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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여 명의 가톨릭신자들이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며 포르치운쿨라 축제 행사장인 산청 성심원으로 걸어가고 있다.
▲ 지리산 둘레길 걷기 1,200여 명의 가톨릭신자들이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며 포르치운쿨라 축제 행사장인 산청 성심원으로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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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도 좋아요~"

3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와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 속에서 지리산 둘레길을 걷으며 산청 성심인애대축제에 참여한 김종철 미카엘(43·서울시 양천동)씨는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오히려 "여름을 온전히 느낀 여름휴가였다"고 말했다.

30도를 웃도는 불볕 더위 속에서 전국 각지에서 온 1,200여 명의 가톨릭신자들이 성체강복에 참여하며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하길 다짐하고 있다.
▲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자 다짐 30도를 웃도는 불볕 더위 속에서 전국 각지에서 온 1,200여 명의 가톨릭신자들이 성체강복에 참여하며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하길 다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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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처럼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방문객들로 1일부터 4일까지 뜨거운 여름을 보낸 곳은 한센인요양시설 경남 산청 성심원이다. '육지 속의 섬'으로 불리며 세상과 격리되었던 성심원에서 '믿음·희망·사랑' 성심인애대축제가 열렸다.

1일 전국에서 온 1200여 명의 가톨릭 신자들은 지리산 둘레길 일부를 걷으며 천년 전 당시 가장 천대받던 한센인들과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한 프란치스코 성인의 뜻을 새기며 마산교구장 안명옥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주교의 주례로 포르치운쿨라 축제 전대사 미사를 봉헌했다.

성심원 곳곳에서 열린 먹거리 장터와 바자회장을 찾은 관람객들
▲ 성심원 곳곳에서 열린 먹거리 장터와 바자회장을 찾은 관람객들 성심원 곳곳에서 열린 먹거리 장터와 바자회장을 찾은 관람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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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방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봉사한 곽미옥 스콜라스티카(50·서울 풍납동)씨는 "참가자들이 축제 속에서 행복한 미소를 보일 때 보람을 느낀다"며 "여기 한센어르신들이 비록 한센후유 장애로 불편한 몸이지만 열심히 기도하며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 한센인에 관한 오해가 풀리고 건강하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하느님께 감사드리게 된다"고 말했다.

산청세계전통의학엑스포의 성공 기원한마당에 참여한 관람객들이 가수 윤수일의 <아파트>에 흥겹게 춤을 추고 있다.
▲ 산청세계전통의학엑스포 성공 기원 산청세계전통의학엑스포의 성공 기원한마당에 참여한 관람객들이 가수 윤수일의 <아파트>에 흥겹게 춤을 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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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6일부터 10월 20일까지 열리는 <산청전통의학엑스포>의 성공을 기원하는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한마당이 이튿날 열렸다. 산청엑스포 홍보대사 가수 윤수일씨가 축제의 뜨거운 여름밤의 열기를 이어 히트곡 <아파트>를 부를 때 무대 아래에서 어깨를 들썩이며 춤을 춘 박모(52·경남 산청군 신안면)씨는 "산청에 살면서도 막연한 두려움으로 성심원과 한센인들을 외면하며 살았다"며 "막상 와보니 아름다운 경치 너머에 한센인이라는 낙인으로 숨죽여 살아오신 분들을 이해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를 지켜본 성심원 김성덕 도마(66) 어르신은 "지역과 외부인들과 좀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다"며 "축제 때뿐 아니라 세상 속에 소외된 아픈 과거를 지닌 우리에게 다가와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일정을 마치고 천리길 서울로 올라가기 전 시원한 은행나무 아래에서 메밀국수를 머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사이 ‘힐링’은 절로 된다.
▲ 힐링 일정을 마치고 천리길 서울로 올라가기 전 시원한 은행나무 아래에서 메밀국수를 머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사이 ‘힐링’은 절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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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사흘째 날은 지난해와 달리 복지 한마당이 펼쳐져 산청지역 복지단체와 소외된 이웃들이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의령 행복 가득한 절'에서 온 도학 스님은 가톨릭 성가를 부르며 종교를 뛰넘는 화합과 소통을 보여주었다.

성심원장 오상선 바오로 신부는 "성심인애대축제를 통해 한센 어르신들께는 자긍심을 드리고 지역주민들과 참여자에게는 한센인에 관한 무지와 편견을 없애는 소통의 계기가 되었다"면서 "차별과 편견 없이 서로 사랑하는 나눔이 온 세상에 퍼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참가자들이 시원한 생맥주와 ‘대박’난 통닭을 먹으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시원한 여름나기 참가자들이 시원한 생맥주와 ‘대박’난 통닭을 먹으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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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축제 동안 가야랑과 대만전통무예단, 비보이 갬블러 크루 등의 공연과 도예가 청산 박장원씨가 기증한 도예작품을 비롯해 성심원 역사 사진 전시, 먹거리, 지역 특산물 판매 등이 성심원 곳곳에서 열렸다.


태그:#성심인애대축제, #포르치운쿨라축제, #전대사 미사, #성심원, #산청세계전통의학엑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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