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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제6차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2020년까지 화력발전을 통한 전력 공급량을 1580만kW로 상향했습니다. 현재 충남에는 당진화력(한국동서발전), 태안화력(한국서부발전), 보령화력(한국중부발전), 서천화력(한국중부발전), 동부그린당진발전소, 부곡복합화력 등이 있고 우리나라 전체 화력발전 설비(2937만㎾)의 약 4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태안화력 9·10호기(200만㎾)가 증설중이고 보령화력에서는 신보령 1·2호기(200만㎾)가 증설 공사 중입니다.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이 확정되면 충남에선 당진복합화력 5호기(95만㎾급)와 신서천화력 1·2호기(100만㎾) 건설 사업이 또 시작됩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대전충남녹색연합>, <김제남 국회의원실>과 함께 충남 화력발전을 중심으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집중 점검합니다. [편집자말]
연일 35도를 넘는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온 나라가 전력난을 우려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여름철, 겨울철이 되면 되풀이되고 있는 전력난은 최근 기후변화 추세가 빨라질수록 그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신문과 TV에서 줄지어 쏟아내고 있는 '사상 최대 전력난'이란 말은 내년, 내후년에도 등장할 것이다. 이런 전력난을 구실로 삼아 한국의 발전설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1년 3월 후쿠시마의 원자력발전사고로 전 세계 에너지정책은 제 각기 수정되었다. 전면적인 탈핵을 선언한 나라에서부터 이를 기회로 삼아 원전 수출을 노리는 나라도 생겨났다. 그렇다면 화력발전은 어떨까? 1882년 뉴욕 펄 스트리트 발전소에서 처음 전기를 생산해 공급하기 시작한 화력발전은 현재 전 세계 전력 생산량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석탄화력발전 생산량만 해도 전 세계의 40%에 달한다. 신규 시장규모는 연간 43기가와트(GW)이고, 이중 노후설비 개선 시장규모는 연간 28기가와트(GW)로 추정된다.

130여 년 동안 인류는 화력발전으로 전기를 만들어 쓰며 많은 편리함을 누리고 있지만 그만큼 희생도 감당해야 했다. 화력발전은 연료를 태운 열로 물을 끓이고 여기서 발생하는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 증기를 다시 물로 되돌리기 위해 바닷물을 냉각수로 사용하여 식힌다.

우리나라 서해안에 화력발전소가 집중되어 있는 것도 냉각수로 사용할 물 공급이 쉽도록 하기 위해서다. 냉각수로 사용한 후 바다로 배출하는 온배수로 인해 생기는 오염은 해양 생태계뿐만 아니라 어민의 생계도 위협한다. 국내에 피해보상과 관련한 갈등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석탄재와 기름에 오염된 인도 오리사 석탄광산 주변 지류
 석탄재와 기름에 오염된 인도 오리사 석탄광산 주변 지류
ⓒ 태평양석탄반대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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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남동발전이 40%의 지분을 투자하는 내용으로 인도 진부비시 그룹과 협약을 체결해 진행하고 있는 인도의 석탄화력발전소도 물이 문제다. 인도 마하라슈트라 지역에 지을 55기가와트(GW)의 석탄화력발전소에 필요한 공업용수의 대부분은 주변 강 유역에서 충당할 예정이다. 필요한 물은 17억m정도로 약 34만ha의 농경지에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양이다. 이곳은 2001~2010년 사이 6084명의 농부들이 자살했던 빈곤 지역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석탄광산 주변에 있는 하천에서 생기는 오염 역시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환경의 특정 오염원에 노출될 경우 오염 물질이 인체로 흡수되어 장기에서 생화학적 및 세포 반응을 거치게 되는데, 이미 많은 연구 결과에서 화석연료가 생체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밝혀졌다. 특히 석탄 연소 시 발생하는 오염 물질은 인체에 심장 질환, 암, 뇌졸중, 호흡기 질환 등을 유발하여 사망에까지 이르게 만든다.

연소 시 생기는 검댕은 토양의 영양분을 빼앗아 식물의 성장을 저해시키고, 발전소에서 나오는 연기에 포함된 다이옥신,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또한 작은 곤충부터 큰 포유류의 생존을 위협한다. 인간이 연기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호흡 곤란을 일으킬 수 있고, 영구적인 폐 손상과 함께 조기 사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되었다.

미국 일리노이 대학은 석탄발전으로 인한 건강 영향의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보고서는 석탄화력발전소의 비중이 높은 나라일수록 유아사망률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담고 있다.

HEAL(Health and Environment Alliance)은 최근 유럽연합 27개국에서 석탄화력발전소에 의한 연간 건강 영향을 연구했다. 그 결과 조기사망자 1만8200명, 약물 치료일수 210만 일, 작업 손실일수 410만 일, 하부 호흡기 증상 호소자 2860만 명 등 총 건강비용이 적게는 연간 155억 유로에서 많게는 428억 유로까지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권만 증설하는 화력 발전

2000년대 들어 건강과 지구온난화에 대한 우려가 심각해지면서 많은 나라에서는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고 나섰다. 세계에서 가장 큰 석탄 화력 발전 시장 중 하나인 미국은 377기의 화력발전소에서 총 288기가와트(GW)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까지 90기가와트(GW) 용량의 177기를 폐쇄하였고, 1996년 이후 석탄 생산량도 꾸준히 줄어들어 현재 10억 톤만을 생산하고 있다. 반면 신재생에너지 설비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인다. 2012년 풍력발전설비는 45% 증설되었고, 태양광발전설비 또한 2013년 3월 100% 증설되었다.

