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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4주기인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분향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4주기인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분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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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4주기인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4주기인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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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4주기인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와 아들 건호씨,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 문재인 의원, 김한길 대표 등 주요 참석자들이 묘역에 헌화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4주기인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와 아들 건호씨,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 문재인 의원, 김한길 대표 등 주요 참석자들이 묘역에 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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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4주기인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조준호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김선동 통합진보당 원내부대표,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4주기인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조준호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김선동 통합진보당 원내부대표,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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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23일 오후 10시 3분 ]

"에휴, 주인은 없고 동네만 발전하니... 어딘가 한 군데 빠진 느낌이에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4주기 추도식이 열린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경북 포항에서 온 이승열(40대·경북 포항시 장성동)씨는 23일 오후 기자를 만나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노무현재단에서 마련한 전세버스를 타고 다른 30여 명 지역 사람들과 함께 봉하마을에 온 그는 해마다 이맘 때면 빠짐없이 온다고 했다. 그는 "벌써 4주기라니, 서거 당시까지 포함하면 5년이네요, 5년"이라며 다시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홍기웅(31)·윤혜림(29)씨 부부는 경기도 의왕시에서 밤 11시에 출발해 이날(23일) 새벽 4시께 봉하마을에 도착했다. 이들은 지난 일요일 서울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추모문화제에는 갔지만 봉하마을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편 홍씨는 "노 전 대통령이 살아계실 때 정치에는 관심 있었지만 그 분(노 전 대통령) 생각의 깊이나 철학에는 정말 무지했다"며 "힘이 못 되어드려 되게 미안한 마음으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 곁에 안겨있는 14개월 된 아들 '아민이'를 바라보고는 "한없이 낮은 자세로 임했던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우리 아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며 말했다.

3년 만에 추도식 참석한 새누리... 최경환 "국민통합과 화합 도움 됐으면 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의 염은 여야가 따로 없었다.

이날 추도식에는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봉하재단 이사장과 아들 노건호씨 등 유가족,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문재인·문성근·한명숙·이해찬 등 재단 이사진, 김한길 민주당 대표, 조준호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등 야당 지도부와 박원순 서울시장·송영길 인천시장 등 야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도 참석했다. 정부여당 인사가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한 것은 3년 만의 일이다.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가득 메운 5000여 명의 추모객들이 가장 반긴 이는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었다. 문 의원이 행사 시간 한 시간여 전 검은 상복을 입고 등장하자 시민들은 "잘 지내셨습니까", "얼굴 좋아지셨다"며 반갑게 그를 맞이했다. 환호와 박수도 터졌다.

기자들을 만난 문 의원은 "벌써 4주기가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보통사람의 소박한 행복을 지킬 수 있는 국가를 만드는 것이 노무현 정신"이라며 "노 전 대통령이 말했던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라는 국가의 기본적인 덕목조차 진전이 없는 상태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이어, "정치를 멈췄던 적도 없고 따라서 재개하고 그렇게 말하는 것도 맞지 않다"며 "지난 대선에서 국민들로부터 넘치는 사랑을 받은 바 있으니 다음 대선 때 정권교체에 도움되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4년이나 지났지만 전국적인 추모 열기가 있다, 노무현 정신이 남아있고 (국민들이) 아직 그리워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주의는 공기나 물과 같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약해진다는 걸 최근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사건 등) 이번 일들로 다시 한번 민주주의를 지켜야겠다는 시민들의 의식이 강해지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국민참여 확대, 특권의식 철폐, 정치개혁 등 노 전 대통령의 가치를 되돌아본다"며 "추도식 행사에 여당이 참여함으로써 국민통합과 화합에 조금이라도 도움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왔다"고 말했다.

