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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린이일 뿐이고 모든 해결책을 가지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렇지만 여러분이 한 가지만 깨닫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요! 여러분은 오존층에 난 구멍을 어떻게 메워야할지 모릅니다. 오염된 하천으로 연어들이 돌아오게끔 하는 방법도 모릅니다. 멸종한 동물을 다시 살아나게 하는 법도 모릅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이미 사막으로 변해버린 곳을 예전의 숲으로 되돌려 놓지도 못합니다. 만일 여러분이 이 모든 것을 복구하는 방법을 모른다면, 미안하지만 파괴를 중단하세요!"
- <세상을 바꾸는 아이들>에서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지구 환경 회담(6월 3일~14일)이 개최되었다. 114개국 정상들이 참석한 이 회담의 공식 명칭은 '제1차 유엔환경개발회의'이다. 지구환경보호 및 개발에 관한 환경정상회의인 이 회담은 개최지인 리우데자네이루의 이름을 따 '리우정상회의', '리우회의' 등으로도 부른다.

리우정상회의의 슬로건은 '지구를 건강하게, 미래를 풍요롭게'이다. '자연과 인간의 바람직한 공존, 환경보전과 개발의 양립을 목표로 한 리우정상회의'의 기본 원칙을 바탕으로 한 리우선언이 채택되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12년에 지구 미래에 관한 지구 정상 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세계인들의 이목이 쏠린, 성인들의 회합인 이 총회에서 어린 소녀가 갑자기 단상으로 올랐다. 그녀의 연설에 세계인들은 깜짝 놀랐다. 소녀의 짧은 연설에는 지구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걱정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또한 지구가 처한 현실을 그대로 전했다.

"저는 저의 미래를 위해 싸웁니다. 저의 미래를 잃는다는 것은, 선거에서 지거나 또는 주가지수 몇 포인트 떨어지는 그런 일이 아닙니다. 저는 살면서 야생동물 무리, 새와 나비들이 가득한 정글과 숲을 보기를 꿈꿔 왔습니다. 그렇지만 장차 제 아들도 그것들을 볼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제 나이였을 때 이런 것들에 대해 걱정해 보셨나요? 학교에서, 심지어는 유치원에서도 여러분은 우리에게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가르쳐 줍니다. 싸우지 말라고, 우리가 가진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보라고,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라고, 우리가 있던 자리를 깨끗이 치우라고, 생물들을 해치지 말라고, 이기주의자가 되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 가지라고 가르칩니다. 그런데 어째서 여러분은 밖에서 우리한테는 하지 말라고 한 그 모든 것들을 한단 말입니까?" - <세상을 바꾸는 아이들>에서

어린이들의 지구 환경 걱정, 어른보다 낫네!

소녀의 연설은 6분 동안 계속됐다. 지구의 환경과 미래를 걱정하는 열두 살 소녀의 세계인들에 대한 항의 혹은 호소에, 그리고 이런 질문들에 세계의 어떤 어른들도 대답 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소녀는 이때부터 '6분 동안 세계를 입 다물게 한 소녀'라는 별명이 붙었다.

<세상을 바꾸는 아이들>
 <세상을 바꾸는 아이들>
ⓒ 파란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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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소녀의 연설문은 환경 관련 회의나 교육 등에 꾸준히 참고되고 있다. 그리고 당시의 동영상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인터넷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환경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지금도 영향을 끼치고 있음은 물론이다.

영화에서나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이 이야기는 1992년에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다. 당시 12세였던 서번 컬리스-스즈키는 현재 두 아이의 엄마로 환경운동가이다.

1992년 총회 당시 12세였던 서번 컬리스 스즈키(캐나다)는 당시 '어린이 환경기구(ECO)'를 조직해 활동 중이었다.

소녀는 총회에 비정부기구로 등록, 뜻을 같이하는 어린이 3명과 돈을 모아 5000마일(약 8천 킬로미터)을 날아 '제1차 유엔환경개발회의'에 참석했다. 그날 예정된 발표 하나가 취소되는 바람에 운 좋게 기회를 얻은 것이었다.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1969년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를 계기로 1970년에 시작,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됐다. 그리고 6월 5일은 1972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총회가 제정한 '세계 환경의 날'이기도 하다.

나날이 심각해져 가는 지구의 환경오염 때문에 환경을 지키려는 다양한 행사와 기구들이 생겼다. 관련 보고와 책들과 영화 등도 셀 수 없이 많다. 지금보다 지구가 훨씬 건강했던 50여 년 전부터 지구인들은 지구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해 온 것이다. 그렇건만 환경오염으로 인한 예측을 벗어난 기상이변은 계속되고 있다.

