 것도 이들의 참여 덕이다.

미래창조펀드에 대기업 참여 늘어... 창업 초기 투자엔 인색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이날 "처음엔 대기업이나 민간의 펀드 출자 의지가 높지 않았지만 시간이 흘러 관계기관이 노력하고 중소기업 육성 취지에 공감하는 대기업과 민간 투자가 늘어 당초 목표를 초과했다"면서 "지금도 내부적으로 펀드 출자를 검토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있어 앞으로 펀드 규모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최근 대기업은 모바일, 헬스케어, 의료기기 등 신사업에 관심을 늘리고 있지만 벤처투자펀드 출자에는 소극적이었다. 그동안 중기청이 모태펀드를 통해 출자한 펀드의 수익률은 9.11%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지만, 대기업 출자 비중은 2010년 6.4%, 2011년 7.5%에서 지난해 0.9%까지 곤두박질쳤다.
 
창업초기 기업 투자시 수익의 3%를 민간 출자자에게 우선 배분하고 대기업의 벤처기업 인수시 계열사 편입을 3년간 유예하고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등 유인책도 영향을 미쳤지만 최근 '갑을 논란'으로 촉발된 중소대기업 동반성장 분위기도 무관하지 않다.

최근 독과점 논란에 휘말린 네이버가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지난달 29일 1000억 원을 들여 벤처투자 펀드와 문화콘텐츠 펀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김상헌 네이버 대표도 "지난 7월 말 발표한 상생 방안에서 언급한 벤처상생지원펀드의 일환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동반성장위원회도 오는 27일 중소벤처펀드에 출자한 대기업에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5월 15일 '벤처·창업자금 생태계 선순환' 방안의 하나로 미래창조펀드를 만들어 융자 중심의 창업자금 지원을 투자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중기청 모태펀드, 정책금융공사 등 정부자금 1500억 원을 모태로 민간자금 3500억 원을 끌어들일 예정이었지만 대기업, 벤처1세대, 선도벤처기업, 연기금 등의 참여로 민간자금이 4000억 원으로 늘자 정부자금도 2000억 원으로 늘렸다.

다만 선도벤처기업이 중심이 된 2000억 원은 창업 3년 미만 '모험 기업'에 투자하는 반면 대기업이 중심이 된 4000억 원은 성장·후기 단계 기업에 투자한다. 물론 성장후기단계 투자펀드 가운데 15% 정도를 창업 초기 기업에 투자하도록 했지만 위험성은 덜하다.

한국벤처캐피털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캐피탈이 창업 7년 이상된 후기 기업에게 거둔 투자수익률은 27.3%에 이르는 반면, 3년~7년 중기 기업은 4.4%에 그쳤고 창업 3년 미만 초기 기업은 오히려 -6.8%로 손해를 봤다. 이 때문에 벤처캐피털의 초기 기업 투자는 2001년 72.4%에서 지난해 30%로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후기 기업 투자는 2001년 9.8%에서 지난해 44.6%로 증가 추세에 있다.

중기청은 오히려 벤처 투자 자금 회수 차원에서 대기업의 적극적 M&A(인수합병)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정화 청장은 "10여 년 전엔 대기업도 벤처 투자에 활발히 참여했는데 벤처 생태계 침체와 대기업 계열사 편입에 대한 부정적 시각 때문에 역할이 약화됐다"면서 "앞으로 벤처 투자 제약 조건을 풀어주고 M&A 규제를 풀어주면 대기업 참여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미래창조펀드, #창조경제, #중소기업청,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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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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