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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21일 오후 3시 과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대강당에서 열린 주파수 할당 방안 공청회에서 이동통신3사가 뜨거운 논쟁을 벌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21일 오후 3시 과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대강당에서 열린 주파수 할당 방안 공청회에서 이동통신3사가 뜨거운 논쟁을 벌이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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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황금 주파수' 확보에 한 발 다가선 가운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시간 벌기에 나섰다. 주파수 할당 시기를 늦추거나 KT '광대역 서비스' 제한 조건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1일 오후 3시 과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대강당에서 주파수 할당 방안 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장은 통신업계를 비롯해 학계, 소비자단체, 연구단체 관계자와 취재진들 200여명이 몰려 일찌감치 만원이었다.

1.8GHz대역 'KT 인접대역(D블록)' 할당 여부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였다. 미래부는 전날(20일) 기존 3개 안을 절충한 4, 5안을 추가로 발표했다. D블록을 할당하는 방안과 할당하지 않는 방안을 복수로 경매에 붙여 입찰가가 높은 방안을 채택하거나(4안), KT 인접대역을 할당하되 3사 모두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방안(5안)이다(관련기사: "광대역이 국민 편익"... 사실상 KT에 '황금주파수').

[쟁점1] SKT-LG유플러스 4·5안 모두 반대... KT는 5안 찬성

두 절충안에 대한 이통사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은 KT의 조기 광대역 서비스가 가능한 D블록 할당 자체를 '특혜'로 규정했고, KT는 5안에 찬성하면서도 미래부가 조건으로 내건 광대역 서비스 시기 제한에는 반대했다.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는 "4, 5안은 KT 인접대역을 모두 포함하고 경매방법과 할당조건 역시 KT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돼 기존 3개 안보다 더 문제가 많다"면서 4, 5안에 모두 반대했다. 특히 5안에 대해서는 "아예 SKT는 광대역 경매 참가가 불가능하고 경제 가치와 재무 능력이 부족한 당사가 참여해 사실상 KT에 인접대역을 할당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문가 그룹 중심으로 객관적인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3개월간 조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상헌 SK텔레콤 상무 역시 "인접대역이 나온 것 자체가 문제"라면서 "주파수가 어느 사업자에게 모든 어려움을 일거에 해소시켜 주는 '산타클로스의 선물보따리'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KT는 D블록을 할당하는 3안과 5안에 찬성했다. 김희수 KT 상무는 "1안, 3안, 4안은 수요가 있는 주파수를 내놓지 않아 전파법을 위반하고 있고 4안은 경쟁사 담합 가능성이 있다"면서 "3안은 기본적으로 찬성하고 5안은 다른 사업자에게 더 기회를 주고 있지만 D블록이 나와 찬성한다"고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 20일 발표한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 방안. 방통위가 지난 2월 발표한 3개 안을 절충한 2개 안을 추가했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 20일 발표한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 방안. 방통위가 지난 2월 발표한 3개 안을 절충한 2개 안을 추가했다.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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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재현 KISDI 전파·네트워크그룹장은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에서는 경매를 통해 연속된 대역 확보를 허용하고 있다"면서도 "해외 주파수 경매는 LTE 제공 전이거나 서비스 초기 단계인 반면 우리나라는 이미 LTE 경쟁이 본격화돼 주파수 할당이 시장경쟁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해외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학계에서도 대체로 주파수 효율적 배분 차원에서 D블록 할당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공정 경쟁 차원에서 KT 광대역 서비스 시기 제한 조건 등을 더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박덕규 목원대 교수는 "특정기업 특혜라고 D블록 할당을 배제하는 건 사업자을 경쟁 통해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명분이 약하다"라고 지적했다.

최용제 외국어대 교수 역시 "4안도 괜찮을 것 같다"면서 "더 매력적으로 만들려면 3사 입장을 들어봐 (KT 광대역) 서비스 개시 시점을 늦추는 등 외부효과를 줄일 수 있는 방안들이 다양하게 모색돼야 한다"고 밝혔다.   

