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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창비카페에서 싱크탱크 성격의 정책네트워크 '내일' 출범을 공식 발표했다. 안 의원이 기자회견을 마친후 '내일' 이사장을 맡은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와 인사하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창비카페에서 싱크탱크 성격의 정책네트워크 '내일' 출범을 공식 발표했다. 안 의원이 기자회견을 마친후 '내일' 이사장을 맡은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와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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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유보 혹은 평가절하.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자신의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이하 내일)' 창립을 공식 선언하며 독자세력화에 나선 것에 대한 새누리당의 반응이다. 내용은 다를지라도 내심 '안철수 신당' 출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운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안 의원이 정계개편의 분수령이 될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자신의 싱크탱크를 띄운 점이 주목된다. 안 의원 본인은 "'내일'은 정당창당이라든가, 선거 인재풀과는 관련 없다"고 말했지만, 10월 재보선을 겨냥한 인재 영입을 준비 중인 기존 정당들과 경쟁은 불가피하다.

특히, 안 의원이 '십고초려'해 영입한 최장집 '내일' 이사장은 같은 기자회견에서 "좋은 인적자원을 좋은 정치리더십으로 형성하는데 도움되는 게 내일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내일'을 통해 '안철수의 사람'들을 모으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체도 드러나지 않았는데 뭐하러..."

그러나 당장, 새누리당은 대체적으로 평가를 유보하고 있다. 구체적인 활동 방향, 인적 구성 등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르게 판단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앞서도 새누리당은 안 의원의 행보에 이 같은 입장을 취했다. 서병수 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나, "10월 재보선을 기점으로 한 (안 의원의) 독자세력화는 이미 예상하고 있던 것"이라며 "(성공 가능성은) 안 의원이 얼마나 능력을 발휘하느냐에 달려 있지 않겠나"라고 원론적으로 답하기도 했다.

한 새누리당 중진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실체도 드러나지 않았는데 뭐하러 남의 얘기를 하나"라고 반문했다. 무언가 평가하기에는 드러난 것이 '너무' 없다는 얘기였다. 안 의원이 '내일'을 통해 신당 창당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서도 "지금은 때가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도 "일단 출발은 의미있게 한 것 같다"면서도 "주의 깊게 봐야 할 것 같다"고 신중하게 평했다. 다만, 그는 "최장집 이사장은 진보인사지만 상당히 합리적이시고 보수 쪽에서도 존경을 받는 분"이라며 "무게감 있는 분을 모셨다"고 말했다.

"최장집 영입, 정계재편 아니라 야권재편 뜻 드러낸 것"

안 의원의 '내일' 창립이 정치권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안 의원이 현재의 구도에서 틈새를 벌려 민주당을 접수하려고 하는 건지, 권력구조 등을 바꾸려고 하는 건지 판단이 안 선다"며 "그것까지 봐야 정확히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안 의원이 신당을 창당해 민주당을 접수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실패하게 될 것"이라며 "그건 '새 정치'가 아니라 '새 정치'의 탈을 쓴 권력지향적 방향이다, 이미 과거의 제3정당들이 다 실패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이 진보진영 원로 정치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를 이사장으로 영입한 것에 대해서도 낮게 평했다. 남 의원은 "최 이사장의 패러다임도 '올드'하다고 본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이후, 거기서 더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안 의원 역시 새로운 것을 내놓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도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최 이사장은 그 이름에 비해 현실정치와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지금까지 (자신의 식견을) 현실과 접목하는데 있어서 실패했다"고 낮게 평가했다.

그는 특히, "안 의원이 (원래 야권 쪽 인사인) 최 이사장을 영입하면서 (자신의 뜻이) 정계개편이 아니라 야권재편에 있다는 사인을 보낸 것"이라며 "중도를 포함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야권을 접수하고 싶어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홍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안 의원을 '아이돌'에 비유하며 "인기가 굉장히 높을 수도 있지만 물거품처럼 인기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안 의원이 '내일'의 수평적·개방적 구조를 강조하며 자신의 브랜드인 '새 정치'를 입혔지만 정치의 본질인 문제 해결 능력은 담보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와 한 인터뷰에서 "정치는 네트워크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삶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간절한 필요들을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에서 비롯된다"며 "국민의 요청과 필요들을 채울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네트워크를 통해 정치적 파장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태그:#안철수, #최장집, #새누리당, #홍문종, #남경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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