전 세계 화력발전소에 많은 양의 석탄을 공급하고 있는 호주의 국민들은 일반적으로 건강, 환경오염, 사회·경제적 구조 왜곡 측면에서 석탄 사용으로 인한 효용보다 비용이 더 크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편, 민간 차원에서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산호초 살리기 운동이 시민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수질 오염에 대한 규제에도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연합의 경우 노후 발전소를 해체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린피스의 전망에 의하면 2030년까지 화력발전소와 그 연료생산을 줄임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약 900억m의 물이 절약될 것이라고 한다. 이는 13억명의 물 수요를 충족시키거나 5000만 톤의 곡물을 생산하는 농경지에 공급될 수 있는 양이다.

세계 주요 지역별 석탄 화력발전 시장 전망
 세계 주요 지역별 석탄 화력발전 시장 전망
ⓒ KIS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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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모든 나라가 화력발전을 줄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하 KISTI) 자료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에너지 생산에 있어 석탄 사용량은 2007년 대비 2035년에 56%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85%가 중국 및 인도에서의 증가량으로 예측되고 있다. 석탄이 탄소 배출 등으로 인한 환경적인 면에서 큰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 매장량이 풍부하고, 가격 경쟁력에서 뛰어나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국가에서는 계속해서 석탄발전소 건설이 급증하고 있는 상태다.

우리나라는 제6차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신규 설비 및 건설 중인 확정 설비를 포함하면 2013~2027년 기간 동안 5만923메가와트(MW, 원전 11기, 석탄 25기, LNG 21기) 건설에 약 70조 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중 석탄 화력 발전 설비에 투자되는 투자비용은 28조 원가량으로 신규 설비는 12조 원 규모이다. 원자력발전 비중이 증가하는 것에 비해 적긴 하지만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에너지원별 발전설비
 국내 에너지원별 발전설비
ⓒ 한국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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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 본다면 모든 나라에서 전기사용량을 감축하고,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확대하는 정책이 시행되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의 주요 축인 태양광발전은 태양전지와 모듈, 축전지, 인버터 등으로 구성되는 시스템이다. 2011년에 전 세계에서 23.2기가와트(GW) 용량이 신규로 설치되었는데, 이는 916억 달러 규모로서 2010년과 비교하여 30% 이상 큰 폭으로 성장한 것이다. 2014년 46기가와트(GW)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꾸준히 성장세를 보일 것이다.

태양광발전의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요소로는 '그리드 패리티'가 있다.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란 전기 1킬로와트(㎾)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태양광 발전 비용과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생산한 발전 비용이 동일한 수준이 되는 시기이다. KISTI는 태양광이 그리드 패리티에 도달하는 데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일조시간, 유가, 태양광 모듈 및 인버터 가격, 탄소배출권 가격 등을 꼽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9~2027년경으로 예상되고 있다. 태양광모듈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그 시기가 빨라질 수 있고, 셰일가스 개발이 확대되면서 천연가스 발전단가 또한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그리드 패리티가 늦게 도달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대안

'태평양 석탄반대 네트워크(Pacific No Coal Network ; 석탄의 채굴과 야적, 사용으로 고통받는 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환경단체들이 공동의 관심사에 대해 논의하고 석탄 사용으로 인한 심각한 환경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구성된 네트워크)'에서 활동 중인 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해 "석탄은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이다. 이같은 인식이 최근 많이 확산돼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석탄화력의 신규 건설이 금지되고 있고 기존 시설도 폐지되는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이 밀집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위한 안정적인 전력공급의 방안으로 석탄 화력을 건설하는 경우가 많고, 이들 나라에 석탄을 공급하는 호주는 석탄광산이 차지하는 경제적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종준 사무국장은 현재 석탄발전의 대안으로 "전기를 과소비하는 산업구조·생활방식의 변화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과감한 투자"를 들었다. 또한 "지금의 전기사용 방식을 고집한다면 자원고갈과 기후변화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또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지금의 발전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재생에너지의 개발과 보급, 확산을 위한 전 지구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 5월 워크숍에 참가했을 때 기억에 남는 일화를 꺼내며 "호주 헌터주의 항만 석탄야적장 근처 부두에 정박해 있던 '현대'라는 상호의 선박이 뇌리에 깊이 남았다. 석탄화력과 제철업에 사용되는 석탄은 발전소와 제철소 주변의 주민들에게 큰 피해를 입히지만 그 석탄을 채굴하고 야적, 수송하는 과정에서 호주의 지역주민들에게도 큰 피해를 입힌다는 사실이 마음 아팠다"고 전하며 지역의 화력발전 문제가 결코 그 지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설명했다.

한편, 충남도는 7월부터 11월까지 1억2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환경오염 취약지역의 주민을 대상으로 건강 영향을 조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단국대학교 의료원 환경보건센터와 함께 진행할 이번 조사는 도내 화력발전소를 비롯한 석유화학단지, 제철 철강단지의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한다. 전수조사가 아닌 500명 표본조사로 이루어지지만 조사 이후 그 결과를 전국적인 환경성 질환 관리 구축과 대책 수립을 위한 밑거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수영 을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조사를 진행함에 있어 일반항목을 검사하는 것과 동시에 현재 주민은 일종의 생존자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발전소 가동 시점 3~4년 후부터 현재까지 사망자와 사망 원인을 파악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앞선 다양한 연구를 통해 이미 환경오염 유해물질이 건강영향 및 질병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알려진 만큼 충남도는 "결과를 바탕으로 조사대상 및 범위 확대, 사후관리 대상지역 선정 등 대책을 마련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라 충남도와 각 기업에서 어떤 대응을 할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태그:#충남 화력, #대전충남녹색연합, #태평양석탄반대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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