[쟁점2] 광대역 시기-커버리지 제한에 KT "로밍 제공"

미래부는 KT가 D블록을 할당받을 경우 서울과 수도권은 광대역 서비스를 즉시 할 수 있되 광역시는 14년 3월, 전국은 14년 7월 이후로 제한하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김희수 KT 상무는 "지금 경쟁 상황은 동등한 환경인데 공정 경쟁이란 과장된 주장에 근거해 조건을 붙이고 서비스를 못 나가게 하는 부정적인 조건을 붙이는 방식은 찬성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상무는 "서비스 시기 조건은 주파수를 할당받은 사업자가 커버리지를 최소화하는 피해를 막으려는 것이지 늦게 가는 사업자에 맞춰 선도 사업자의 발목을 잡는 조건으로 부과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쟁사가 요청하면 자신들이 구축한 광대역 주파수를 함께 쓸 수 있도록 '로밍'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이상헌 SKT 상무는 오히려 서울과 수도권에 대한 광대역 서비스를 즉각 허용한 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상무는 "KT는 이미 인접대역 확보를 전제로 장비 개발을 거의 완료한 상태지만 SKT나 LGU+는 주파수 대역 자체가 결정되지 않아 할당 시부터 장비 개발을 해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맞섰다.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 역시 "이동통신망 구축은 주파수 할당 후 3년이 걸리는데 3년이면 전체가입자 150%가 단말기를 변경하는 현실에서 KT에게 일방적인 특혜"라며 전국 서비스에 6개월이 소요된다는 KT 주장을 반박했다. 

[쟁점3] 혼합 입찰 방식 채택... '승자의 저주'-'요금 전가' 논란

입찰 방식도 쟁점이다. 미래부는 5안을 제외하고는 경매 초기에는 오름 입찰로 진행하다 50라운드가 지나면 밀봉 입찰로 낙찰자를 정하는 혼합 방식을 제시했다. 오름 입찰은 입찰가를 조금씩 늘려 최고가를 제시한 입찰자에게 낙찰해주는 방식으로 낙찰가가 크게 높아질 수 있고, 자금이 많은 기업이 유리하다. 반면 밀봉 입찰은 경매 신청자 가운데 한번에 최고가를 제시한 입찰자에게 낙찰하는 방식으로, 경매참여자에겐 위험부담이 크다.

지난 2011년 8월 첫 주파수 경매 때도 1.8GHz 대역을 놓고 SK텔레콤과 KT가 동시 오름 방식으로 경쟁을 벌여 SKT가 1조 원에 육박하는 9950억 원에 낙찰받았다.

이번에도 최저경쟁가격으로 2.6GHz대역 40MHz폭은 각각 4788억 원, 1.8GHz대역 35MHz폭이 6738억 원(20MHz폭은 3850억 원, 15MHz폭은 2888억 원)이 제시돼 합계 금액이 2조 원에 육박한다.

소비자단체를 대표한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주파수 할당 가격이 높으면 통신요금에 전가된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이통사 한 해 마케팅비를 생각하면 주파수 할당 비용을 요금에 전가하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최용제 외국어대 교수는 "3G 주파수 낙찰 액수가 큰 나라와 작은 나라 요금을 비교해 봤더니 차이가 없었다"면서 "높은 낙찰가가 요금에 전가되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조규조 미래부 전파정책관은 "주파수 할당 과정에서 이통사 유불리만 부각되고 국민 편익과 국가 경제 발전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면서 "전파 자원의 주인은 국민이지 이통사가 편리한 대로 꺼내 쓸 수 있는 자원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미래부는 이날 논의를 바탕으로 다음주 자문위원회를 거쳐 최종안을 결정한 뒤 6월 말까지 할당 공고를 낼 계획이다. 할당 공고가 나면 7월 중 한 달 간 할당 신청 접수를 받아 8월 중 경매를 실시하게 된다.


태그:#주파수 경매, #KT, #SKT, #황금주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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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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