"따르던 이들이 하나되지 못하고 방황만 한다"

추도식은 국민의례와 함께 애국가 1절, 그리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참여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고영구 변호사가 추도사를 낭독했다. 그는 "해마다 이날이 오면 슬프지 않은 때가 없었지만 올해는 유난히 슬프다"며 "안팎으로 나라가 처한 상황이 심각한 국면임에도 그것을 해쳐나갈 지혜와 용기를 가진 지도자가 없다, 노 전 대통령님 빈 자리가 어느 때보다도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고 변호사는 "대통령님은 이길 수 없는 싸움에서 기적같이 승리를 이끌어냈지만 우리는 질려야 질 수 없는 싸움에서 참담하게 패배했다"며 "돌아가신 분을 단 한번도 영광케 하지 못하고 오히려 무능함으로 욕되게 했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님을 따르던 사람들이 하나되지 못하고 방황만 하고 있다"며 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로 갈린 민주당의 분열을 꼬집었다.

추도사가 끝나자 사회를 보던 명계남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은 "많이들 공감하면서 들으셨을 것 같다"며 "모두의 희망과 미래를 얘기하는 추도식이 되자고 하는데도 울컥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추모영상을 통해 등장한 노 전 대통령은 "한발 한발 역사가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이 역사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 쉽게 완성되지 않을 것이다"며 "완성을 볼 때까지 우리는 가는 거다,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또 가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적어도 그렇게 하면 한발 한발 역사가 앞으로 나아가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 대표로 단상에 오른 건호씨도 "고인께서는 역사의 진보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긴 호흡으로 세상을 보는 역사의 눈을 가져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며 "어렵고 답답한 시기라고 느끼는 분이 많겠지만 4주기를 맞아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추도식은 노 전 대통령의 목소리가 녹음된 '상록수'를 함께 부르는 것으로 끝났다.

면박 받았던 김한길 "'을을 위한 민주당',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과 같다"

한편, 취재진의 관심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신당'에 쏠렸다. '비노'로 분류되는 김 대표는 지난 19일 노 전 대통령 서거 4주기 추모문화제에서 일부 참석자들로부터 면박을 받았다. 추도사에서 "대통령님을 따르던 사람들이 하나되지 못하고 방황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까닭이기도 하다.

또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지난 22일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을 띄우며 독자세력화의 첫 발을 딛었다. 사실상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신당 창당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왔다. 야권이 안팎으로 '분열'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친노 불화설'에 대해 "누가 그런 소리를 하냐"며 '허허'하고 웃어넘겼다. 그는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노무현 대통령은 '을을 위한 대통령'이셨다, 요즘 민주당이 '을을 위한 정당'을 외치는 것이 바로 노 전 대통령의 '사람사는 세상'과 맥을 같이 한다"며 당내 계파 갈등 의혹을 일축했다. 또 "대표가 되고 나서, 대표가 되기 전에도 '친노'라는 용어 자체를 안 썼다"며 "당이 하나로 통합되는 중이냐고 물었다면 잘 통합돼 가는 과정에 있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세력과의 연대 해법을 묻는 질문에는 "안철수 세력은 아직 세력화 과정 속에 있다"며 "경쟁할 땐 하고 동지적 관계를 확인했을 땐 동지로 가겠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앞서 문재인 의원은 같은 질문에 "안 의원이 신당을 만드는 것이 꼭 나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민주당이 새누리당과 독과점 구조 속에서 안주한 측면이 있었는데 시민참여의 외연이 넓어지고 정당 독과점 구조도 혁신할 수 있다면 좋은 일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송영길 인천시장은 '안철수 신당'에 대해 쓴소리를 냈다. 그는 "아무리 새 정치를 한다고 해도 야권 분열과 집권 가능성을 약화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는 새로운 정치의 희망을 꺾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4주기인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분향하기 위해 문재인 이해찬 한명숙 의원, 문성근 전 고문 앞을 지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4주기인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분향하기 위해 문재인 이해찬 한명숙 의원, 문성근 전 고문 앞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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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4주기인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와 아들 건호씨, 민주당 김한길 대표, 문재인 이해찬 한명숙 의원 등 주요 참석자들이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4주기인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와 아들 건호씨, 민주당 김한길 대표, 문재인 이해찬 한명숙 의원 등 주요 참석자들이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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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노무현, #문재인, #박원순, #봉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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