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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국정원 댓글 의혹 국조특위 증인채택 문제와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던 중 눈시울이 붉어지고 있다.
▲ 눈시울 붉어진 정청래 의원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국정원 댓글 의혹 국조특위 증인채택 문제와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던 중 눈시울이 붉어지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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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새누리당을) 달래고 붙잡아오고 설득하고 부탁하고 양보했던 저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듯한 아쉬움이…, 개인적으로 굉장히 아쉽습니다…."

'국정원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정청래 의원이 30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였다. 그는 말을 멈춘 후 감정을 가라앉히기 위해 고개를 숙이고 숨을 골랐다. 그가 입을 다시 뗀 것은 한참 뒤였다. 

정 의원은 여러 차례 눈물을 참았다. 하지만 습기가 가득한 눈을 숨길 수 없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뒤 트위터에 "그동안의 일들이 스쳐가며 주책없게 눈물이 나오려고 해서 참느라 혼났다"고 말했다. 그의 눈물은 새누리당의 국정조사 어깃장이 극에 달한 상황에 대한 아쉬움과 분노 탓이 크다.

새누리당의 계속되는 어깃장... "마이크 접고 촛불 들어야 하나"

국정조사가 난항을 겪자, 가장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주인공이 바로 정청래 의원이다. 국정조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그의 노력들은 비판의 화살이 돼 돌아왔다. 지난 26일 새누리당이 국정원 기관 보고 공개 여부로 국정조사를 보이콧하자, 정 의원은 새누리당의 비공개 요구를 사실상 받아들였다. 대신 29일 증인·참고인 채택 약속을 받았다. 국정조사 정상화를 위한 고육지책이었지만, 당 안팎에서 거센 비판이 나왔다.

정청래 의원은 "중단시키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했다"며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29일 증인·참고인을 채택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증인 채택 대가로 민주당 현역 의원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결국 증인·참고인 채택이 불발됐다. 정 의원의 부담은 커졌다. 31일까지 증인·참고인 채택을 하지 않으면, 청문회는 사실상 무산되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한 발 양보해 새누리당에 같은 수의 여야 현역 국회의원을 증인으로 채택하자는 제안을 했다. 하지만 권 의원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정 의원은 "문자메시지를 넣었지만 통화를 못했다, 어제(30일) 저녁에 권성동 의원이 내게 증인 채택 최후통첩문을 줬는데 기가 막힌다, 현역 의원의 이름을 써내라는 것"이라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해주지 않으면 안 하겠다는 것인데 협상에 임하는 태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끝까지 해봤는데, 더 이상 대화의 기술, 협상의 기술, 협상의 말재주의 범위를 이미 넘어서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며 "마이크를 접고 촛불을 드는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든다"고 전했다.

문닫힌 권성동 의원실... 정청래 "강릉 찾아가서 설득할 것"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위원인 새누리당 권성동 간사와 민주당 정청래 간사가 지난 29일 특위 전체회의에서 증인 채택 문제 등에 관해 합의하지 못한 채 스치고 있다.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위원인 새누리당 권성동 간사와 민주당 정청래 간사가 지난 29일 특위 전체회의에서 증인 채택 문제 등에 관해 합의하지 못한 채 스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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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의원은 또한 권성동 의원의 부재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최후통첩시간은 내일까지다, 기다려보고 안되면 강릉에 찾아가서 설득해보겠다"면서 "(권 의원은) 의원회관에 없다, 중대한 일을 놓고 협상을 수시로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부분이 저를 너무나 분노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강릉은 정 의원의 협상 파트너인 새누리당 간사 권성동 의원의 지역구다.

정 의원은 "오늘이라도 강릉에 내려가고 싶었지만, 동료 의원들이 '하는 데까지 노력하지 않았느냐', '오늘 꼭 내려갈 필요가 있느냐'며 말렸다"면서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국회의원회관 권성동 의원실의 문은 닫혀있었다. 권성동 의원은 "지역구에 있다, 정청래 의원과 통화해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권성동 의원은 "기관보고를 몰아서 했다, 지금 하한 정국이고 특위위원들만 와서 일한다, 7월 마지막 주는 너무 덥다"며 휴가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30일 새누리당 소속 국정조사 특위 위원 중에서 외부 일정으로 국회를 비운 의원들이 많았다. 국정조사에서 박영선 의원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해 민주당의 거센 비판을 받았던 김태흠 의원도 국회에 없었다. 의원실 관계자는 "31일까지 가족들과 휴가를 보내고 있다"면서 "8월 1일에는 국회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현재 일본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성동·김태흠 의원은 앞서 지난 2일 국정조사 계획서가 본회의를 통과한 이튿날인 3일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7일 귀국했다. 국정조사 기간에 해외에 다녀왔다는 비판이 일었다. 

박영선·박범계 민주당 의원과 막말 공방을 벌인 김진태 의원도 지역구인 춘천에 내려갔다. 의원실 보좌관은 "오늘 춘천 일정을 챙기고 있다, 이번 주에는 주로 지역구 일정을 챙기는 일정을 짰다"고 말했다. 이장우·조명철·윤재옥 의원도 이날 외부 일정으로 국회를 비웠다. 김재원·김도읍·경대수 의원은 국회에 있었지만, 기자를 만나주지 않았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번 주에 국정원 기관보고 받자고 요구했으나 저간의 새누리당 사정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일침을 놓았다. 증인·참고인 채택 '데드라인'인 31일 민주당은 오전 최고위원회의와 긴급 비상 의원총회를 열어 국정원 국정조사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오전 회의 일정이 없다.


태그:#정청래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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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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