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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淸明) 절기에는 하늘이 점차 맑아진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청명(淸明) 절기에는 하늘이 점차 맑아진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 온케이웨더 정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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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5일·금)은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뜻을 지닌 절기, 청명(淸明)이다. 청명은 춘분(春分)과 곡우(穀雨) 사이에 들며 대개 양력으로는 4월 5~6일경이다. 설날·단오·추석과 함께 4대 명절 중 하나인 한식(寒食)의 하루 전날이거나 같은 날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거 조상들은 이날부터 날이 풀리기 시작하고 화창해지기 때문에 '청명'이라고 이름 붙였다. 때문에 농가는 이 무렵부터 바쁜 농사철에 들어간다.

청명이란 말 그대로 날씨가 좋은 날이고, 날씨가 좋아야 봄에 막 시작하는 농사일이나 고기잡이 같은 생업 활동을 하기에도 수월하다. 곳에 따라서는 손 없는 날이라고 해 특별히 택일을 하지 않고도 이날 산소를 돌보거나, 묏자리 고치기, 집수리 같은 일 등 겨우내 미뤄두었던 일들을 했다.

청명과 관련된 속담으로는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가 있다. 청명에는 부지깽이와 같이 생명력이 다한 나무를 꽂아도 다시 살아난다는 뜻으로 청명에 심으면 무엇이든 잘 자란다는 말이다.

청명 무렵엔 논밭의 흙을 고르는 가래질을 시작한다. 청명은 농사력의 기준이 되는 24절기의 하나로 특히 날씨와 관련된 속신이 많다. 청명이나 한식에 날씨가 좋으면 그해 농사가 잘 되고 좋지 않으면 농사가 잘 되지 않는다고 점쳤다. 바닷가에서는 청명과 한식에 날씨가 좋으면 어종이 많아져서 어획량이 증가한다고 해 날씨가 좋기를 기원했다. 만약 이날 바람이 불면 좋지 않다고 여겼다. 이에 비해 경남 사천에서는 청명 날 날씨가 좀 어두워야 그해 농작물에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너무 맑으면 농사가 시원치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어떤 지역에서는 청명에 나무를 심기도 하는데 특히 '내 나무'라 해 아이가 혼인할 때 농을 만들어줄 재목감으로 나무를 심었다. 또 성묘를 가기도 한다. 제주도에서는 청명이나 한식은 지상에 있는 신들이 하늘로 올라간 날이라 여겨 특별히 택일을 하지 않고도 산소를 돌보거나 이장(移葬)을 해도 좋다고 믿었다.

한식(寒食)날에는 성묘하는 풍습이 있다.
 한식(寒食)날에는 성묘하는 풍습이 있다.
ⓒ 온케이웨더 정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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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청명·한식·식목일 모두 같은 날

올해는 청명과 한식이 같은 날이다. 식목일(4월 5일)과도 겹쳤다. 한식은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지을 수 없어 찬밥을 먹는다는 옛 습관에서 나왔다. 다른 이름으로는 고초일(苦草日)·금연일(禁煙日)·숙식(熟食)·냉절(冷節) 등이 있다.

한식에는 성묘를 하는 풍습이 있으며 농가에서는 이날을 기해 밭에 파종을 했다. 고려·조선시대에는 중요한 명절로 여겨졌지만 오늘날에는 그 의미가 많이 퇴색돼 특별한 행사 없이 지내는 경우가 많다. 특히 불의 사용을 금지하거나 찬 음식을 먹는 풍속은 현재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또한 손 없는 날 또는 귀신이 꼼짝 않는 날로 여겨 산소에 손을 대도 탈이 없는 날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산소에 개사초(改莎草·잔디를 새로 입힘)를 하거나 비석 또는 상석을 세우거나 이장을 했다. 이렇듯 한식에 성묘와 산소 돌보기를 하는 풍속이 유지되는 것은 대개 청명과 한식이 비슷한 날인데다 한식이 식목일과도 겹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렇듯 청명과 한식이 흔히 같은 날이 되는 경우가 많아 오늘날 민간에서도 뚜렷한 구분 없이 전해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라는 속담도 있다. 한식과 청명은 보통 하루 사이이므로 별 차이가 없음을 일컫는 말이 됐다.

한편 한식은 농사를 준비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그래서 소의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소를 부려보기도 한다. 또 한식 무렵이면 볍씨를 담근다. 그러나 씨를 뿌리면 말라죽거나 새가 파먹는 고초일(苦草日)이라 해 씨를 뿌리지는 않았다. 또 강원도 지역에서는 과일나무의 벌어진 가지 사이로 돌을 끼워 넣는 과일나무 장가보내기를 하는데, 열매를 잘 열리게 하기 위해서다.

한식 날씨를 살펴 그 해의 좋고 나쁨이나 풍흉을 점치기도 했다. 곧 한식에 날씨가 좋고 바람이 잔잔하면 시절이 좋거나 풍년이 든다고 믿었으며, 어촌에서는 고기가 많이 잡힌다고 여겼다. 그러나 폭풍이 불고 큰비가 내리면 그 반대로 봤다. 뿐만 아니라 한식날 새벽에 천둥이 치면 서리가 일찍 오고 저녁에 천둥이 치면 늦게 온다고 믿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정연화(lotusflower@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태그:#식목일, #한식, #청명, #성묘,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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