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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1일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취임 100일 맞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김한길, 취임 100일 기자회견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1일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취임 100일 맞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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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1일 오후 3시 50분]

"한 쪽엔 국정원 한 쪽엔 세금폭탄 저지로 '민주주의와 민생' 쌍끌이로 가겠다."

취임 100일, 장외투쟁 11일째를 맞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11일 국회가 아닌 서울 시청광장 천막 당사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연 김 대표는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해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반대 서명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정부 세제개편안은) 중산층과 서민으로부터 더 많은 세금을 걷는 것이 중점이 돼있어 용납할 수 없다"며 "중산층과 서민을 벼랑 끝으로 몰아내는 것처럼 보이는 세제개편안을 확실하게 저지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민주당은 이에 오는 13일부터 국정원 개혁 서명운동과 더불어 '세금폭탄 저지 서명운동'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중산층 서민 세금폭탄 저지특위'를 구성하고 납세자 연맹·요식업협회 등과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장외투쟁의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세제개편안' 저지를 전면에 내세워 새로운 동력을 찾고자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취임 100일 성적표... 절반의 성과

대선 패배에 대한 '친노 책임론'속에 민주당 대표를 맡게 된 김 대표는 "가장 욕을 많이 먹는 당 대표가 되더라도 두려워하지 않겠다, 고강도 혁신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공언했다. 또, "민생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협력할 준비가 돼 있으나 정부여당이 국민과 야당을 무시하면 무서운 민주당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만 65세 이상 전직 국회의원에 지급되던 연금을 폐지하는 안과, 국회의원 겸직 금지 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민주당이 김 대표의 취임 100일 성과로 꼽는 지점이다. 더불어 전 당원투표를 통해 기초자치선거 정당공천제를 폐지한 것 역시 성과로 꼽힌다. '을지로위원회' 가동을 통해 남양유업, 배상면주가 등의 노사 협상 타결을 이끌어낸 것도 '민생'을 강조한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서민과 중산층 문제, 을들의 문제에 대해 꾸준히 성과를 내왔다"며 "안으로는 정당 혁신, 정칙 혁신에 대해서도 꾸준히 성과를 내왔다고 자평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정당공천제 폐지를 공약한 새누리당 내부에서 이견이 표출되는 상황에 대해 김 대표는 "민주당은 (새누리당과 다르게)약속을 꼭 지키는 정당이라고 인식될 수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공이 있다면 과도 있다. 김 대표는 당 대표에 권한이 집중되는 구도 속에서도 NLL 정국을 주도하지 못하고 끌려 다녔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문재인 의원이 선두에 서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를 이끌고 김 대표는 이를 따라가는 모양새를 취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예상치 못한 회의록 실종 사태에 당 대표로서 고스란히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아야만 했다.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도부는 상대적으로 협상을 더 중시하는 반면,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은 강경한 입장을 표하는 이들이 많아 내부 갈등이 외부로 표출되기도 했다.

강경파에 끌려다닌다는 평가에 대해 김 대표는 "강경파에 휘둘려서 광장에 나왔으면 광장에 나오기 전엔 온건파에 휘둘리고 있었던 거냐"며 "정당공천 폐지에 대해 극명하게 다른 목소리가 있었지만 공천 폐지가 당론으로 확정되자 그 뒤에 어떤 목소리도 없다, 흔들리는 리더십 속에서 가능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국민 보고 대회, 시작에 지나지 않아" 장외 투쟁 장기화 예고

토요일마다 진행되는 국정원 시국회의 참석률 증가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그는 "시국회의는 시국회의고 우리가 주최한 대국민 보고대회가 중요한데, 내 예상보다 배 이상 왔더라"며 "사실 속으로 사람이 안 올까봐 걱정하긴 했는데, (동원도) 안 했는데 지난 청계천 보고대회 때보다 몇 배가 와서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국민보고대회는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며 장외투쟁 장기화를 예고했다.

김 대표는 "17일 시국회의에는 더 많은 사람이 올 것"이라며 "현 사안에 대해 많은 국민이 알게 되면 정치적 판단을 하게 될테고, 그러면 국민의 동참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시국대회에 민주당이 참여하는 형태의 결합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는 기조다.

촛불집회에서 '대선 불복' 등의 의견이 나온 데 대해서 그는 "민주주의라는 집에 불이 나 모두가 불을 끄기 위해 각자가 가진 양동이에 물을 담아 끄고 있는 것"이라며 "많은 국민이 (촛불)에 함께 했고 반드시 우리와 주장이 같은 분들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양자회담 제안에 청와대 '묵묵부답'...민, 세제개편안으로 총 공세

지난 1일 천막을 친 민주당은 2번의 시국회의에 결합하며 장외 투쟁 11일째를 맞고 있다. 그러나 당초 장외로 나서며 내세웠던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은 요원하기만 하다. 정국을 풀고자 박근혜 대통령에게 양자회담을 제안했지만 박 대통령이 5자회담을 역제안했고, 김 대표는 이를 거부한 상태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청와대 측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어 제 1야당 대표로서의 체면을 구긴 상황이다.

이에 민주당은 장외투쟁과 더불어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이 "월급쟁이들의 유리지갑을 터는 세금 폭탄"이라는 비판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세금 폭탄' 프레임은 국정원 상황에 관심이 적은 이들에게도 충분히 소급될 수 있는 지점이라는 판단에서다.

김 대표는 "정부 여당은 (세제개편안으로 추가 되는 세금이) 몇 푼 안 된다고 하지만 서민들은 너무 아프다"며 "수퍼 부자에 대한 감세를 복원만 해도 그저께 발표한 세제안으로 생기는 세입보다 규모가 크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기세를 몰아 오는 10월 재보선에 뚜렷한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목표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장외투쟁을 계기로 호남권에서 안철수 신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상황이 민주당으로서는 청신호"라며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청신호가 유지되려면 장외 투쟁이 성과를 내야만 한다. 그 결과에 따라 '민주당호'를 책임지고 있는 김 대표의 명운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태그:#김한길, #취임 100일, #서울시청, #세제개편안, #세금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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