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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골테마공원. 자연적인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살아있다.
 대나무골테마공원. 자연적인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살아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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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한여름을 방불케 한다. 낮엔 뜨거운 햇볕 때문에 돌아다니기가 꺼려질 정도다. 초여름 뙤약볕을 피할 수 있는 곳, 전남 담양으로 간다. 지난 6일이다. 담양에는 그늘을 주는 숲길이 여러 곳 있다. 이른바 명품 숲길 3종 세트다.

담양의 명품 숲길 3종 세트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과 관방제림 숲길 그리고 대숲길을 일컫는다. 여기선 삼림욕과 죽림욕을 즐길 수 있다. 트레킹 코스로도 제격이다. 풍광도 빼어나다.

그 가운데 하나, 대숲으로 먼저 간다. 담양의 대숲을 생각하면 죽녹원이 먼저 떠오르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죽녹원보다 훨씬 먼저 생긴 대밭공원이 있다. 지금은 죽녹원에 가려 아는 사람만 찾는 곳이다. 죽녹원이 조성된 게 10여 년 전인데 반해 이 공원은 40여 년 됐다.

대나무골테마공원의 대숲길. 대밭 사이로 난 길에 댓잎이 그대로 깔려 있다.
 대나무골테마공원의 대숲길. 대밭 사이로 난 길에 댓잎이 그대로 깔려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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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골테마공원의 소나무 숲길. 죽림욕과 함께 송림욕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대나무골테마공원의 소나무 숲길. 죽림욕과 함께 송림욕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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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지지 않은 담양의 보석

대나무골테마공원이다. 이곳은 지금은 고인이 된 신복진씨가 개인적으로 대를 심고 가꿔 온 대밭이다. 고인은 <광주일보><전남매일신문><전남일보> 등에서 사진기자로 일했다. 퇴직 후엔 사진작가로 활동했다. 이 대밭은 죽녹원이 생기기 전부터 공원으로 개방해 왔다.

그러나 담양군에서 대규모 대밭을 사들여 죽녹원을 조성하면서 뒷전으로 밀렸다. 죽녹원보다 외진 곳에 자리했고 행정기관의 재정력과 홍보력을 당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묻혀버리기엔 너무나 아까운 대밭이다.

대나무골테마공원은 겉보기에 죽녹원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죽녹원과 구별이 된다. 죽녹원은 담양군에서 민간의 대밭을 사들여 관광용 공원으로 가꾼 것인데 반해, 대나무골테마공원은 개인이 오랜 기간 대를 심고 공원으로 가꿔온 곳이다. 관급자재가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 그만큼 자연미가 고스란히 살아있다.

대나무골테마공원의 여유. 찾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오붓하게 죽림욕을 즐길 수 있다.
 대나무골테마공원의 여유. 찾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오붓하게 죽림욕을 즐길 수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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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골테마공원의 대숲. 대밭을 배경으로 '전설의고향' 세트가 아직도 남아 있다.
 대나무골테마공원의 대숲. 대밭을 배경으로 '전설의고향' 세트가 아직도 남아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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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들도 죽녹원으로 많이 몰린다. 대나무골테마공원은 상대적으로 북적거리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호젓한 분위기에서 대숲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다. 뿐만 아니다. 대나무골테마공원에는 소나무숲도 있다. 대숲길이 울창한 소나무 숲길로 이어져 송림욕도 즐길 수 있다. 대숲과 솔숲, 다시 대숲으로 이어지는 길도 예쁘다.

일반인들에게는 조금 생소한 대숲이다. 그러나 영화나 광고 촬영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은 진즉부터 다 알고 있다. 오래전 텔레비전 드라마였던 <전설의고향>의 단골 촬영장소였다. 지금도 대밭 사이에 <전설의고향> 세트로 쓰였던 흉가가 그대로 있다. 영화 <여름향기><청풍명월><흑수선>도 여기서 찍었다.

대밭에서 이슬을 먹고 자라는 차나무도 많이 자라고 있다. 연한 찻잎이 지금 많이 올라와 있다. 이것의 잎을 따서 덖으면 죽로차가 된다. 대숲의 청량함이 살아있는 차라고 해서 웰빙차로 통한다. 맛과 영양도 탁월하다.

죽순도 많이 올라오고 있다. 죽순은 지금이 제철이다. 대숲에 가면 죽순이 여기저기서 기지개를 켜는 소리가 들린다. 죽순은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하루에 50∼60㎝씩 자란다. 하루에 1m까지 자란다는 기록도 있다.

