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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각) 미국을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수행중이던 윤창중 대변인을 전격 경질했다. 이남기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 방미 수행기간 중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됨으로써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고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5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수석대변인이로 임명되어 새누리당사 기자실을 방문한 윤창중 전 대변인.
 9일(현지시각) 미국을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수행중이던 윤창중 대변인을 전격 경질했다. 이남기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 방미 수행기간 중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됨으로써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고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5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수석대변인이로 임명되어 새누리당사 기자실을 방문한 윤창중 전 대변인.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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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성추행 의혹'에 휩싸이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 성범죄 관련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성범죄와 관련해 "사형까지 포함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10일 오전 청와대가 윤 대변인을 전격 경질한 가운데, 향후 윤 대변인의 성범죄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박 대통령이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11월 20일 서울 상암동 CGV에서 열린 영화 <돈 크라이 마미> VIP 시사회에 참석했다. 이 영화는 성폭력을 당한 딸이 자살하자 어머니가 복수에 나서는 내용이다.

박 대통령은 "우리 사회에 끔찍한 성폭력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며 "영화를 계기로 우리 사회가 (성범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합심해 풀어갔으면 하는 마음에서 (영화를 보러) 오게 됐다"고 참석 이유를 밝혔다.

윤창중은 박근혜정부 '4대악' 선봉장?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성범죄 엄벌론'에 힘을 실었다. 성폭력 범죄와 관련해 "(피해자의) 인생을 망치고 그 가족들에게 말할 수 없는 엄청난 피해와 고통을 준다"며 "(성범죄자를) 사형까지 포함해 아주 강력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최소 20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역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성폭력 근절에 앞장 서왔다고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2005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당대표 시절 성범죄자에게 전자발찌를 도입하자는 제안을 했었지만 당시 성범죄자 인권 보호라는 이유로 반대가 많았다"며 "여성과 아동들에 대한 끔찍한 범죄를 철저하게 예방하고 처벌해야 한다는 뜻에서 전자발찌법을 통과시켰다"고 설명했다.

당선 이후에도 박 대통령은 학교폭력, 가정파괴범, 불량식품과 함께 성폭력을 4대악으로 규정하며 임기 내 반드시 척결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5일 법무부·안전행정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4대악만큼은 확실하게 뿌리를 뽑아서 국민들의 안전한 삶을 지켜드려야 할 것"이라며 "성폭력 같은 강력범죄가 발생했을 때 2차 피해를 방지하고 피해자를 최대한 보호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행보는 성범죄에 대한 박 대통령의 단호한 입장이 잘 나타나는 대목이다. 이 가운데 자신의 '입'이자 최측근인 대변인이 동맹국인 미국 방문 중 성범죄 의혹에 휩싸였다. 윤 대변인이 박 대통령 뒷통수를 친 셈이다.

게다가 윤 대변인은 야당과 시민사회의 격한 반발도 무릅쓰고 박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인물이다. 아직은 의혹 수준이라 할지라도 이번 사건이 박 대통령의 향후 국정 운영에도 상당한 부담을 줄 가능성은 높다.

청와대는 사건이 미국 워싱턴DC 경찰국에 신고된 지 하루 만에 윤 대변인을 경질했다. 그러나 신속한 처벌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쉽게 잠잠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강도 높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이날 오전부터 윤 대변인의 성범죄 의혹 사건에 분노한 네티즌들이 항의글을 계속 올리고 있다.

조갑제·변희재, 과거 윤창중 임명에 "의병" "국가정상화 신호탄" 두둔

윤 대변인을 지지했던 보수 논객들도 덩달아 비난 대상이 되고 있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등의 보수논객들은 지난해 말 당선인 신분이던 박 대통령이 윤 대변인을 인수위 수석대변인으로 임명한 것을 두고 거센 반발이 일자 이에 반발하는 칼럼을 쓴 바 있다.

조갑제 대표는 지난해 12월 25일 "윤창중 등용은 국가정상화 신호탄"이라며 "종북·좌파 연합세력이 윤창중 등용을 막는 것은 다른 이유다, 그가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과 이념적 정체성을 열심으로 지켜온 탓"이라고 주장했다. 변희재 대표도 다음 날 "(윤창중 같은) 의병의 노력으로 간신히 대한민국을 지켰다"는 내용의 칼럼을 <뉴데일리>에 게재했다.

이에 트위터에는 "조갑제·변희재는 '성추문' 윤창중 보호자인가" "지금은 윤 대변인의 행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밝혀라"는 등의 비난 글이 올라오고 있다.


태그:#윤창중,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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