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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돌산대교 야경. 여수야경의 대표적인 풍경이다.
 여수 돌산대교 야경. 여수야경의 대표적인 풍경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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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저 산업단지를 밝히는 공장의 불빛이었다. 하지만 그를 만난 이후 공장의 불빛이 수많은 별들이 어우러져 속삭이는 은하수로 바뀌었다. 각양각색의 불빛과 어우러진 철골 구조물은 SF영화의 한 장면이 됐다. 여수야경의 재탄생이었다. 경외감까지 들었다.

오동도 음악분수도 색색의 조명과 어우러져 환상적이었다. 지난해 여수엑스포가 열렸던 엑스포해양공원의 불빛도 밤바다에 살포시 안겨 있었다. 시가지를 무대 삼아 수십 가지 색깔로 옷을 갈아입는 돌산대교도 황홀경이었다. 장군도와 밤 시가지를 배경으로 한 색소폰 연주도 금상첨화였다. 지난 10일 밤풍경이 아름다운 여수의 야경투어를 한 느낌이 그랬다.

여수야경투어 길라잡이 손석화씨. 분위기 있는 음악을 이용해 화려한 여수의 밤을 황홀하게 만들어준다.
 여수야경투어 길라잡이 손석화씨. 분위기 있는 음악을 이용해 화려한 여수의 밤을 황홀하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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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산업단지의 밤풍경. 작업을 위한 조명이 근사한 야경을 선사한다.
 여수산업단지의 밤풍경. 작업을 위한 조명이 근사한 야경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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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의 품격을 한 단계 높여준 건 따로 있었다. 야경보다도 더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투어버스를 운전하면서 감칠맛 나는 관광해설에다 색소폰 연주까지 곁들여 준 손석화(46)씨가 그 주인공이다.

손씨가 운전대를 잡고 떠나는 '여수밤바다 야경투어'는 황홀한 경험이었다. 가는 곳마다 풍광과 딱 어우러지는 음악이 흘렀다. <이 거리를 생각하세요>(장은아), <추억>(이필원), <촛불잔치>(이재성), <Worlds>(F. R. 데이비드)가 차내에 깔렸다. 흘러간 팝송과 1970~1980년대 가요가 관광지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버스커버스커의 <여수밤바다>도 감미로웠다. 잔잔하던 음악 소리가 순간 커지기도 했다. 여행객들의 감흥이 배가됐다.

여수 오동도의 음악분수. 밤바다를 배경으로 화려한 불빛의 분수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여수 오동도의 음악분수. 밤바다를 배경으로 화려한 불빛의 분수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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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배경으로 깔고 하는 손씨의 야경 해설에서도 감칠맛이 묻어났다. 적절히 섞여 나오는 사투리가 여행객들을 사로잡았다. 시종 웃음도 끊이지 않게 만들었다. 운전도 부드러웠다. 투어에 참가한 여행객들의 만족도가 최대치에 이른 건 당연한 일. 어떤 여행객은 운전자의 얼굴이 궁금하다며 좌석에서 벌떡 일어나 부러 운전석까지 다녀왔다. 그러고는 다녀와서 하는 말이 가관이다.

"외모는 아녀. 분위기하고 안 맞아. 근데 어쩌면 저렇게 말을 재밌게 할까. 음악 선택도 분위기 있고."

이 말에 웃음바다가 됐다. 나중에 직접 얼굴을 본 투어 참가자들도 그 말에 대체로 동의를 했다. 외모와 해설이 쉽게 연계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여수 장군도와 시가지 밤풍경. 돌산대교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여수 장군도와 시가지 밤풍경. 돌산대교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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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소폰을 연주하는 손석화씨. 그가 여수야경투어 탑승객들에게 선사하는 보너스다.
 색소폰을 연주하는 손석화씨. 그가 여수야경투어 탑승객들에게 선사하는 보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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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야경투어 참가 여행객들은 2시간 내내 황홀했다. 첫사랑 연인이라도 만난 것처럼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는 음악에 사로잡혔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야경에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겼다. 모두들 최고의 운전기사이면서 관광해설가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하잖아요. 분위기 있는 음악 한 곡이 열 마디, 백 마디의 말보다 가슴에 와닿는 것도 이 때문일 거구요. 하물며 밤 풍경을 구경하는 야경투어에서의 음악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죠. 음악은 손님들의 연령과 현장 분위기를 감안해서 골라요."

야경투어에 음악을 접목시킨 배경을 물은 데 대한 그의 대답이었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여수 돌산대교 야경. 여수야경투어는 돌산대교와 오동도, 여수산단 등의 야경을 돌아보는 버스투어다.
 여수 돌산대교 야경. 여수야경투어는 돌산대교와 오동도, 여수산단 등의 야경을 돌아보는 버스투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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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씨는 여수에서 '여수밤바다 야경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야경투어는 저녁 8시 여수엑스포역을 출발해 여수국가산업단지와 이순신대교, 오동도 음악분수, 돌산대교의 밤풍경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2시간 정도 걸린다.

"여수 관광의 경쟁력은 야경에 있습니다. 다른 지역과 차별화가 되거든요. 야간 여행을 즐기는 '올빼미족'이 늘고 있는 것도 도움이 되구요. 앞으로 더 노력해서 야경투어를 여수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손씨의 말에서 여수야경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난다. 재밌는 관광해설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대단한 여수관광해설사다.

여수야경투어 버스 앞에 선 손석화씨. 음악이 있는 관광해설로 여행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여수야경투어 버스 앞에 선 손석화씨. 음악이 있는 관광해설로 여행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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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여수야경투어, #손석화, #여수버스투어, #돌산대교 야경, #여수관광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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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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