대나무골테마공원의 대숲과 장독대. 한 여행객이 대통을 통해 흘러나오는 물을 받고 있다.
 대나무골테마공원의 대숲과 장독대. 한 여행객이 대통을 통해 흘러나오는 물을 받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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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골테마공원의 소나무 숲길. 길가에 바람개비가 세워져 있어 한결 멋스럽다.
 대나무골테마공원의 소나무 숲길. 길가에 바람개비가 세워져 있어 한결 멋스럽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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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도 대나무골테마공원에서 멀지 않다. 거리가 5〜6㎞ 정도 된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은 나무가 하늘로 쭉쭉 뻗어 시원한 곳이다. 이 나무가 도로 양쪽으로 줄지어 서 흡사 숲속의 동굴 같은 느낌을 준다. 그 모습을 보려고 천리 밖에서까지 많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재작년에 숲길의 아스콘 포장을 걷어내고 흙을 깔아서 더 정겨워졌다. 예전에 다니던 자전거도 통제해 맘 놓고 편하게 거닐 수 있는 숲길이다. 여기서 도로 하나 건너면 관방제림 숲길로 이어진다.

대밭과 죽순. 대나무골테마공원의 대밭에서 요즘 죽순이 쑥-쑥- 올라오고 있다.
 대밭과 죽순. 대나무골테마공원의 대밭에서 요즘 죽순이 쑥-쑥- 올라오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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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전국적으로 소문이 자자한 담양의 명품 숲길이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전국적으로 소문이 자자한 담양의 명품 숲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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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방제림은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천변에 제방을 쌓고 나무를 심은 풍치림이다. 담양읍 남산리에서 대전면 강의리까지 장장 6㎞에 이른다. 숲 조성은 조선 중기 인조(1648년) 때 부사를 지낸 성이성이 시작했다. 철종(1854년) 때 부사 황종림이 주민 연인원 3만 명을 동원해 정비했다고 전해진다.

이 제방에 당시 700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지금은 320여 그루가 남아 있다. 관방제림 가운데 담양읍내 구간 1.2㎞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여기에 200년도 넘은 팽나무와 느티나무, 이팝나무, 엄나무, 개서어나무가 울창하다. 길의 풍경도 압권이다. 사철 아름답다.

봄엔 신록으로, 가을이면 낙엽으로 여행객을 불러들이는 숲이다. 겨울에는 적막감 도는 호젓함으로 유혹한다. 지금은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그늘을 선사하고 있다. 이렇게 그늘진 숲길을 따라 천변을 걸어보는 것도 운치있다. 군데군데 벤치와 정자도 있어서 잠시 쉬어갈 수도 있다.

관방제림 숲길. 담양천변을 따라 숲이 우거져 한낮에도 뙤약볕을 피해 걸을 수 있다.
 관방제림 숲길. 담양천변을 따라 숲이 우거져 한낮에도 뙤약볕을 피해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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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녹원의 인공 분수. 여행객들이 대밭과 인공분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죽녹원의 인공 분수. 여행객들이 대밭과 인공분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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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방제림은 또 죽녹원으로 연결된다. 죽녹원도 좋은 대숲이다. 사랑이 변치 않는 길, 운수대통 길 등 색다른 이름의 산책로도 정겹다. 죽녹원 뒤편에서 연결되는 죽향문화체험마을도 가볼 만하다. 송강정, 명옥헌, 식영정, 광풍각 등 담양의 누정을 축소시켜 만들어 놓았다. 여기저기 발품 팔지 않고도 여러 누정의 분위기를 다 느껴볼 수 있다.

담양 대나무골테마공원에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과 관방제림 숲길을 거쳐 죽녹원과 죽향문화체험마을까지. 대숲 길과 솔숲 길, 다시 가로수 길과 제방 길을 거쳐 대숲 사잇길로 이어지는, 우리 땅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명품 숲길의 결정판이다.

죽향문화체험마을. 누정과 어우러진 연못이 멋스럽다.
 죽향문화체험마을. 누정과 어우러진 연못이 멋스럽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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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 대나무골테마공원 찾아가는 길
88고속국도 담양 나들목에서 24번 국도를 타고 순창·남원 방면으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과 금성면 소재지를 거쳐 석현교를 건넌다. 이 석현교를 건너자마자 우회전해서 마을과 산쪽으로 2㎞ 가량 들어가면 된다. 내비게이션에 의지하려면 ‘담양군 금성면 봉서리 산51-1’이나 ‘대나무골테마공원’을 입력하면 된다.



태그:#대나무골테마공원, #관방제림, #메타세쿼이아가로수길, #담양대숲, #죽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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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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