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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시 18대 대선 개표 상황표와 중앙선관위 정보센터가 언론사에 실시간 제공한 1분 단위 데이터를 면밀히 대조한 결과, 두 개 투표구의 1분 단위 데이터가 없음이 드러났다. 반대로 1분 단위 데이터에는 있으나 개표 상황표에서는 찾을 수 없는 데이터도 두 개 있었다. 이들 개표 상황표와 1분 단위 데이터의 투표자수, 위원장 공표시각, 보고시각은 분명 서로 다르다. 그럼에도 합산한 값은 6647로 같다.

얼마 전 아고라 논객 미션은 남양주시 대선 개표상황표의 위원장 공표시각보다 중앙선관위 1분 단위 데이터가 꾸준히 앞서가는 자료를 개표부정의 증거라며 아고라에 공개했다. 확인해 보니 실제로 중앙선관위가 누리집에 공개한 남양주시의 1분 단위 데이터는 개표상황표에 적힌 위원장 공표시각보다 대부분 1분에서 9분까지 앞서 제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당시 보고석에서 개표 결과를 중앙서버에 보고한 정혜영 주임의 해명을 들어봤다. 그는 "남양주시선관위가 후보자별 득표수를 위원장이 육성으로 직접 공표하지 않고 게시판에 게시하는 형태로 갈음했다"고 하였다. 이처럼 위원장 공표는 개표상황표 사본의 게시로 대신할 수도 있다. 정 주임은 1분 단위 데이터가 앞서는 원인에 대해 "보고서에서 (보고용 PC에) 먼저 입력을 하고 그걸 복사해 게시판에 붙이다 보니 그런 시간 차이가 난 것"이라 말했다.

개표기 이용한 개표 절차
▲ 대선 개표 절차 개표기 이용한 개표 절차
ⓒ 중앙선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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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 공표를 상황표 사본의 게시로 대신했더라도 상황표에 적힌 공표시각보다 먼저 중앙서버에 보고해서는 안 된다. 위원장의 공표가 있어야 후보자별 득표수가 확정되어 효력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매뉴얼은 "누구든지 위원장이 후보자별 득표수를 공표하기 전에 이를 보도할 수 없다"(공직선거법 178조 3항)고 규정한다. 남양주시의 1분 단위 데이터가 위원장 공표보다 앞선 까닭은 보고 담당 직원들이 시간에 쫓겨 이 같은 규정을 따르지 않은 결과로 보인다.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진접읍 6투와 8투의 데이터가 중앙선관위가 언론사에 실시간 제공한 1분 단위 데이터에 없다는 사실에 있다. 개표 상황표를 살펴보면 위원장은 진접읍 6투의 3253표를 22시 58분에, 진접읍 8투의 3394표를 23시 07분에 공표했다. 하지만 1분 단위 데이터 어디에서도 이들 투표구의 개표결과는 찾을 수 없다. 개표 상황표에는 없으나 1분 단위 데이터에는 있는 20시 59분의 3713표, 22시 57분의 2934표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들 표를 합산하면 6647의 동일한 값이 나와 최종 투표자수는 맞다.

개표 상황표에 없는 데이터와 위원장 공표시각보다 앞서 제공된 데이터가 보인다.
▲ 남양주시 1분 단위 데이터 개표 상황표에 없는 데이터와 위원장 공표시각보다 앞서 제공된 데이터가 보인다.
ⓒ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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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시 장행국 관리계장은 "저희는 제대로 다 입력했다. 중앙(선관위 정보센터)에서 제공한 엑셀을 자동수식으로 계산 안 하고 전자계산기 두드려 입력하다 그런 착오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중앙선관위 정보센터가 20시 59분에 3253이 아닌 3713을 입력해 460표가 계속 차이 나다가 그것을 바로 잡고자 22시 57분에 460을 뺀 2934표를 입력했을 거라는 말이었다.

중앙선관위 정보센터 김태욱 주무관은 "저희는 (각 지역선관위가 보고해) 올라온 대로 1분 단위로 쪼개서 언론사에 제공한 거다. 이건 소송이 제기된 걸로 안다. 소송에 따라서 법무팀에서 답변이 나갈 것 같다"고 했다. "왜 이렇게 데이터가 안 맞는지 확인 불가하다는 건가?"라고 묻자, "지금 제가 답변 못 드리겠다. 저희는 들어오는 거 언론에 제공하는 정도였다"고 답했다.

1분 단위 데이터에 없는 진접읍 6투 상황표
▲ 진접읍 6투 1분 단위 데이터에 없는 진접읍 6투 상황표
ⓒ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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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관위 정보센터에서는 각 지역선관위가 실시간 보고하는 데이터를 언론사에 제공하면서도 정작 그 기초 자료인 개표 상황표는 갖고 있지 않았다. 개표 상황표와 1분 단위 데이터에 차이가 생겨도 자체적으로 그 원인을 파악하기 힘든 게 당연했다. 앞으로는 각 지역선관위에서 개표 상황표를 시도에만 팩스로 보내 점검 받을 것이 아니라 정보센터에도 함께 보내 최대한 오차를 줄이도록 개선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남양주시 개표 상황표에서는 몇 가지 다른 문제점도 발견됐다. 평내동 3투에서는 전자개표기(투표지분류기) 종료시간이 20시 52분인데 위원장 공표시각은 그보다 24분 빠른 20시 28분이다. 도농동 4투도 개표기가 21시 09분에 종료됐으나 위원장 공표는 31분 빠른 20시 38분으로 적혀 있다. 그대로라면 개표 절차상 반드시 거쳐야할 심사집계부와 검열위원석의 검열 과정을 다 생략한 채 개표 결과부터 나온 것이 된다.

투표용지 교부수보다 투표지가 더 나온 투표구는 5군데였고 그 유령표는 모두 9표에 달했다. 교부한 투표용지수보다 개표 때 덜 나온 표(실종표)는 모두 19표였다. 화도읍 7투에서는 4052표 개표에 미분류표가 502표(12.3%)나 나오기도 하였다. 또한 경기도선관위에 보낸 팩스 전송 순서가 43번과 48번이 함께 전송되는 등 순서에 어긋난 경우도 적지 않았다.


태그:#남양주시, #개표 상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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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solsam.zio.to)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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