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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재보강 : 12일 오후 6시 20분]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최근 시험성적서 위조로 드러난 새한TEP 제어케이블 검증 결과에 애초 문제 없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제남 진보정의당 의원은 12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수원이 지난달 말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제출한 '신고리 1, 2호기 새한TEP 기기 검증 문서 점검 결과 보고서' 일부를 공개했다.

김 의원은 "한수원은 이 보고서에서 원안위 입장과 다르게 '케이블의 물리적 손상 등이 검증시험 중 발생하더라도 한 개의 시편이라도 만족한다면 그 케이블은 안전성이 확인된 것'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판단을 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수원은 이 보고서에서 "제어 케이블의 내환경 검증 LOCA(냉각재 상실사고) 시험에서 절연저항값 등 불만족 사항은 케이블의 물리적 손상과 같은 이상이 케이블 검증시험 중 발생하더라도, 한 개의 시편이라도 '구부림/침수 내전압 시험'을 만족한다면 그 케이블은 검증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따라서 케이블 시험은 수용 가능하며 안전성이 확인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제남 진보정의당 의원이 12일 공개한 한수원의 '신고리 1, 2호기 새한TEP 기기 검증 문서 점검 결과 보고서' 일부(위)와 이에 대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답변.
 김제남 진보정의당 의원이 12일 공개한 한수원의 '신고리 1, 2호기 새한TEP 기기 검증 문서 점검 결과 보고서' 일부(위)와 이에 대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답변.
ⓒ 김제남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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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원안위 산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김 의원에게 보낸 답변서에서 "원안위 고시에 따르면 케이블 시험시편은 최소한 열화된 시편 1개와 비열화된 시편 1개를 요구하고 있고 기기 검증을 수행하는 목적에 비추어 볼 때 시험 시편은 모두 허용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면서 "신고리 1, 2호기 안전등급 600V 제어케이블에 대한 내환경 검증 시험은 실패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제남 의원은 "한수원이 기본적으로 원전 안전보다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국민 생명을 위협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명백히 밝혀졌다"며 "자칫 이번 사건이 한수원의 자체 검증만으로 끝났다면 불량 부품이 원전에 대량 설치되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초래할 뻔했다"고 지적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날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한수원보다) 원안위 판단이 좀 더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분야여서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다"면서 "깊이있게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한수원 관계자는 "한 개 시편으로도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다는 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규제 가이드(NUREG CR-6704)를 근거로 판단한 것"이라면서 "지난 5월 22일 한국전력기술과 함께 KINS를 방문해 신고리 1, 2호기 전수조사 결과를 설명하면서 참고자료로 제시했을 뿐 최종 판단은 규제기관 몫"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김제남 의원실 관계자는 "한수원도 해당 보고서에서 새한TEP가 시험 실패 시편 내용을 삭제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그럼에도 새한TEP 케이블 시험이 수용 가능하고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의견까지 덧붙인 건 규제기관 판단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원안위는 지난달 28일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안전등급 제어케이블이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에 설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 가동을 중단했다.

원전 부품 시험검증기관인 새한TEP는 캐나다 RCM사에 의뢰한 시험성적서에서 12개 시편 가운데 3개만 합격했는데도 합격한 시편 2개와 실패한 시편 1개만 결과로 제출했다. 규정에는 모든 시편이 성능 시험에 합격해야 하지만 실패한 시편은 실패 원인을 시험 과정상 문제로 돌려 요건을 만족한 것처럼 보고했다.


태그:#한수원, #원전 비리, #김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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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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