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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이 한약우를 홍보하기 위해 돈을주고 상을 샀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주민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봉화군이 한약우를 홍보하기 위해 돈을주고 상을 샀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주민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 봉화한약우프라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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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은 지역 특산품인 '봉화한약우'가 1월 13일 '소비자 브랜드 대상'을 수상했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면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허술한 심사와 수백만 원의 협찬금까지 오간 사실이 드러났다.

국내 한 일간지의 자회사로 알려진 P 잡지사는 매년 공산품, 농축산, 지역특산물 등 종류별로 '브랜드'를 선정해 자체적으로 심사를 한 후 시상을 하고 있다. 문제는 이 잡지사가 각 제품 및 특산물을 심사하는 과정이 허술하기 짝이 없다는 것. '소비자' 라는 이름을 내걸고 심사를 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소비자'들이 참여하는 과정은 없다. 또 전문가들의 심사도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이 잡지사는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 브랜드 대상'을 선정할까.

잡지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참여하는 과정은 없고, 우리가 (모집)공고를 내면 그것을 보고 각 지역이나 업체들에서 참여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그렇게 후보자들이 모집되면 같은 종류별로 수상자를 선정하는데, 그 심사 과정에서 (회사 여건상) 일반인이 참여하지는 못하고 후보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심사한 결과표를 본 후에 선정하고 있다"고 했다. 한마디로 '소비자 브랜드'를 선정하면서 소비자도 참여하지 않고, 전문가들도 심사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봉화한약우에 대한 심사과정도 물었다. 관계자는 '봉화한약우'를 선정하는 과정에 전문가들이 심사를 했느냐는 질문에 "봉화한약우를 심사한 전문가들은 없다. 다만 봉화군에서 우리에게 '한약우'의 우수성을 정리한 자료를 보내온 것을 토대로 선정하게 됐다"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봉화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자신들은 '봉화한약우'에 대한 어떤 자료도 보낸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잡지사는 아무런 자료도 없는 '한약우'의 우수성을 무슨 기준으로 판단해서 '브랜드 대상'을 줬을까.

소비자·전문가 없는 심사과정... 홍보비로 900만원 지급 

P 잡지사는 '봉화한약우'를 소비자 브랜드 대상으로 선정해주면서 아무 대가를 받지 않았을까? 봉화군에서는 900만 원을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봉화군과 해당 주무부서인 봉화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수상을 조건으로 돈을 준 것이 아니다"라며 "수상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홍보비를 준 것뿐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잡지사 관계자는 "돈을 받지 않았더라면 대상으로 선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봉화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봉화한약우는 지난해 경북도 내 24개 시군의 한우를 대상으로 등급판정을 한 결과 1등급 이상의 출현율이 가장 높았다고 했다. 봉화군은 총 출하두수 5680두 중 4099두가 1등급 판정을 받아 72.17%로 1위를 차지한 것. 그러면 이처럼 봉화한약우의 품질이 우수한데 왜 축산물품질평가원(이하 품평원) 심사에는 참여하지 않고 굳이 일개 잡지사의 이벤트에 참여했을까.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품평원 심사는) 그 기준이 너무 까다롭고, 과정도 복잡하고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한우의 품질을 평가해서 공식적으로 등급을 매기고, 해마다 우수한 한우를 선정하는 국가 공인기관이 품평원이다. 하지만 봉화한약우는 평가원이 선정해 발표한 2013년 '우수브랜드'에는 포함되지도 못했다. 품평원 관계자는 "국가에서도 우수한 한우를 생산하고 권장하기 위해서 해마다 우수한 브랜드를 선정해서 발표하고 있고, 올해에도 횡성한우를 비롯해 약 14개 브랜드를 발표했다. 자세한 기준과 내용은 모두 홈페이지를 통해서 공개하고 있다" 고 했다.

특히 품평원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금품이 오가거나 수고비나 연구비 등의 어떤 명목으로도 해당 한우농가나 지자체로부터 돈을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기자가 봉화한약우의 '소비자 브랜드 대상' 선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그는 "그것은 일개 잡지사에 광고비를 주고 광고한 것일 뿐이다"라고 하면서 "'소비자 브랜드 대상' 이라는 문구도 문제가 있다. 그건 일종의 과대광고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

P 잡지사는 브랜드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한 일간지와 국가브랜드위원회 그리고 지식경제부로부터 후원을 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일간지는 이 잡지사의 모회사에 해당된다. 또 브랜드위원회와 지경부 관계자는 "업체에서 후원으로 이름을 올려달라는 요구를 받고 응했을 뿐 우리는 심사나 행사 자체와는 무관하다"고 관련성을 부인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대구영남매일>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봉화한약우, #봉화군, #봉화은어축제, #봉화청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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