9세~17세 환경을 지키려는 어린이 45명의 이야기 담아

<세상을 바꾸는 아이들>(파란자전거 펴냄)은 서번 컬리스-스즈키처럼 지구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일련의 활동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9세부터 17세 어린이와 청소년 45명의 이야기와 활동을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하는 책이다.

일정 국가의 어린이나 청소년의 목소리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 세계 여러 대륙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희망의 메시지들이다. 우리나라 허진호(13)군의 사례도 실려 있다(너무 짧게 소개되어 좀 아쉽지만). 세계 각지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저마다 자신들이 사는 그곳에서 지구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실천함과 동시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호소한다.

이집트 나일강의 수생 히아신스 때문에 갇혀 버린 배들.수생 히아신스는 생태 침략 식물 종으로서 매우 빨리 번식하여 수면을 덮어버리고 다른 식물들이 자라는 것을 방해한다.
 이집트 나일강의 수생 히아신스 때문에 갇혀 버린 배들.수생 히아신스는 생태 침략 식물 종으로서 매우 빨리 번식하여 수면을 덮어버리고 다른 식물들이 자라는 것을 방해한다.
ⓒ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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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케냐에 있는 메루 국립공원의 코끼리들(책속 설명) 일부 본문모습이다. <하늘에서 본 지구>의 저자인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의 울림과 메시지 강한, 지구의 환경 관련 사진들을 풍성하게 만날 수 있다.
 아프리카 케냐에 있는 메루 국립공원의 코끼리들(책속 설명) 일부 본문모습이다. <하늘에서 본 지구>의 저자인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의 울림과 메시지 강한, 지구의 환경 관련 사진들을 풍성하게 만날 수 있다.
ⓒ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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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마다 지구의 자연환경과 현상을 항공 촬영해 세계인들에게 깊은 울림과 강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으로 유명한(우리나라에 여러 차례 오기도 했다) 환경 운동가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하늘에서 본 지구> 저자)'의 관련 사진들이 실려 있다.

우리는 일회용품을 쓰지 않기, 쓰레기 줄이기 등과 같은 것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번거롭고 귀찮아 쉽게 실천하지 못한다. 책 속 어린이들이 직접 실천하는 것도 모자라 주변의 또래들에게 확산시키고 나아가 세계인들에게 일련의 행동을 하게끔 호소해 인상 깊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의 사진들을 풍성하게 만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그 밖에 책에 소개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2010년 4월 20일 멕시코의 석유시추선 폭발로 인근의 바다가 심각하게 오염, 바다의 오염된 먹이로 죽어가는 새들을 구하고자 전 세계를 향해 그림을 그려 판매해 20만 달러(한화 약 2억 1천만 원)의 기금을 모은 올리비아 불러(2010년 당시 11세)
▲ 2009년부터 기후 온난화로 인한 지구의 미래를 걱정하는 <100세대>란 노래를 만들어 세계 여러 나라 어린이들에게 전파하고 있는 아이탄 그로스맨(2009년 당시 12세)
▲ 물병 등과 같은 플라스틱 일회용품으로 인한 해양환경오염을 줄이고자 스테인리스 개인 물병 지참운동을 벌이고 있는 패리스 레인즈(16세)
▲ 고속도로 건설이나 쇼핑센터 등을 짓고자 파괴되고 사라지는 다뉴브강과 인근 연못, 습지 등을 구하고자 청소년들을 연대, 도시개발계획을 중단하게 한 마리아 오세나스(중학생)
▲ 지구는 물론 우리 몸까지 위협하는 각종 위험물질을 포함한 채로 버려지는 컴퓨터들을 뜻을 함께 하는 청소년들과 함께 수거해 쓸 수 있도록 고쳐 여러 개발도상국에 보급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알렉스 린(2005년 당시 11세)
▲ 대기를 보호하고, 현재와 미래의 세대들이 살 수 있을만한 기후와 건강한 지구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하는 대신 돈을 우선시하는 등 미국이 건강한 지구를 위해 한 일이 전혀 없다고 판단,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현재 진행 중) 앨릭 로어즈(2011년 당시 11세)

덧붙이는 글 | <세상을 바꾸는 아이들> |안 얀켈리오비치 (글) | 김윤진 (옮긴이) | 얀 아르튀스-베르트랑 (사진) | 파란자전거 | 2013-06-10 | 11000원



세상을 바꾸는 아이들 - 지구를 살리는 45명의 작은 영웅들

얀 아르튀스-베르트랑 사진, 안 얀켈리오비치 글, 김윤진 옮김, 파란자전거(2013)


태그:#굿플래닛 재단, #리우정상회의, #지구의 환경, #지구의 미래, #서번 컬리스 스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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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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